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좋은 어린이 책 <도시 땅속이 궁금해>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이미경(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 소장)

 

아이들 눈높이에서 호기심을 해결할 수 있는 그림책!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씻고 마셔야 하는 물, 집을 따뜻하게 해 주는 가스와 난방 시설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또한 몸을 편히 쉴 수 있고, 일할 수 있는 공간도 필요하지요. 그래서 사람들은 건물을 짓습니다. 지금도 우리가 발을 딛고 살아가는 땅 위에는 화려한 디자인에, 금방이라도 하늘을 찌를 듯한 높은 빌딩들이 가득합니다.


사람들의 생활에 도움을 주는 이러한 수로, 도로, 시설 등 모든 것을 ‘인프라’라고 합니다. 도시 사람들에게는 이런 것들이 너무나 자연스럽고 익숙해서 이런 생활이 어떻게 가능한지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그러다 간혹 수도관에 문제가 생겨 물이 나오지 않아 불편함을 겪거나 여기저기 땅이 파지고 새로운 건물들이 하늘을 향해 쭉쭉 올라가는 것을 보면 한 번쯤 ‘이런 게 어떻게 가능할까’ 하며 궁금해 합니다.


이 모든 것에 대한 답은 바로 '땅속'에 있습니다. 《도시 땅속이 궁금해》는 우리가 잘 몰랐던 땅속 풍경을 세밀하게 보여 주는 그림책으로, 눈에 보이지 않지만 지금도 땅속에서 우리들의 생활을 가능하게, 편하게 해주는 것들을 알려 주는 고마운 책입니다.


땅속에 묻혀 있는 상하수도관과 가스관, 케이블……. 이런 것들이 어떻게 놓여 있고 어디에서 시작하는지 한눈에 보여주어 우리가 어떻게 전기와 물을 공급받는지 생생하게 알려 주지요.

또한 아찔하게 솟아 있는 높은 건물을 안전하게 떠받치기 위해 사람들이 어떤 방법을 사용했는지 알 수 있고, 땅 위 공간을 더 활용하기 위해 만든 지하철과 땅속 터널을 살펴보면 사람들이 도시를 만들고 발전시킨 역사 또한 보일 것입니다.


아이들은 땅 위 못지않게 바삐 움직이는 도시 땅속을 보며 자신이 사용하는 물과 불, 자신이 생활하는 집과 건물이 그냥 뚝딱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생활을 편하게, 지속 가능하도록 해 주는 것들에 대한 지식과 정보는 물론, 일상생활의 소중함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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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좋은 어린이 책 <난 시간 많은 어른이 될 거야!>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박소희 ([사]어린이와 작은도서관협회 이사장)

 

엄마의 시간과 나의 시간이 같아질 순 없을까?

『난 시간 많은 어른이 될 거야!』는 12,000개의 단어로 이루어진 동화입니다. 여덟 살 안톤의 시간에 대한 질문과 고민이 담겨 있지요. 안톤은 아는 게 참 많아요. 시계를 볼 줄 모르지만 “대충 씻으려면 트림 두 번 할 때 걸리는 시간만큼만 시간이 있으면 돼.”, “심장이 일곱 법 뛸 때까지 엄마의 대답을 기다렸어.”처럼 자기가 느끼는 만큼 시간을 표현할 수 있고, 비밀 질문 수첩에 글자가 아닌 그림으로 묻고 싶은 것을 적는 재주가 있지요. 그런데 안톤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안톤의 엄마는 모르는 것이 많은가 봐요. 손은 닦았는지, 옷은 갈아입었는지, 화장실은 갔다 왔는지, 끊임없이 안톤에게 물어보거든요. 이렇게 질문을 쏟아내면서 엄마는 두 가지 이상의 일을 동시에 합니다. 그러면서 “어머나 세상에, 시간이 대체 어디로 갔지?”라고 늘 말하죠. 안톤은 이런 엄마가 참 이상하다고 느낍니다. 그리고 오랜 고민 끝에 시간이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되죠. 엄마는 늘 시간이 없고, 안톤은 늘 시간이 많았기 때문이었어요. 안톤의 할아버지는 ‘왜 아이들은 시간이 많고 어른들은 없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참을성을 가져야 한다고 말해 줍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시간이 없을수록 참을성이 없다고 하죠. 아직 안톤은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다 이해하지는 못해요. 여덟 번째 생일날 받은 두 개의 시계를 통해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이해하게 될까요?

