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좋은 어린이책 <미술관 그림 도둑을 잡아라>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최형미(동화작가)

 

아이들이 주 5일 수업 시행으로 주말을 활용하거나 방학을 이용한 체험학습이 크게 늘면서 예전에 비해 미술관이나 다양한 전시를 관람하게 되는 경우가 늘어났다. 미술관은 매년 여러 차례의 대형 전시를 열고 있기에 늘 사람들로 북적이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아이들을 데리고 전시 구경을 하다 보면 아이들 질문에 말문이 막히는 상황이 더러 있다. 작가에 대한 설명이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는 도록을 보고 설명해 주면 되지만, 가끔 아이들은 보이는 것 외의 질문들을 하기도 한다.

“엄마, 이렇게 큰 그림은 어디에 보관하는 거야?”, “지난번에 왔을 땐 이 그림 없었는데 왜 오늘은 있는 거야?”, “저기 있는 아저씨는 왜 저기 서 있는 거야?”, “왜 사진 찍지 말라고 하는 거야?”, “이 전시실은 왜 이렇게 어두운 거야?” 등등 아이들은 미술작품뿐만 아니라 미술관의 여러 가지 상황들에 대해 궁금해 한다. 다양한 궁금증을 부모가 다 해소해 줄 수도 없고, 사전에 조금 알고 가면 왠지 도움이 될 것 같아 책이나 인터넷 검색을 해보지만 아이에게 또 쉽게 설명해 주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미술관 그림 도둑을 잡아라!』는 미술관에서 그림을 고르고 운반하는 등의 전시 과정과, 효과적으로 전시하는지 방법 등에 대한 이야기, 미술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만화처럼 담은 그림책이다. 단지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이 아니라 미술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직업과 그들이 하는 일들을 자연스럽게 소개하고 있어 관련 정보를 습득하기 쉽도록 표현했을 뿐만 아니라 미술관을 생동감 있는 공간으로 소개하고 있다.

3인조 강도가 미술관에 그림을 훔치러 들어왔다가 미술관 곳곳을 살펴보게 된다는 이야기도 재미있다. 언제 도둑이 잡힐지 궁금해 하며 책장을 넘길 때마다 전시 과정과 다양한 정보, 직업들을 마주하게 되는데, 이는 직접 미술관에 갔을 때 좀 더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도록 관심을 유도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아이와 함께 전시를 보러 간다면 이렇게 옆에서 쫑알쫑알 이야기를 들려주지는 않을까.

“이 그림은 어린이들이 보기 쉽게 하려고 이렇게 그림이 낮게 걸려 있는 거야. 저기 계신 분은 사람들이 그림을 잘 보고 있는지, 훼손하려는 사람은 없는지 감시하는 거고, 그리고 엄마 전시실마다 습도계가 있는 이유는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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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좋은 어린이책 <변신돼지>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김리리(동화작가)


‘변신돼지’ 제목처럼 동물들이 모두 변신이 되는 이야기이다. 이 작품은 읽는 내내 언어유희가 주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동안 ‘돼지’는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쓰였다. 그러나 이 작품은 ‘돼지가 어때서?’ 하는 질문을 우리에게 던지며 이야기가 코믹하게 진행된다. 동물들이 모두 돼지로 변하게 되는 설정은 처음에는 황당하게 느껴지다가 점점 돼지 가족을 응원하게 된다. 주위 사람들 신경 쓰지 말고 돼지 가족이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돼지가 돼 버린 동물을 바라보는 가족들의 대화도 재미있고, 돼지가 된 동물을 바꾸러 간 엄마와 동물 병원 아저씨의 실랑이도 재미있다. 그러나 대화에 여러 의미가 담겨 있어서 그냥 웃으며 넘길 수만은 없다.

