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 싶은 길을 가라
로랑 구넬 지음, 박명숙 옮김 / 조화로운삶(위즈덤하우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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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 싶은 길을 가라>는 제목부터 용기를 북돋워주는 책으로 한 눈에 들어왔다. 또한 표지 또한 뭔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듯, 제목이면, 표지가 이 책을 한 번 읽어보라 유혹하였다. 그 유혹에 혹해서 읽었다 하더라도, 책 속, 줄리앙과 삼턍 선생의 대화는 글을 읽는 내내, 또다른 세상을 이끌어 주는 듯하였다. 자기계발서류의 책에 대한 고루함을 깨면서, 하나의 이야기 속, 너무도 뚜렷한 주제의식과 목표를 향해 질주하는 느낌이랄까~. 쉽게 읽히면서, 순간순간 깨달음을 얻는 줄리앙과 자연스레 하나가 된다.

 

직업이 교사인 줄리앙은 휴가차 발리에 왔다, 외진 곳에 사는 '삼턍'선생을 찾아 삶의 지혜를 구하게 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선문답하는 그 둘의 이야기가 정신을 번쩍 들게 하면서, 삼턍 선생이 제시한 과제 또한 흥미롭기도 하였다. 그리고, 그 과제를 수행하는 줄리앙의 이야기 또한 흥미진진하였다. 두려움과 마주하는 과정 속 '안된다'라는 뚜렷한 거절의 대답 5개를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 그러면서 사람의 심리를 정확하게 깨둟고 있는 이야기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믿음'이 대한 '확신'의 중요성과 함께 '꿈'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면서, 너무도 뻔한 답을 구한 느낌이지만, 그 과정이 아주 흥미로워 정신없이 책을 손에 쥐고, 차분하게 요동치는 시간을 보냈다.  

 

줄리앙의 고민은 나와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나의 고민이 곧 그의 고민이 되어, 그가 삼턍 선생과의 대화를 통해, 하나하나 실마리를 풀어가듯, 끊임없이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시간을 갖게 한다. 진정 원하는 삶, 가치 있다 여기는 삶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구체화하기 위한 나의 노력들은 무엇인지, 뒤둘아보면서,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을 갖게 되는 책, <가고 싶은 길을 가라>는 진정 자신이 가고 싶은 길에 주목하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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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공부, 사람공부 - 옛 그림에서 인생의 오랜 해답을 얻다
조정육 지음 / 앨리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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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서양화에 감탄하면서 그림에세이를 즐겨오다가, '동양화'를 주제로한 책을 만나게 되었다. 무심했던 내가 무색해지면서, 우리 그림, 더나아가 동양화를 통해 마음읽기의 시간을 가져야 하는 의무감 같은 것이 크게 작용하였다. 앞서 읽었던 <그림에, 마음을 놓다>와 <당신도 그림처럼>의 책표지와 비슷한 느낌이라, 자연스레 눈길이 머물더니, '앨리스'란 같은 출판사임에, 가슴이 더욱 콩당콩당 뛰면서 더욱 기대되고, 설렜다.

지금껏 읽었던 그림에세이 중에서 최고! 으뜸이란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정서와 일치하면서, 그림을 보는 눈이 한층 커지는 것이, 감탄하고 또 감탄하면서, 밤이 깊어가는 것을 잊고 말았다. 책 내용이며, 그림에 담긴 의미며, 모든 것이 순간순간마다 온몸으로 체득되면서, 전율하게 하였다.

 

제목에서부터 뚜렷한 목적을 가졌다는 것, 그리고 그것에 너무도 충실한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그림공부도 하면서 사람공부도 하고, 옛 그림에서 인생의 오랜 해답, 지혜를 한 보따리 풀어헤치고 있었다. 또한 그림 한 장, 한 편의 이야기 모두는 하나하나 저자 '조정육'의 진실함이 묻어나면서, 분명 위로받고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분명, 그녀의 마음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

 

1부는 옛 그림의 구도, 동양화의 기법을 통해 인생 지혜를 이야기한다. 8가지의 기법은 동양화를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면서도, 그 기법 속 인생 철학을 설명한다. 각각의 인생의 지혜어와 기법간의 유기적인 이야기는 호기심을 자극하고,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하였다. 그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김홍도의 '씨름도' 이야기였다. 유숙의 '대쾌도'와 비교하면서 더욱 선명해졌지만 그림 속 '엿장수'와 '신발'이 그림의 숨통을 틔워준다는 이야기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제시'라는 기법 속 '하찮은 것들이 우리를 지탱한다'는 것으로 인생을 풀이하는 것 또한 흥미로웠다.

