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속에 숨어있는 수학 살림청소년 융합형 수학 과학 총서 30
사쿠라이 스스무 지음, 전선영 옮김 / 살림Math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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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는 입을 열지 않는다.

다만 침묵한 채 우리가 모르는 곳에서 조용히 우리 삶을 떠받치고 있을 뿐이다.“

(147)

 

학창 시절 ‘왜 수학을 공부해야 하나?’란 질문을 수없이 해왔고, 이젠 아이들에겐 그런 질문을 받고 있다. 솔직히 ‘모르겠다!’는 말은 차마 하지 못한 채, 단지 어영부영 넘어가기 일쑤다. 어찌하랴~ 미적분이든, 로그든, 함수든 자신이 실제 생활에서 활용하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으니, 무슨 철학적 질문처럼 마냥 난해할 뿐이다. 그렇기에 책 제목이 쏙 눈에 들어왔다. ‘일상생활 속에? 과연 어떤 수학이 숨어있다는 것일까?’하는 호기심이 일었다. 우리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모르고 있지 않는가!

 

수학이란 것은 시험공부에 급급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잠깐 숨 돌리지 싶으면 또다시 시험이 코앞으로 다가와, 열심히 문제풀이 위주로, 단지 시험을 위한 수학을 공부하게 된다. 우리 모두의 학창시절이 마치 ‘문제 푸는 기계’로 전락하는 기분이랄까? 아이들에게 빠듯한 시간 속에서 좀 더 성취감과 자긍심이 심을 수 있는 수학 공부, 더 나아가 인생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한 쪽 구석을 차지하고 있다. 그렇게 ‘수학을 왜 공부해야 하느냐?’에 대한 여러 고민들로 머리에 쥐가 나곤 하는 내게 어떤 요술책처럼 ‘툭’하고 하늘에서 떨어진 기분이다. 그리곤 생활 속에서 재밌게 수학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는 명쾌한 비법을 몸소 배워보고 싶다는 강한 열망이 자극하였다.

 

직접 펼쳐본 소감으로 말하자면, 결코 쉽지만은 않은 수학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수학이란 것 또한 우리의 필요에 의해 고안된 하나의 도구일 뿐이다’라는 사실이 명명백백해진다. 또한 대수학자들의 끈기, 열정과 집념이 오늘의 수학 체계를 이루었고, 우리는 그 혜택을 아무런 대가없이 누리며 살고 있었다. 실례를 중심으로 수학을 다시 보는 과정이 무척 흥미로웠다. 원시시대로 거슬러 올라 ‘수(數)’의 필요성은 말할 것도 없다. 이에 더 나아가 대항해시대 뱃사람들의 항로 결정을 위해-이는 또한 인간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였다- 삼각함수, 로그, 지수는 고안되었다는 것, 자동차의 필수품이 된 네비게이션, 인터넷보안 등등에 실제로 수학의 원리는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 놀랍고 마냥 신기하였다.

 

특히 ‘단위’에 대해 여러모로 생각할 수 있었다. 최근 우리는 국제표준에 맞춰 여러 계량단위들을 바꾸었다. 가장 실례로 넓이의 단위인 ‘평’을 ‘㎡'으로 법정계량단위로 사용해야 한다. 실제 정책이 시행될 때, 혼란은 불을 보든 뻔한데 ’구지 생활 깊숙이 자리 잡은 단위의 변화가 과연 필요한가?‘라는 의구심과 ’우리 고유의 단위를 말살할 필요성이 있을까?‘하는 부정적인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미터 단위가 프랑스 혁명이라는 역사적 사건과 함께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단위‘ 역시 국제화시대에 발맞춘 어떤 편의를 위한 하나의 도구일 뿐이란 생각이 들었다. 물론 여전히 법적으로 ’강요된‘ 단위 사용이 아직 거부감을 일지만 말이다.