 

찬이네 가족은 모두가 뚱뚱해서 돼지가족이라고 놀림 받지만 아무도 사가지 않은 늙은 토끼와, 버려진 강아지와 햄스터를 따뜻하게 돌봐주는 외모만큼 마음이 넉넉한 가족이다. 동물들은 찬이네 가족의 사랑을 먹고 매일 무럭무럭 자라나게 된다. 이 작품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정적으로 쓰였던 ‘돼지’의 의미를 우리 조상들이 썼던 ‘복스러움’과 ‘넉넉함’의 의미로 되돌려 주고 있다.

 

작가는 상상력의 전복을 통해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처음부터 끝까지 독자의 흥미를 놓치지 않고 유머러스하게 끌고 가다 생각할 거리를 멋지게 한 방 먹이는 느낌이 든다. 깔깔 웃으며 유쾌하게 읽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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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좋은 어린이 책 <엘라의 엉뚱 발칙 유쾌한 학교>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김옥 (동화작가, 초등학교 교사)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이건 우리 반 녀석들 이야기네.”
정확히 말하면 겨울방학이라는 안전한 섬으로 도피하기 전까지 고군분투했던 교사로서의 내 모습이 담긴 동화였다. 우리 반에도 엘라와 친구들처럼 천방지축 개구쟁이들이 무려 스물아홉 명이나 있다.
조용한 수업시간에 누군가 ‘동해물과 백두산이’하고 흥얼거리면 순식간에 비장한 합창으로 번지고, ‘아름다운 이 땅에 꿈을 가진 우리들’로 시작되는 교가까지 내처 부르고는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까지 마저 불러야 한다고 떼를 쓰는 녀석들이다. 그 와중에 지우개 찾는다고 교실 바닥을 기어 다니는 녀석, 쉬가 마렵다고 뛰쳐나가는 녀석도 있다. 짝과 싸우고 울거나, 우유 쏟았다고, 연필 없어졌다고…… 여기저기서 칠판 앞으로 뛰어나와 물고기처럼 검지 손끝으로 내 몸을 콕콕 찔러 댄다.
아, 1학년 아이들은 낯선 별에서 온 외계인이 분명하다.
학교 가는 것이 즐거운 엘라와 반 아이들도 진심을 다해 곤경에 빠진 선생님을 돕는답시고 말썽이란 말썽은 다 부린다. 그 결과 온갖 유쾌한 일들이 폭죽처럼 화려하게 터진다. 하루도 바람 잘 날 없지만 무엇을 하든 즐거운 놀이로 바꿔 버리는 엘라와 친구들은 마음도 몸도 건강하게 쑥쑥 자란다.
이 동화를 쓴 작가 티모 파르벨라도 아마 초등학교 선생님이던 경험 때문에 이토록 실감 나는 1학년 동화를 쓸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함께 만나 우리가 만났던 1학년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면 밤을 새워도 모자랄 것 같다.
사실 1학년 아이들은 누구보다 바쁘다. 당당한 지구인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이 태산인 것이다. 엘라와 친구들이나 우리 반 아이들이나 학교에서 생활하는 모습은 비슷하다. 연극을 준비하고, 버스를 타고 미술관과 동물원을 견학하고, 성적표를 받는 모습까지 다를 것 없다. 그러나 활동 결과나 학습 평가에 매달리지 않고, 주어진 상황 속에서 즐겁게 생활하는 엘라네 반 아이들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혁신적이고 허용적인 핀란드의 특별한 교육 방식을 이 책에서도 엿볼 수 있다. 엘라의 담임 선생님은 아이들을 혼내기는커녕 즐겁게 당해 주기도 한다. 극장에서 말썽을 부리고, 연극무대를 망쳐도, 선생님을 보호하려던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신혼여행지에서 아이들에게 편지를 보내기도 한다. 
받아쓰기, 수학, 그림일기 쓰기로 괴롭히는 나를 원망할 법도 한데 우리 반 아이들은 늘 용서해 준다.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언제나 자기편으로 받아들여서 나를 한없이 부끄럽게 한다. 아, 나도 우리 반 ‘스물아홉 악동들의 기발 엉뚱 발칙하고 유쾌 상쾌 통쾌한 학교생활’을 동화로 쓰고 싶다.
이 동화는 다시 읽어도 또 재미있다. 결과를 뻔히 알면서도 어김없이 웃음 터지게 만드는 열여덟 명 아이들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된다. 한때는 아이들이었던, 솔직히 지금도 아이로 돌아가고픈 어른이라면 꼭 읽어 보기를 권한다. 지구에 이민 온 지 8년밖에 안 된 엘라와 친구들을 만나 그들의 언어를 이해하는 순간, 우리 마음속 단단하던 껍질이 녹아내릴 것이다. 정해진 형태 없이 보드랍고, 한없이 투명하고, 용감하고 자유로웠던 본래의 자아를 만나는 멋진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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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좋은 어린이 책 <진짜 일 학년 책가방을 지켜라!>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한나련(서울 가양초등학교 교사)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꼭 연습해야 하는 것이 바로 ‘자기 물건을 챙기는 습관’입니다.

