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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한 만찬 - 음식, 영양, 비만에 관한 과학적 진실
피에르 베일 지음, 양영란 옮김 / 궁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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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까지도 세계 곳곳에서 기아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어느 정도 발전을  이룩한 사회에서는 이데 영양결핍으로 인한 사망이나 질병보다는 분명 과도한 영양섭취에 의한 것으로 여겨지는 비만과 각종 성인병들로 인한 문제가 더 심각한 시대가 되었다는 것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이제는 먹는 것 자체보다는 더 나은 음식 -유기농이니 저농약이니 무농약 등의 딱지를 붙인 농산물이나 영양학적인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종류-을 먹는 것이 더 문제가 되는 세상이기도 합니다. 아마도 그 차이는 가깝게는, 단촐하기 했지만, 텃밭에서 따온 상추와 고추, 샘에서 떠온 시원한 냉수, 그리고 집에서 직접 만든 된장과 추수해서 거둔 쌀과 보리로 만든 밥을 먹을 수 있었던 우리의 부모님 세대의 식탁과 누군가가 대량으로 생산해 내거나 가공해 낸 음식이나 식재료를 사용하여 채우는 우리의 식탁 만큼의  차이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영양이 넘치고, 의학이 넘치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몸무게와 허리 둘레의 증가를 단순히 영양이 넘친다는, 너무 음식을 많이 먹고, 운동은 너무 적게 한다는 사실로만 설명할 수 있는 것인지..... 이 책은 바로 이 문제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찰하고 있습니다. 1998년 세계 보건기구가 비만을 전염병으로 규정했는데, 그 의미는 무엇인지 상식적으로는 선뜻 이해가 되지 않지만, 분명 이 책을 읽다보면 그리 불릴 수 있는 이유를 알게 됩니다. 물론 기본적으로는 "모든 음식을 적당히 먹고, 저마다 식사는 자신의 필요에 맞게 먹어야 하며, 군것질은 하지 않으며, 운동을 많이 해야 한다"는 사실이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비만을 전염병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가 되지는 못할 것입니다. 

 진화론의 관점에서 보면 현대의 인간은 비록 삶의 모양이나 환경이 원시적인 인간과는 매우 다를지라도, 유전학적으로 그리고 생물학적으로는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 책은 현대인의 비만과 각종 성인병 -문명병 또는 현대병- 에 대한 뿌리의 시작을 바로 처음의 인간, 즉 원시인류의 수렵과 채집 생활에서부터 더듬어오기 시작합니다. 원시 환경에서 생존을 위해 발달시켰고 보존해 왔던 각종 신체적, 유전학적인 기제들이 삶의 모양과 형식이 바뀐 현대에는 고스란히 부작용을 낳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인데, 즉 현대병은 우리 인류의 조상들에서 기인한 오래된 신진대사방식-음식을 먹기위해 죽어라 사냥하고 채집하고, 추운 겨울을 위해 지방으로 저장하는 방법을 발전시킨 것 등-과 우리 현대인이 만든 새로운 생산방식 -예를 들면 대규모 경작이나 사료를 사용하는 목축업 등 -과 섭생방식의 괴리에서 발생한 것이라는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자연 그대로가 아닌 자연을 이용한 대량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영양학적인 불균형..... 이것을 현대인의 비만과 각종 성인병을 비롯한 현대 문명병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으며, 그러한 불균형의 중심에는 오메가6 지방산의 과다와 오메가3 지방산의 결핍이 있다는 것과 비만 및 이와 관련된 현대병을 해결하려면 바로 이러한 불균형을 교정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러한 교정은 사람이 먹는 음식을 생산하는 단계, 즉 각종 농작물의 경작이나 가축의 사육과정에서 먹이는 사료 등에 대한 적절한 균형의 회복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과거 인체의 오메가6 와 오메가3 의 자연적인 비율이 5:1 정도였는데, 현대에 이르러서는 10:1~20:1 이상이 되었고, 그에 따라 현대에 이를수록 섭취하는 열량이 줄어가는데도, 여러 국가에서 비만이나 각종 성인병이 무섭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오메가6 는 지방의 저장 및 축적을, 오메가3 는 지방의 축적을 억제하고 이용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저자에 의하면 현대에 이르러 오메가6 의 비중이 갑자기 증가한 것은 바로 각종 식품의 생산과정에서의 균형파괴로 인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즉 돼지나 닭, 소 등을 키울 때 쓰이는 사료로 쓰이는 대량생산된 옥수수나 콩은 오메가6 가 매우 풍부하지만 오메가3 는 미미한데, 그러한 불균형이 먹이사슬을 타고 그대로 인간에게까지 전이되고, 그 결과가 현대인의 비만과 성인병으로 귀결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해결책도 자연스럽게 제시될 수 있겠지요..... 