“단위는 항상 인간과 보조를 맞추면서 역사를 등에 지고 미래로 나아가고 있다.“ (174)

 

엉뚱 여사와 호기심 아저씨 그리고 황당 박사의 대화로 각 주제별 수학의 기본 개념, 유래를 설명하는 도입 방식은 ‘수학’을 훨씬 쉽고 유쾌하게, 흥미를 끌게 하였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움이 남기도 하였다. 저자는 ‘사쿠라이 스스무’로 이 책은 일본책을 번역한 것이다. 그렇기에 세계의 위대한 수학자들-일본 학자가 여럿이다-을 소개하는데, 아무래도 우리의 현실을 뒤돌아보면 씁쓸함이 남는다. ‘황금비와 백은비’ 를 서구와 일본의 문화를 비교하는 방식은 다소 거북했다. 수학을 이야기책으로 접근해 본 것이 처음이니만큼 다른 책을 통해서라도 우리의 문화, 역사 속에 숨어있는 수학을 찾아보라고 자극하는 것이라 생각하면 이또한 고마운 일이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효율’만을 생각하며 공부라는 것을 바라보고 있는 듯하다. 수학 또한 마찬가지다. 수학 자체가 우리의 삶에서 ‘돈’, ‘밥줄’과 같은 어떤 현실적 결과물을 만들어내기는 어렵다. 하지만 수학이란 것 역시 우리의 삶과 완벽하게 동떨어진 것이 아님을 비로소 확신하게 되었다. 또한 수학 속에도 나름의 인생의 희로애락이 담겨 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다. 진땀이 나도록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게 될 때의 희열, 하나하나 알아가는 성취감, 너무도 쉬운 문제를 틀렸을 때의 어이없음, 낙심(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심정) 등등 수학으로 인해 느꼈던 숱한 감정들이 되살아났다. 단지 시험이란 감옥에 갇혔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고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로 수학과 마주한다면, 그 속에서도 삶의 재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일상생활 속에 숨어 있는 수학>을 통해 수학의 재미와 흥미를 한껏 느낄 수 있었던 아주 특별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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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대중문화를 엿보다 - 젊은 인문학자의 발칙한 고전 읽기
오세정.조현우 지음 / 이숲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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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전 읽기’는 내 독서 생활에 새롭게 등장한 화두다. 언제부터가 조금씩 느껴지는 책읽기의 갈증, 그 채워지지 않는 허기를 ‘인문과 고전 읽기’로 해소해야겠다고 다짐을 해왔다. 그러나 마음처럼 쉽지가 않아 여전히 주저하고 있었다. 그렇게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 바로 ‘고전’ 이었다. 그럼에도 <고전, 대중문화를 엿보다>는 한 눈에 들어왔다. 대중문화와 고전의 만남, 알게 모르게 우리 문화 곳곳에 깊숙이 파고들어 숨 쉬는 고전, 그 고전을 좀 더 쉽고 친숙하게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책을 펼쳤다.

 

고전 읽기를 통해 더욱 긴밀히 우리 현실을 반추하고 삶의 지혜를 강구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솔직히 고백하건대, 내가 생각했던 고전 읽기에 우리 고전 문학은 배제되어 있었다. 일련의 시리즈로 출간되고 있는 출판사별 서양 문학서가 책장을 빼곡히 차지하고 있을 뿐! <고전, 대중문화를 엿보다>를 읽으면서, 나의 어리석음이 심히 부끄럽고, 또한 깊이 반성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 고전에 대한 편견과 오해, 더 나아가 우리의 옛이야기에 대해 무신경, 소홀함을 인식하고 반성하다보니 젊은 인문학자의 ‘발칙한’ 고전 읽기는 더욱 흥미진진해졌다. 또한 <프로그>와 <컬처 파워>라는 책은 <고전, 대중문화를 엿보다>를 다시 보게 하였다. ‘스토리텔링’은 우리 시대 새롭게 부각된 화두이다. 어디서나 ‘스토리텔링’을 부르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하다. 그러나 이제야 겨우 그러한 변화에 조금씩 눈을 뜨게 되었다. 이렇게 다양한 문제의식-책 속 12가지 주제-을 내포하고 있는 우리의 옛이야기를 다시 보고, 호기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지금 내 손에 <옛 소설에 빠지다>(조혜란, 2009, 마음산책)이 들려있다.

 

<고전, 대중문화를 엿보다>는 영화, tv드라마, 게임, 만화, 애니메이션 등의 다양한 문화콘텐츠와 어우러져 우리의 고전을 다각도로 살펴본다. 그리고 ‘오세정’과 ‘조현우’라는 두 명의 저자가 쓴 책-물론 두 저자가 쓴 이야기가 무엇인지 밝히고 있다-이기에 더욱 다양한 시선에서 고전을 파헤칠 수 있을 것이다. 글을 읽으면서 어느 저자의 내용일지를 생각하는 것 역시 끊임없이 어떤 호기심을 자극하였다.