초등학교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과 달라서 선생님이 아이 한 명, 한 명을 돌보기가 어려워요.

때문에 자기 물건은 자기 스스로 챙기는 연습이 꼭 필요합니다. 물건을 잃어버릴 때마다 자신감도 함께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하지만 물건을 잘 잃어버린다고 해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물건을 잃어버리지 않는 완벽한 1학년은 드물지요. 실수할 때마다 ‘아차!’ 되새기면서 주의하면 됩니다. 지금의 실수는 앞으로 내 물건을 잘 챙기기 위한 예방주사 같은 거예요. 이 책에서 바라는 진짜 1학년은 작은 실수를 극복해 가면서 자기 주도적 태도와 책임감, 독립심을 키워가는 1학년입니다.

신입생 담임을 해보면 다음의 몇 가지만 지켜도 학교생활 적응이 훨씬 빨라집니다.

 

첫째, 엄마 도움은 이제 그만, 스스로 챙겨요. 책가방은 꼭 스스로 챙겨요. 그래야 내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잘 알 수 있어요. 만약 엄마한테 계속 도움을 받는다면, 내 물건이 없어졌어도 쉽게 알아챌 수 없어요. 또 물건이 없어졌을 때 ‘엄마 때문이야.’ 핑계를 댈 수도 있지요.

내 물건은 가능한 한 스스로 챙기고, 필요할 때만 엄마한테 도움을 청하세요.

 

둘째, 물건마다 이름표를 꼭꼭 붙여요. 가장 기본적인 것이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일이 자기 물건에 이름을 쓰는 거예요. 물건마다 이름표를 붙여 놓으면, 물건을 잃어버리더라도 찾을 가능성이 훨씬 높답니다. 풀이나 사인펜 같은 학용품은 몸통뿐 아니라 뚜껑까지도 이름표를 붙이세요.

 

셋째, 실수하더라도 여유롭게 생각해요. 물건을 잃어버렸다고 안절부절 마음 졸이지 말아요.

곰곰 생각해 보고 있을 만한 곳을 꼼꼼히 찾아보아요. 가까운 데 두고도 못 찾는 경우가 자주 있거든요. 그래도 없다면, 엄마한테 솔직하게 말씀드리세요. 혹시 엄마가 꾸중을 하실 수도 있지만 꾸중을 듣고 나면, 다음에 그 물건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더욱 주의를 기울이게 되겠죠?