작가 마이케 하버슈톡은 안톤 또래 아이들이 이 책을 5일 동안 조금씩 나누어 읽기를 권합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자꾸 읽게 되요. 사랑스러운 안톤과 그의 친구들이 참을성을 가지고 자기 시간을 갖기를 희망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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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좋은 어린이 책 <한계령을 위한 연가>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박보람(노란상상 편집장)

 

바우솔에서 출간한 그림책 <한계령을 위한 연가>는 시 속의 목소리를 이미지화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독자들을 한계령 한 가운데로 데려다 놓는다. 시퍼렇게 시린 겨울의 이미지, 눈 속에 파묻힌 발아래에서 느껴지는 날카로운 통각, 사방이 눈뿐인 하얀 산 속에서 말없이 마주보고 있는 두 사람. 그리고 어디에선가 하얀 입김을 내뿜으며 달리고 있는 들짐승들.

 

고요하지만 생명력 넘치는 이 모든 이미지들이 나를 둘러싼다. 아름답고, 몽상적인 경험이다. 꿈꾸듯, 내 삶 속 어딘가에 놓여 있던 한계령에 갇혀버리는 공상에 빠지게 된다.

 

폭설이 쏟아지는 한계령 곳곳에 숨겨져 있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사랑에 대한 이야기일지도, 스스로의 삶에 대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폭설이 내려도 입김을 후후 불며 살아가는 생명들의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다만 모든 이에게 동일하게 느껴지리라 확신하는 것은, 이 그림책은 우리의 시간을 멈추게 한다. 지나간 내 서글픈 운명들을 잠시 되돌려 놓는다.

 

살아지는 대로 터벅터벅 걷다 보면, 그냥 지나쳐버리는 것들이 있다. 붙잡아야만 했던 손, 해야만 했던 말, 들어야만 했던 목소리, 조금 더 머물러야만 했던 자리. 충분히 아프거나 행복에 겨워야 했던 때. 많은 이가 이것들을 지나쳐 마냥 걷고 있다. 그리고 한참을 걷고 걸어 잠시 멈추어 섰을 때 생각하게 된다. 이 모든 것들을 한 곳에 모아 가두고 싶다. 고립과 정지된 시간이 자유가 되고, 비로소 숨이 트이는 순간을 갖고 싶다. 폭설이 내리는 어느 날, 한계령에 묶인 어느 운명처럼.

 

그림책 <한계령을 위한 연가>는 한계령이라는 한계에 묶이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사랑과 삶을 멈추어 놓고 가만히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줄 것이다. 그림책을 넘겨 보는 아주 짧은 시간, 소복하다 못해 깊고 무겁게 쌓인 눈 아래 정지된 시간은 우리 모두에게 눈부신 축복이다. 그리고 쌓인 눈이 녹고, 이윽고 다시 터벅터벅 걷게 되는 것 역시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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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좋은 어린이 책 <두 개의 집>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노가미 아키라(작가, 평론가)

 

부모의 이혼을 다룬 책은 많지만 이만큼 시원하고 밝게 묘사된 작품은 드물다. 대단히 자연스럽고 현실적이다. 히코 다나카가 어린이 세계에 확실히 뿌리박고 있으면서, 어린이의 눈을 통해 어른의 세계를 보는 관점이 분명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부모의 이혼이라는 사건을 ‘이사’에 비유한다. 작가는 혈연을 기반으로 한 근대 가족의 신화를 기성 가치관에 휘둘리지 않고 건강하게 극복하는 초등학교 6학년 소녀의 선명한 감수성을 통해 가족과 부부, 부모, 자식을 휘감고 있는 환상의 휘장을 거침없이 벗겨 나간다. 주인공 소녀의 눈으로 본, 이혼 후 가족생활의 변화가 생생하게 묘사된 이 책은 얄미울 정도로 괜찮다. 그 당시 아이들이 사용하는 말투, 그들 특유의 감성과 미묘한 심리 묘사만으로도 읽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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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좋은 어린이 책 <이아손과 아르고호의 영웅들>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유재원(한국외국어대 그리스 학과 명예교수, 한국 그리스협회 회장, 한국 그리스학 연구소 소장)