 

언젠가 <구운몽>을 읽으려다 포기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특히 한문체의 문장들에서 오는 난해함은 우리 고전에 대한 거부감으로, 내겐 넘을 수 없는 커다란 장벽이었다. 그런데 그런 고전에 대한 편견을 깨졌다. 그리고 어린 시절 즐겨 읽었던 홍길동전, 춘향전, 선녀와 나무꾼 같은 친숙한 이야기는 유년의 시간적 한계를 벗어났다. ‘젊은 인문학자의 발칙한 고전 읽기’는 무척 특별하고 참신하게 다가와 우리에게 숨은 옛이야기보따리를 한 가득 풀어놓았다.



예전 한창 읽혔던 ‘동화 비틀기’에 이은 ‘고전 비틀기’라고 할까? 기존의 틀에 박힌 교훈들을 ‘신나게’ 뒤집어버림으로써 우리 고전 문학에 숨어있던 다양한 화두, 문제 제기는 기발하고 흥미로웠다. 일단, 고전을 쉽고 유쾌하게 읽을 수 있다는 매력에 빠져 신나게 읽었고, ‘우리 고전도 쉽고 재밌다’는 어떤 카타르시스를 느낄 정도였다. 특히 고전 속 다양한 이야기가 다양한 영상 매체로 재탄생되고 있음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고전 속에 담긴 인류 보편적 가치가 동서양의 문화 콘텐츠를 통해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있다는 것, 그것을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향유하고 있었다는 것이 놀라웠다. 그리고 다양한 영상 매체-특히 우리의 고전과 서구 문화 콘텐츠의 절묘한 조화-와 어우러져 여러 질문들을 툭툭 던지는 전개 방식이 뇌세포를 수없이 자극하였다. 인류 보편적 가치, 자아·성정체성, 여성의 사회적 지위, 선과 악, 사랑 등 12가지의 주제로 폭넓은 사고의 장을 펼쳐주었다. 우리 고전 문학 12편의 새로운 접근방식은 편협한 생각의 굴레에서 벗어나 훨씬 다양한 의미들을 이끌어내었다.

 

어린 시절 <옹고집전>은 ‘어느 날 갑자기 또 다른 내가 나타나 진짜 내가 쫓겨나게 된다면?’을 상상함으로써 아찔한 공포 그 자체였다. 가짜로 인해 진짜인 내가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으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에 그 순간만큼은 부모님말씀을 잘 들어야겠다는 굳은 다짐을 했던 기억이 떠올라 피식 웃음을 나왔다. 어렴풋했던 ‘나란 실체?’에 대한 고민을 이 책은 첫 번째 주제로 다루고 있다. <심청가>를 통해 심청을 죽음에 이끈 자살 또는 타살 방조 용의자를 거론하고, <홍길동전>에 대한 ‘허균저자설’에 대한 반론과 율도국에서의 착취, 식민주의적 관계가 내포한 다양한 의미로의 재해석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정수정전> 성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제기하였지만 <여성영웅설화>와 연계되어 유교적 한계를 뛰어넘은 여성의 적극성, 진취성을 풀어낸 우리의 생소했던 고전 또한 무척 유쾌하고 흥미로웠다. <사씨남정기>를 통해 ‘사랑의 정의 속에 숨겨진 사랑이란 이름의 권력’과 <유충렬전>과 <주몽신화> 속 만들어진 절대 악과 영웅의 이야기도 잊혀지지 않는다.

특히, <창세기> 즉 창세신화를 통해 앞으로 도래한 사회에서 우리에게 요구되는 자질, 능력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찰을 무척 의미가 있었다. 새로운 시대에 절실하게 필요한 덕목은 역시 ‘선한 품성’과 ‘자연과의 소통 능력’이었다. 뉴스를 접하다보면 지금이 바로 혼돈, 혼란의 시대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스친다. 이상 기후, 화산 폭발, 지진, 많은 질병과 기아, 전쟁 등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들을 바라보며 진정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우리의 선택과 결단, 그리고 행동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도덕, 정의가 살아있는 평화, 공존이라는 희망을 염원하게 된다.