 

마지막으로 마음에 맞는 단짝 친구를 사귄다면 그 때부터 진짜 초등학생이 된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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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좋은 어린이 책 <세상에서 가장 큰 담요>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송주현(춘천 오동초등학교 교사)

 

내가 가르치는 1학년 아이 8명 중 5명은 할머니와 함께 산다. 그중 두 명은 부모님이 도시에 돈 벌러 가서 할머니랑 주로 산다. 그렇다 보니 가족 이야기를 할 때 할머니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시골에는 넉넉지 않은 살림살이 속에서 자라는 아이들의 가난과 노인의 쓸쓸함이 있다.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아이들과 노동력을 상실해 가는 노인들은 서로 약자의 역할을 나눈 채 시간을 견딘다. 그래서일까, 이들은 끈끈하게 연대하고 정을 나누며 서로 의지하고 산다. 바쁜 부모들의 일상 뒤에 남겨진 아이와 노인이 서로를 얼마나 성장시키는지는 이 책을 읽어 준 뒤 아이들에게 말을 시켜 보면 안다.

 

“우리 동네에 헌 옷 모으는 초록색 통(헌 옷 수거함)이 있단 말이에요. 그런데 우리 할머니는 거기서 옷을 막 꺼내 온단 말이에요. 그 옷들은 원래 어떤 아저씨들이 갖구 가는 거예요. 그런데 우리 할머니는 막 꺼내 온다니깐요. 그 옷들이 어떤 건 크고 어떤 건 너무 작단 말이에요. 그래도 할머니가 입으라고 하면 나는 할 수 없이 입어야 된단 말이에요. 내가 할머니한테 내 옷은 새로 사 주고 할머니 옷이나 주워 오지, 그러면 할머니들 옷은 사람들이 잘 안 버려서 주워 올 게 없대요. 우리 할머니는 옷을 안 버리는데도 옷 잘 버리는 집보다 우리가 더 못 살아요.”

 

“저번에 우리 엄마가 이모랑 전화할 때 할머니를 ‘우리 노인네’라 그랬어요. 그런데 할머니 있을 때는 ‘어머니’라고 그런다니깐요.”

 

겨우 만 여섯 살짜리 1학년 아이들도 할머니들이 얼마나 근검절약 하는지 안다. 그래서 헌 옷 수거함에서 옷을 꺼내 오는 것도. 하지만 할머니의 그 억척스러움을 받아들일 만큼 철이 들지 않아서 투정을 한다. 하지만 그런 할머니의 행동이 ‘노인네’라는 표현으로 조롱되는 걸 불쌍해할 줄도 안다. 그러면서 한편, 그런 할머니의 존재에 위안을 얻고 할머니가 오래 살기를 마음속으로 빈다. 난 그걸 사랑이라고 부른다.

아이들의 저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지금 저 아이를 키우고 있는 것이 결국 할머니가 살아 온 시간의 힘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가 엄마와 할머니의 삶을 알아가는 일. 시간의 힘이다. 할머니와 같이 사는 저 아이에게는, 그 힘의 밀도가 더 단단할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세상에서 가장 큰 담요>는 할머니를 잘 모르며 자라는 아이들에게 할머니를 느끼게 해 준다. 이 책에 나오는 토끼, 여우, 두더지, 노루는 세상 모든 아이들을 대신한다. 추운 집에서 엄마랑 사는 아이, 돌아가신 엄마의 기억이 담긴 낡고 외투를 벗지 못하는 아이, 학교에서 놀림을 당하고 상처받은 아이, 온갖 불행으로 세상이 미운 아이. 이 아이들의 상처를 꿰매고 기워 주는 건 할머니다. 할머니의 담요에는 아이들이 상처를 견디고 일어서게 하는 힘이 있다.

아이들 책이 그렇듯 이 책 또한 행복한 결말로 끝난다. 하지만 우리 반 아이들의 삶은 그렇지 않다. 할머니와 엄마는 여전히 서로가 불편하고 툭하면 다툰다. 이럴 때 아이들은 굳이 누구 편을 들지 않는다. 다만 그 상황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마음 아파하며 자란다. 그러면서 우리 할머니들은 왜 다 그러냐고 내게 묻는다. 나 역시 같은 말을 해 준다. 우리 할머니도 그러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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