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엔 김치를 참 많이 담갔다. 뭐니뭐니 해도 내가 만들어 먹는 음식이 최고라는 생각이 나이 들수록 강해지고 있다. 이제는 심지어 엄마가 담가주는 김치도 내 입맛에 잘 안 맞는다며 (속으로) 건방을 떨 경지에 이르렀으니 참... 

김치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고, 열무김치, 오이지, 깍두기, 석밖지, 순무김치...까지, 대체로 성공적이었다. 김치만 제대로 소개하는 요리책이 뭐가 없나 찾아보다가 이 책을 발견. 호화롭고 맛있어 보이는 갖가지 김치들이 소개되어 있다. 웬만한 재료들은 다 망라되어 있는 김치 요리책. 

이 책을 따라 하다가, 아... 레시피에 '설탕'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아... 그래, 설탕이 없어도 음식이 되는구나...! 설탕을 많이 넣지는 않지만, 조미료처럼 살짝 치기는 하는 내게는 이게 약간 놀라웠다. 설탕 없이 담근 김치들도... 맛있다!! (단맛이 필요할 때는 맨드라미청이나 매실청 같은 걸 쓰면 된다. 몇달 동안 숙성되면서 설탕의 독성이 빠진 상태이기 때문에 건강한 맛을 낸다나.) 나는 초여름 무렵에는 매실청을 담가놓고, 여름에 열무김치 할 때부터 넣곤 한다. 

2006년에 12년간 다닌 회사를 그만두면서, 퇴사 선물로 전기오븐을 해달라고 당당히(!) 요구했는데 아아... 정말 유용한 퇴사 선물이다. 너무너무 잘쓰고 있음. 

이 책이 나오기 전까지 나의 베이킹 선생은 김영모 선생님 책이었는데, 사실 이 책은 너무나 전문가적인 서술, 재료 등등... 나에겐 좀 어려운 포스를 풍기는 것이었다. 

브레드가든에서 만든 <홈베이킹 백과사전>은 그야말로 만만한 홈베이킹에 아주 유용하다. '백과사전'이라 불러도 전혀 손색이 없을 만큼, 웬만한 빵 과자는 다 있으니 마음이 아주 든든하다. 

그리고, 나오자마자 반가워서 덥석 산 이 책! 

김혜경의 <일하면서 밥해먹기>는 나에게도 엄청 도움이 됐었고, 정말 많은 초보주부들에게 선물했던 책이었다. 이 신간은 '손님초대'를 주된 목적으로 해서 "이럴 땐 이런 요리를 이렇게 세팅해서 대접하면 폼나요"를 아주 실용적으로 편집해놓은 책이다. 요리들도 세련되고 맛깔날뿐더러, 세팅해놓은 그릇들과 모든 소품들까지 완소 아이템들이네. (아아, 지름신이 저...기서 달려오시려고 한다아... ㅠㅠ)  

김혜경씨의 책은 '수다'를 듣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자신이 터득한 살림의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데 있다. 물론 뭐, 엥간한 중산층 주부라서 나랑은 입장이 다른 양반이기는 하지만, 잘사는 큰언니가 '얘, 이거 좋은 거야' 하고 알려주는 조언들을 듣는 느낌이랄까. 뭐 과히 나쁘지 않다.  

올 2월에 새 집으로 이사한 뒤, 손님들 불러서 집에서 노는 데 맛을 들였는데(다행히 손님들도 즐거워한다 ㅎㅎ) 이 책은 앞으로 매우매우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아. 좋은 사람들과 집에서 편하게 맛난 거 먹고 놀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책장만 넘겨봐도 행복해진다. 

외식하지 않기, 쓸데없이 술 많이 먹지 않기, 생협에 가입하기, 정치적으로 올바른 소비 하기, 샴푸 없이 머리 감기... 등등, 생각해보니 올해는 MB 덕택에 내 생활습관이 참 많이 건강해졌다. 특히 식생활 면에서는 참 많은 것이 달라졌다.  

그는 진정으로 역행보살인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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