   

<고전, 대중문화를 엿보다>는 우리 고전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우는 동시에 고전을 과감하게 비틀면서 옛이야기를 새롭고도 신선한 시각으로 제시하였다. 그 속에서 오늘의 화두를 던지며 사고의 깊이를 더해주었다. 스토리텔링이 강조되는 시대, 창의성과 우뇌의 시대, 그리고 문화강국, 문화주권 등이 화두인 시대에 우린 안에서 세계인과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의 원천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옛이야기가 담고 있는 동서고금을 망라할 수 있는, 인류 보편적 가치를 대중문화 속에서 끊임없이 재창조함으로써 우리 모두는 ‘지금 여기’서 우리의 옛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고 다채롭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아니 분명, ‘지금 여기’서 우리는 우리의 옛이야기를 즐기고 있으며, 또 즐겨야할 때이다.

또한 문화 콘텐츠의 보고, 우리의 자산인 옛이야기를 더욱 발굴하고 그 가치를 우리 스스로 소중히 여길 때, 비로소 우리는 문화강국이 되지 않을까? <고전, 대중문화를 엿보다>는 문화강국의 잠재력, 그 가능성에 대해 문화산업적 가치를 몸소 보여줌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그 에너지를 생생하게 느끼고, 우리의 옛이야기를 활용할 수 있는 상상력과 창의력의 촉매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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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따라 그려요 - 세계 여행하기 아라미 생활 동화 2
로라 리융크비스트 지음, 권희정 옮김 / 아라미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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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보았을 때, 나의 첫마디는 ‘와우`였다. 절로 독특함, 기발함, 신선함에 탄성을 쏟아졌다. 선을 따라 그림을 그리고 그러면서 세계 여행까지? 아이의 시선이 아닌 바로 나 자신을 사로잡은 그림책이기도 하였다. 과연 어떻게 전개될지 직접 확인하고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어린 시절, 누구나 점들을 따라 그림을 완성했던 그림놀이를 해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점과 점 속에 숨어 있는 그림이 무엇일지, 어떤 그림이 완성될지 기대와 설렘으로 연필(혹은 색연필, 크레파스)을 손에 쥔 그 추억 말이다. 이 한 권의 그림책 <선을 따라 그려요>는 바로 그 재미있고 행복했던 유년의 시간들을 단번에 떠올리게 하였다. 점과 점을 이어 선이 되는 과정, 그 속에 숨은 그림을 찾는 재미에서 <선을 따라 그려요> 한 발 더 나아가 연속적인 하나의 선들이 입체적(실제로는 평면적이지만 상상 속에서 충분히 생생하게 살아 움직일 것이다)으로 여러 다양한 동물들, 식물들로 변하는 진귀한 경험을 선사해주고 있다.


 


5촌 어린 동생을 보면 하루가 다르게 그림이 안정되어 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몇 주 사이에 사람이 웃고 있고 팔다리도 그리고 형태를 찾아가는 모습이 놀라웠다. 그리고 지금은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을지 얼마나 발전했는지 궁금해지는 가운데 그 생생한 변화를 떠오르면서 우리집 천사에게도 <선을 따라 그려요>란 책을 무척 유익한 책이란 기대를 갖게 된다. 우리집 꼬마는 색연필을 손에 쥐고, 여기저기 산발적으로 끄적거리고 조금씩 그림을 익히는 단계에 있다. 요즈음 색연필을 들고 와 ’빠방‘을 그려달라고 하는데, 그림은 또 다른 유익한 놀이이자 유용한 학습도구인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솜씨 없는 우리에게 그림 자체는 그저 하나의 난관이지 않은가! 그에 대해 해결책이 바로 <선을 따라 그려요>였다. 'Workbook'을 활용하여 부모와 아이가 함께 그림 공부도 하고, 색칠 공부도 하면서 가족이 함께 그릴 수 있는 즐거운 미술 시간이 될 것이다. 그림책을 보다보면 ’나도 그려보고 싶다‘는 강한 욕구가 샘솟을 것이다. 그림에 대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본능을 일깨워줄 것이다.


 


<선을 따라 그려요>는 앞표지부터 뒤표지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오직 하나의 선으로 연결되어 있다. ‘선’으로 시작된 하나의 선은 ‘안녕’으로 끝나면서 그 속에 숨어 있는 그림들을 상상해보자! 전혀 예상하지 못한 놀랍고 신기한 세계 일주가 시작될 것이다.