 그래서 저자는 각장의 부제를 '네가 무얼 먹었는지 말해주면, 나는 네가 누구인지 말해줄게', '네가 무얼 먹었는지 말해주면, 어째서 네 몸이 변하는지 말해줄게', '네가 제대로 실천하겠다고 약속하면, 나는 네게 그 해결법을 전수할게' 라고 자신있게 달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즉 자연생태를 무시한 인위적인 개입이 겉으로는 풍요를 불러온 듯 하지만, 비만 등의 문제를 불러왔듯이 그러한 인위적인 개입을 교정하여 자연적인 생태계 상태에 최대한 가까운 방식의 축산이나 경작이 결국은 그러한 문제을 해결하기 위한 방책이 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하겠습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현대인의 비만과 각종 현대병이 지금까지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아왔던 단순한 과도한 영양 섭취나 운동 부족만으로는 대답할 수 없고, 또한 가장 중요한 요점이 아니라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지적하는 것이 오메가6 지방산과 오메가3 지방산의 불균형인데, 한가지 유의할 것은 부족하다고 지적된 오메가3 가 비만의 해결을 위한 도깨비 방망이는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어디까지나 두가지 지방산의 균형이 중요한 것이고, 오메가3 가 강조되는 것은 지금의 현실이 오메가3 의 결핍상황이기 때문이라는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또 한가지 흥미로운 이야기가 바이오 연료에 대한 지적에 나오는데, 바이오 연료가 재활용될 수 있고, 대기를 거의 오염시키지 않는 것까지는 좋은데, 씨앗에서 기름을 짜고 남은 깻묵이 소의 사료로 이용되는 과정에서 소는 이러한 깻묵을 먹고서는 찌꺼기를 먹이는 인간에게 앙갚음이라도 하려는 듯 메탄가스와 포화지방산, 트랜스 지방을 만들어내어 공기를 오염시키고, 몸에 해로운 지방산을 담은 각종 가공식품들을 생산해 결국 그 부메랑은 인간에게 돌아올 것이라는 지적을 하고 있는데, 곧 자연의 생태계를 존중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공기오염을 줄이고 인간의 건강을 챙긴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진지하게 생각하게 하는 부분입니다..... 앞으로 연구가 더 진행된다면 이 책에서 말하는 여러가지 사실중 몇몇 또는 많은 부분이 오류로 지적될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현재까지는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였거나 적극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던 건강과 비만, 그리고 현대의 여러 질병에 대한 진실을 성의껏 알려준 책이라는 생각입니다. 또 한가지..... 저자의 말에 의하면 유기농 농산물이 환경오염이라는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을지 모르지만 영양학적인 면에서는 별의미가 없다네요.... 달걀의 경우 예를 들면 옛날 시골에서 키우듯이 먹이를 가려서 준것이 아닌 가축사료를 먹여서 키운 것이라면 방사란이라도 영양학적인 면에서는 빛좋은 개살구일뿐이라고 생각해도 될 거 같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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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  건강과 비만, 그리고 현대 여러 질병에 대한 진실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아직 일반인들이 알지 못하는 부분을 흥미로운 방식으로 알려주고 있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아이와 가족들의 먹거리로 고민하는 모든 어머니들, 아무리 다이어트를 해도 매번 실패의 쓴 맛을 보고 있을 건강한 이들, 여러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현대병 환자들, 콜레스테롤만 열심히 쳐다보며 수치를 떨어뜨리기 위해 열심인 의료인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 신체의 조화는 먹이사슬의 조화로 얻어진다....(p229)   ...가축의 섭생을 개선하여 인간의  영양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p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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