 

2부는 인생 조언 12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12가지 조언자체만으로도 용기를 북돋워주고 있지만, 옛 그림과 인생 조언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면서, 단순한 글자에 머물지 않고, 생생하게 살아서 마음에 와닿는다. 그림에 국한하지 않고, 영화, 책, 건축물, 역사, 문화 등등을 통해서 실마리를 풀기 시작하여, 그림 속 좋은 교훈들을 하나하나 읽게 된다.

 

3부는 화가들의 삶을 면밀히 드려다보면서, 삶의 지혜를 전하고 있다. 노비였던 '이상좌', 대기만성 '강세황', 유배지에서 꽃피운 '김정희' 등등 우리 나라와 일본, 중국의 화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들의 고단했던 삶, 커다란 시련 앞에 당당에 맞서 꽃피운 삶의 열정은 위대한 그림으로 승화되었고, 이렇게 우리가 그들의 그림을 통해, 위로받고, 용기를 얻는다. 그림 속, 삶의 열의가 묻어나기에, 더욱 값지고, 심오하면서도 단순한 삶의 지혜들로 가득한 그림 이야기, 인생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림공부, 사람공부> 중에서 특히 가슴에 와닿았던 것은 바로 동양화의 가장 중요한 기법 '기운생동(氣韻生動)'이란 것이었다.  그림에서 말로 설명할 수 없이 기법으로, 가슴으로 아니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그 '기운생동'이란 말이 내 삶에 그대로 적용되고, 그런 삶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해진다. 동양화처럼 여백의 미와 함께 기운이 생동하는 순간순간들이 모여, 깊은 울림이 전해지는 그럼 그림같은 인생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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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신과 용감한 해녀
키즈아이콘 편집부 엮음, 박효진 그림 / 키즈아이콘(아이코닉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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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전해내려오는 설화를 바탕으로 한 그림책! 조카를 생각하니, 귀가 솔깃하였다. 더한 것은 제주도의 독특한 특색의 자연환경까지 담고 있으니, 어떤 내용일까? 하는 호기심, 설화와 자연환경을 어떻게 엮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 책을 손에 쥐고 펼쳐보도록 강한 유혹의 손길을 뻗히는 책 <마마신과 용감한 해녀>였다.

 

그림책이란 것을 알고 있었지만, 비교적 큰 크기의 책으로, 책은 받아보자마자, 너무도 예쁜 그림에 한 눈에 반해버렸다. 바람을 타고 온 마마신을 형상화한 회오리물결의 그림, 붉은 빛은 마마병정들이 제주섬을 바라보고 달려주는 그림들 속에서도 파스텔톤의 부드러운 색감은 따스하고 훈훈한 이야기임을 반증하고 있었다.

마마신을 피해, 돌담을 쌓는 사람들, 깊은 산으로 도망치는 사람들, 결국 좁은 동굴까지 숨어들지만, 마마신을 바람을 타고 사람들을 쫗아오는 설정 속, 제주도의 바람, 돌, 동굴, 한라산을 연상하게 하는 이야기와 그림을 만나게 된다.

결국, 마마신을 물리치기 위해, 용왕님을 찾아 나서는 나이 어린 해녀가 용기있게 나서고, 바닷속 비밀의 길을 물으며, 바다 동물들을 만나보지만, 정신을 잃고, 어디선가 나타난 거북이가 용궁으로 데려가고, 그 용기에 감동한 용왕님은 바위장군을 깨우지만, 살짝 버거운 상황, 천둥소리와 함께 비가 내리며, 마마신은 도망을 가게 되고, 마을의 평화가 찾아온다는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마마신과 용감한 해녀>는 단순한 줄거리 속에서도, 제주의 특징와 유래를 놓치지 않는다. 화산폭발과 제주를 대표하는 '현무암'을 형상한 바위장군과 돌담, 그리고 바람과 해녀이야기 속 제주를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또한  '생각이 크는 이야기'를 통해 삼다도라 불리는 제주의 바람, 돌, 해녀는 소개하는 등, 풍성한 이야기와 정보를 주고 있다. 감촉이 부드러워 자꾸만 손에 쥐고 읽히게 되는 책, 그림 속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책 <마마신과 용감한 해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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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감동 날마다 행복 - 마음이 밝아지는 이야기 명언 66
고정욱 외 지음, 김율도.김형선 엮음 / 율도국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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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의 '날마다 감동'이 유독 눈길을 끌면서, '이해인'과 '도종환' 이름 석자가 눈에 들어왔다. 제목만으로도 마음이 한층 밝아지는데, 다른 것은 제쳐두고, 이해인과 도종환의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 호기심이 일었다. 어떤 '감동'을 선사할지, 어떤 행복감을 안겨줄지 설레며, 기대하며 책을 펼쳐보았다.