손끝에서 전개되는 다양한 동물들과 식물들을 호기심을 자극한다. 배, 열기구 등을 통해 ‘케냐, 그린란드, 사하라사막, 아마존 열대 우림, 스리랑카, 멕시코, 남극, 러시아의 타이가, 오스트레일리아, 뉴욕시, 우주’에 이르는 세계여행과 우주여행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대조적인 각 지역별 문화적, 생태적 의의와 특성을 배우고 여러 동식물들의 특징을 알아가게 될 것이다.


 


이 한 권의 그림책은 다채로운 경험을 통해 아이는 한층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우고 선을 따라가는 과정 속에서 집중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아이의 손끝에서 펼쳐질 그 무한한 잠재력의 세계를 자꾸만 그려보게 된다. 세계 곳곳을 누비면서 하나 뿐인 지구의 소중함, 함께 어울려 살고, 동식물들을 보호하고 물과 공기를 맑게 하는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아주 착한 책이다. 또한 아이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배려, 관심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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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Cafe : A to Z 카페 푸드 집에서 만나는 라퀴진의 카페 요리 1
라퀴진 지음 / 나무수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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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요리책에 부쩍 관심을 갖게 되었다. 요리는 못하면서 괜히 요리책을 보면 사족을 못 쓰는 느낌이다. 다양한 레시피와 재료들의 활용을 보면서 무궁무진한 또 다른 신세계를 경험하는 기분이라 할까? 그렇게 <홈 카페, Home Cafe>에 눈독을 드렸다. 출판사 나무[수:]의 감성이 짙게 느껴지는 깔끔하고 감각적인 표지가 인상적이다.

 

카페에서 즐길 수 있는 맛깔스런 요리가 우리 집 식탁 위에 오롯이 오르리란 기대가 들떠, 마치 멋진 요리사가 된 기분, 그 허풍(?)이 하늘을 찌를 듯했다. 한번쯤 꿈꿔 보았던 나만의 카페, 그 환상의 공간을 ‘누구나 쉽게’ 실현할 수 있는 지침서를 만들고 싶었다는 기획 의도에 좋았고, 또한 충실한 느낌이다. 다양한 카페 요리들, 일단 눈이 너무도 행복하고 즐겁다. 매번 군침을 꼴깍 꼴깍 삼켰다.

 

A부터 Z까지 알파벳 이름을 따라 분류된 다양한 재료들, 카페 운영에 필요한 유용한 정보(konw-how), 요리시간을 줄여 줄 비밀 레시피(quick cook), 그리고 요리를 도와주는 주방 필수 도구들(useful tool)까지 다양하고 유익한 정보들로 무장하고 있다.

 

일단 한없이 욕심이 난다. 일단 손수 한 번 해보라고 재촉하는, 적극적인 느낌이 그리 나쁘지 않았다. ‘이렇게 간단할까?’하는 의구심도 잠깐 자꾸만 ‘한 번 해볼까?’ 하는 의욕이 어디서 샘솟는 것인지 모르겠다. 특히 ‘스크램블 에그 샌드위치, 독일식 감자 갈레트, 참치 양파 피자’가 그랬다. 또한 전혀 색다른 요리들(오렌지 추로스, 뱅쇼)-오히려 너무도 낯설고 생소했다-과 재료들의 대변신(고추 피클,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가지 치즈 샌드위치, 토마토 페페론치니 잼)은 무척 흥미로웠다.

 

기존 ‘카페’라는 단어에서 묻어나는 분위기, 그 분위기 휩쓸린 고상한 가격에 대한 거부감과 고정관념을 조금씩 허물어졌다. 기존 달콤하고 편안한 감성이 자극받기도 하였다. 솔직히 시골에서 직접 재배하기에 오히려 넘쳐나 골칫거리로 전락한 감자, 토마토 등의 재료들과 통조림을 활용한 조리법, 그 친근감에 편안한 느낌이 들기도 하였다.

 

'누구나 알고, 쉽게 구할 수 있고, 합리적인 가격의 재료‘를 이용한 나만의 홈 카페! 그 비밀의 문이 활짝 열릴 것이다. 그리고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 행복한 식탁을 꿈꾸는 모든 이에게 찾아올 <Home Cafe> 시리지가 더욱 기대된다. 소중한 인연들과 함께 나눌 수 있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행복을 한 가득 선물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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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다 햄버튼의 겨울 - 제15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김유철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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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나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한다.