지난해 여름 조지아공화국 여행은 내게 아주 특별했다. 세계에서 히말라야 산맥 다음으로 높다는 코카서스 산맥은 고대 그리스인들이 세계의 동쪽 끝이라고 생각했던 곳이다. 그들은 바로 이곳 어딘가에 제우스 신에게 벌을 받은 프로메테우스가 매달려 있던 바위가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조지아공화국은 이아손이 이끄는 아르고호의 50명의 영웅들이 황금 양털을 찾기 위해 찾아왔던 곳이기도 하다. 이런 까닭에 그리스 신화를 연구하는 나에게 이 나라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곳이다. 여행 전에 나름대로 책들과 인터넷을 통해 힘껏 준비를 하고 왔지만 정작 현장에 도착해 보니 읽고 본다는 것이 얼마나 현실감이 없는 것인지 실감이 났다. 흑해에 있는 항구 바투미에 갔을 때 현지인 안내자가 내게 고니온이란 곳으로 가 보자고 했다. 그곳에 무슨 신화적 존재의 무덤이 있다고 했다. 나는 별 기대도 없이 동의했다. 그리고 그곳에 도착해 그 무덤이 바로 메데이아가 자신의 애인 이아손과 무사히 도망치기 위하여 유인해 살해한 오빠 압시르토스의 것이라는 안내문을 보면서 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 신화 속의 허구라고 생각했던 사건과 인물들이 이렇게 엄연한 현실로 나타나는 경험이 처음도 아니지만 그 충격은 유난히 컸다.


이어서 옛 콜키스 왕국 수도였던 바니라는 곳에 갔을 때, 그곳 박물관 관장은 바로 이곳이 이아손과 메데이아가 만난 궁전 자리라고 알려 주었다. 이곳은 예전에 사금 생산지로 유명한 곳이며 당시 사람들은 양털을 강 바닥에 깔아 놓고 침전물을 모은 다음 끄집어 내서 말린 다음에 이 양털에 붙어 있던 금을 채취했다. 이게 바로 황금 양털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가파른 경사의 산들이 야만스럽게 솟아 오르고 그 산들 사이를 거칠게 포효하며 빠른 속도로 흘러가는 강은 용모양으로 이리저리 굽이쳤다. 이 울창한 숲이 황금 양털이 걸려 있던 나무들이요, 이 꾸불꾸불한 강이 그 양털을 지키던 용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렇게 생각하니 그곳 여인들이 모두 메데이아 같았고 그녀들 아버지가 모두 아이에테스 왕 같았다.


만약에 내가 어려서 아르고호의 신화를 읽지 않았다면, 그래서 이아손이나 메데이아가 누군지도 모르고 황금 양털이 무언지도 몰랐다면 이렇게 멋진 여행을 꿈꿀 수가 있었을까? 우연히 조지아공화국을 여행하게 됐더라도 이렇게 감동하고 재미있어 할 수 있었을까? 아마도 아닐 것이다. 신화를 읽는 일은 그래서 신나는 일이다.


인간으로 하여금 꿈을 꾸게 하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모험에 나서게 하는 것이 신화다. 꿈이 없는 삶은 비참하고 지겹다. 세상의 모든 보화를 다 가지고 있더라도 꿈을 잃으면 삶의 의미도 사라진다. 그리스인들에게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도전과 모험의 꿈을 키워준 이야기가 바로 아르고호 영웅들 이야기다. 이 이야기를 학생들을 위해 아주 실감나는 그림과 아름다운 문장으로 꾸민 멋있는 책이 나왔다. 반갑기 그지없고 고마울 따름이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즐기기를 바랄 뿐이다. 이 책을 읽고 조지아공화국으로 여행을 가자. 가서 현장을 확인해 보자. 그래서 신화는 신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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