 

말그대로 마음이 밝아지고 훈훈해지는 이야기와 명언들이 66가지 소개되고 있고, 7개의 소주제별로 다양한 이야기들 희망과 행복을 전해준다. 실화를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때론 창작된 이야기들도 있다지만, 소개된 모든 이야기들은 그대로 진실처럼 느껴졌다. 공저로 이름있는 분들의 글이며, 낯모를 대학생, 직장인들의 이야기까지, 소소한 일상의 주옥같은 글들로, 훈훈한 감동을 전하기도 하고, 눈시울이 붉어지는 찐한 감동이 있는 이야기들로 가득가득 채워졌다. 아주 사소한 것 하나에서 커다란 행복감을 느끼고, 때론 반성하고, 크게 뉘우치는 모습에 공감하다보니, '나란 사람'도 참 '행복한 사람'이란 생각이 절로 들었다. 66가지의 많은 이야기 중에서도 몇 가지 인상적이 었던 이야기를 몇 개 소개해 본다.

 

1장 희생과 봉사'돌아가신 할머니를 미용일에서 만나다(할머니가 돌아가시진 얼마되지 않아, 길에서 우연히 어느 할머니를 도와드린 후, 그 할머니의 딸이 운영한다는 미용실 안 사진 속 자신의 친할머니와 함께 찍은 사진을 발견한 이야기)'가 우연을 가장한 필연처럼 왠지 기억에 남는다. 물론 이해인 수녀님의 '생명을 나누는 기쁨'을 빼놓을 수 없지만,

2장 '긍정은 행복을 만든다' 편의 '내 안의 거인(하나님이 교만해져가는 거인들을 벌하여, 작게 만들어 그들의 힘을 빼앗아 '인간'을 만드셨지만, 우리들 안에 이미 거인이 존재하니, 꿈을 갖고 힘을 내라는 이야기)'는 용기를 한 가득 나눠주며, 샘솟는 긍정의 에너지를 전하고 있다.

3장 '노력과 극복이야기''기통과 문방(기차통학하는 바람에 남들보다 항상 먼저 학교에 도착하는 친구 기통과 학교앞 문방구집 항상 지각을 하는 문방이란 별명을 가진 친구의 이야기로 기통이 등굣길에 문방을 깨우기로 한 첫날 지각을 하였다. 그런데 기차사고로 2시간을 걸어 늦게 학교에 도착하면서, '문방'이란 친구가 크게 뉘우치고 지각하지 않게 되는 이야기!)는 어린 시절의 추억과 함께 잔잔한 감동의 이야기였다.

4장 '배려는 행복을 낳고'편의 '역주행 달기기 경주(달리기 경주, 치열한 경쟁을 하는 두 친구 중 1등으로 달리던 친구가 갑자기 넘어지면서, 2등으로 달리던 친구가 역주행을 하고, 다른 친구들 모두 결승점을 앞에 두고 기다렸던 날의 감동으로 학생들은 온 운동장의 쓰레기 하나 없이 자발적으로 치웠다는 이야기)'와 '닫히지 않는 문(시골에 사는 할머니에게 다급하게 엄마의 이야기를 하면서 돈을 가져가는 사기사건이 일어난 후에도 할머니는 평생 그랬듯이 대문을 열어두고 사셨다. 그러던 어느날, 그 사기꾼(?)은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작은 선물꾸러미는 남겨놓고 갔다는 이야기)'는 경계하고 의심하고, 때론 그것을 기회로 삼는 우리 현대인에게 가슴 훈훈한 감동을 선사해주었다.

5장 '가족이라는 이름의 고향' 편, '젓갈내 나는 편지(농아인 할머니를 꺼려했던 주인공은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할머니가 담가두었던 젓갈통 항아리 속에 있던, 늦은 나이에 노인대학에서 글을 배워 삐뚤빼뚤한 글씨로 보고싶다는 짧은 문구의 편지)'와 '할머니와 눈국수(편식이 심하고 병치레가 잦은 손녀를 위해, 매를 들고 미안함을 담아 '눈국수(=콩국수)'를 준비해두셨던 할머니의 이야기)'는 할머니에 대한 아련한 추억, 애잔한 감동 속 큰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였다.