인연이란 그래서 소중한 것이기도 한 것이다.

(160쪽)

 

무척 흥미로운 제목 <사라다 햄버튼의 겨울>이 일단 눈에 띄었다. 선뜻 어떤 의미인지, ‘사다라 햄버튼’의 존재가 호기심을 자극하였다. 그리고 ‘제 15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이라니, 더욱 기대를 갖게 되었다. 무료한 일상에 찾아든 변화, 고양이 ‘사라다 햄버튼’과의 교감이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별다른 사전 정보 없이 일단 책을 펼쳐보고 싶었다. 왠지 기분 좋은 이야기로 깊어 가는 가을에 한 권의 책으로 풍성하고 충만하리란 들뜸, 설렘으로 가득했다.

 

‘마음속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체온을 가진 누군가(11)’의 부재, 그 허함을 채워주는 것이 바로 길고양이 ‘사라다 햄버튼’! 오랜 동거녀의 갑작스런 이별통보, 그 실연의 시점과 교모하게 맞아 떨어져 찾아든 길고양이! 어느새 나의 한 시절로 시간여행을 떠났다. 절로 실연의 한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실연, 상실로 갑자기‘ 뚝’! 세상으로부터 고립된 듯, 저 우주 멀리 홀로 떨어진 듯, 그 서글픔을 버려진 강아지를 품에 안고 울고 웃던 그 시간 속으로 말이다. 내 이야기? 묘했다. 그렇게 푹 빠져, 한껏 아픔과 슬픔의 찌꺼기를 씻어내듯 한결 가벼워졌다. 마치 씻김굿을 한 듯한 느낌!

 

청춘의 한 시점이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었다. 이 시대 청춘들의 자화상이면서, 인생의 소소한 때로는 굵직한 사건 하나하나를 자극하였다. 압축된 삶의 흔적들, 그 추억들에 이 가을의 쓸쓸함과 고독이 주위를 감싸지만, 그 어느 때보다 충만하고 가슴 벅차도록 따뜻해졌다.

또한, 복잡하게 얽힌 관계들, 어긋나버린 인연들, 그 속에서 그저 그 인연들의 소중함이 새삼 크게 다가왔다. ‘가족’을 몇 번이고 반복하는 아버지, 그리고 그 부자의 이야기 속에서 ‘가족’이란 단어 속에 담긴 그 포근함에 콧등은 시큰, 한 쪽 가슴은 뭉클하기도 하였다.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음에도 신선하고 참신했다. 그리고 경쾌하고 따뜻했다. 일단 ‘문학동네작가상 수장작’의 경쾌함이 늘 좋다. 주인공을 통해 토로하는 현실의 아픔, 고통은 바로 우리의 이야기로 진정성이 묻어나고, 그 속에서 젊음의 열정과 희망이 스멀스멀 고개를 든다. 제 16회의 수상작은 또 어떤 이야기일지 벌써부터 기대하게 된다.

아무래도 이 겨울이 가기 전에 몇 번이고 <사라다 햄버튼의 겨울>을 펼치게 될 듯하다. 삶의 간극을 깔끔하게 메워주며, 어떤 희망들로 가득 채워주는 그 느낌에 다가오는 겨울이 외롭지 않을 듯하다.

 

실연, 상처, 좌절 등의 이유로 무기력했던 순간들, 뭔가 젊음을 유기했다는 또 다른 죄책감으로 더욱 수렁에 빠지기 쉬운 그 청춘의 시기! 분명 그 시간들로 인해 한층 성숙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위로의 말을 덧붙이고 싶다. 나 역시 그랬다. 한 때의 흘러버린 시간들이 이젠 하나의 통과의례였으리란 생각, 그리고 그것을 발판삼아 한 걸음 더 크게 내디딜 거란 것을 온몸으로 느낀다. 청춘이여! 좌절과 방황의 시기도 만끽해보자! 그 ‘불운한 운명(111)’에 온몸을 내맡겨보자! 파이팅!

 

“언젠가 깨닫게 될 거야. 지금 네가 겪고 있는 불안이, 아픔이, 절망이

결국 너 자신을 더 강하게 만들어준다는 사실을 말이다.”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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