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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바꾸는 글쓰기 공작소 - 한두 줄만 쓰다 지친 당신을 위한 필살기 이만교의 글쓰기 공작소
이만교 지음 / 그린비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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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성적으로 음악적 재질을 타고난 사람은 매우 드물듯이, 언어적 재능 또한 마찬가지다. 따라서 만약, 당신이 독서나 글쓰기 같은 언어 훈련을 특별히 경험한 적이 없다면, 당신은 언치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당신이 비록 얼마간의 독서나 학창시절의 문예반 활동을 통해 약간의 글을 끄적거려 본 경험이 있다 해도 당신의 언어 연주력은 아마도 고작 내 음악 실력에 비견될 만큼, 엉터리 수준일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수나 성악가들처럼 노래를 부를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겠지만, 저자가 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자신이 말을 제대로 다룰 줄 모르는 언치라는 사실을 쉽게 인정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저자의 글을 읽으며 나 자신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적어도 언치라고 할 정도는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저자가 많은 초보자들이 능숙하게 언어를 다루는 관록있는 작가들처럼 글을 써 낼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굳이 지적하지 않았더라도, 저자가 말하는 글쓰기에 대한 내용들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정말로 스스로가 언치라는, 언어의 미묘한 차이와 감성, 의미의 다양함과 내포된 다의성 등에 얼마나 무디어진 상태인지를 절감하게 됩니다. 아마도, 진정한 글쓰기는 바로 거기서, 즉 스스로가 언어를 제대로 다룰지도 모르는 언치라는 사실에 대한 자각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자라면서 한때, 문득 만난 소설의 한 장면이나 시의 한 구절, 책속의 몇몇 주장에 마음과 영혼을 빼앗겨보지 않은 사람이 많지 않을 것입니다. 거기서 더 나아간 이들이라면 스스로 멋진 글을 써내는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기도 하였을 것입니다. 문득 책을 읽으며 글쓰기에 대한 방식이나 기교가 서투를지라도 마음 하나만은 멋진 작가가 되기에 충분할 때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 지점입니다. 바로 저자가 말하는 '어떤 문제나 사건에 대해서 남다르게 고민하고 자신의 시점을 만들어 낼'만한 열정을 지닌 시기였을테니 말입니다. 스스로에게 정직해지고, 자신이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를 아무 사심없이 써내고자 하는 정신만은 살아있는 그런 시기였을테구요..... 이 책은 글쓰기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표현한다면 글쓰기라는 작업의 기교에 대한 언급이 아니라 글쓰기라는 작업자체의 의미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고 해야겠습니다. 즉 기교로서의 글쓰기가 아니라 자신의 삶에 대한 자세 또는 방식으로서의 글쓰기, 미사여구로 도배된 그럴듯한 글쓰기가 아니라 진솔한 감정과 자신만의 삶의 관점이 살아있는 글쓰기, 남의 언어와 표현방식을 빌어다 쓴 겉멋을 낸 글쓰기가 아니라 자신만의 숨결과 리듬이 담긴 창의적인 글쓰기에 대한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 삶의 태도를 배우는 것, 그러한 삶을 먼저 실천하고자 하는 것이 저자가 말하는 글쓰기의 더 근본적인 의미이자 가치입니다. 글쓰기라는 것이 신춘문예에 작품을 보내고, 문학지나 출판사에 작품을 보내 출간되는 것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가 말하는 글쓰기는 나와 삶을 가꾸고 더 풍성하고 한편으로는 더 강하게 만들어 주는 그러한 과정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글을 통해 자신의 느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을 글쓰기라고 정의한 저자는 그러한 글쓰기에 이르기 위한 여러가지 과정을 이 책을 통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글의 대부분은 글쓰기의 기교에 대한 것이 아니라 삶으로서의 글쓰기에 대한 보다 근원적인 이야기들입니다. 하지만 근원적인 문제에 대한 이야기라는 의미가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어찌보면 진정한 글쓰기에 이르는 가장 빠른 지름길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으니까요...... 개인적으로는 4장 언치와 언어적 감수성, 7장 주인공 및 화자 되기, 8장 다수언어와 창작언어에 대한 부분이 나 자신의 글쓰기에 대한 태도와 자세, 습관 등에 대한 신선하고 따끔한 지적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사소한 글 하나를 쓰더라도 어떤 자세로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를 조금이나마 배우게 된 것 같습니다...... 또한 저자는 자신은 글쓰기에 대해서 가르치기도 하지만, 정작은 글쓰기에 대해서 정말로 모르는 것 같다고 겸손해하지만, 그 겸손 속에서 무르익은 글쓰기에 대한 통찰력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고 기쁘게 말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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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 글쓰기란 무엇인지에 대한 통찰력이 담겨있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좋은 글을 쓰고 싶은 모든 사람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인간이 취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첫번째 행동은 아마 꿈을 꾸는 것이리라. 가장 빠른 첫번째 변화는 마음의 실질적 상태를 바꾸는 것이리라. 그리고 가장 빠른 첫걸음은 이제 읽고 쓰고 생각하는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리라 -에필로그 p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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