6장 '사랑하라 또 사랑하라'편 진한 감동의 사랑 이야기, 인간의 탈을 쓴 천사들, 위장취업하여, 파견근무하러 온 천사들의 이야기는 얼굴 한 가득 웃음꽃을 피우게 하면서,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그 중에서도 '미워하다가 사랑하면(효돌이와 억만이란 어린 친구들의 진한 감동의 우정이야기는 아픔마저 견디게 하는 힘을 느끼게 한다)'의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7장 '새로운 가치관으로 자유롭게' 편은 새로운 인식을 갖게 한다. '탁구 환자''당예서'의 이야기는 요즈음 일련의 사태와 대조되면서 '국가도 개인의 열정을 실현시켜야 하는 의미가 있다'는 말이 크게 와닿았다. '큰 돌이 의미하는 것은'은 기존에 갖고 있던 이야기에서 다른 해석으로 다른 의미를 전하면서, 한 방 크게 맞은 느낌이었다. 과연 내 인생에서 가장 큰 돌, 가장 우선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곰곰 생각해 보게 된다.

 

책의 무게며, 질감은 무척이나 가볍다. 하지만 하나하나의 이야기들은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커다란 감동으로 그 어떤 책보다도 크고 무겁게 느껴지는 책 <날마다 감동 날마다 행복>이었다. 그래그래~ 날마다 날마다 '감동'을 목표로 삶을 살아낸다면, 날마다 날마다 '행복'의 푸른 물결이 출렁일 것 같다. 소소한 우리들 주변의 사람들의 감동어린 이야기는 위안이 되고, 용기를 북돋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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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정의 한국사
이은식 지음 / 타오름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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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은식'은 숨어 있는 우리의 역사를 소개하는 분이다. <불륜의 한국사>, <불륜의 왕실사>와의 색다른 만남이 생생하여, 이번에 소개된 <모정의 한국사> 역시 남다른 기대감에, 놓칠 수 없는 책이었다. '모정'이란 분명한 주제 속, 6명의 위인과 그들의 어머니를 만날 수 있었다. 역사 속 위대한 어머니라면, 단연 '신사임당'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렇게 널리 알려진 인물에 국한하지 않았다. 오히려, 낯선 어머니들을 통해 더욱 새롭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솔직히 소개되는 위인들 역시 낯설기는 마찬가지 였다. <구운몽>의 저자 '김만중'과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로이다'로 시작하는 시조의 지은이 '양사언' 그리고 이름만큼은 친숙한 '이준경'을 제외한 '성간' '박일산' 그리고 '서성'은 너무도 생소하였다. 각각의 인물들을 소개하고, 어려움 속에서도 그들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했던 자애로운 어머니를 소개하고 있다. 또한 저자 '이은식'만의 독특한 역사 만나기, 즉 각각의 유택을 찾아나선 기행문을 통해, 그만의 역사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6명의 인물들 중에서 특히, '박일산'과 '양사언'의 어머니 이야기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책 속, 차례를 보면, '박비'라는 이름으로 소개되는 '박일산'은 '박팽년'의 손자다. 단종 복위 운동으로 멸문지화를 당한 사육신 가문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자손으로 얼마전에 읽은 <선비들의 위대한 여정>을 통해서도 만난 적이 있었지만, 한 번에 연결하지 못하고, 이야기를 읽는 도중에 생각이 나면서, 그 숨가팠던 생의 순간과 숨죽여 살았던 인고의 시간들이 다시 한 번 뇌리에 깊이 남았다. 또한 '서자' 태생인 양사언, 양사준, 양사기 삼형제의 신분의 굴레를 지우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밖에 없었던 '문화 유씨'의 삶, 그리고 그녀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았던 삼형제의 이야기는 스스로를 뒤돌아보게 한다.

 

 책을 읽다보며, 조선 시대, 여인들의 삶을 어떠했는지 생각하다 보면(<조선이 버린 여인들>을 통해 실감한 적이 있었으니, 안타까움과 처연함이 절로 느껴지는 삶이었다), <모정의 한국사>에 소개되는 어머니들의 삶은 마치 뗄레야 뗄 수 없는 '그림자'란 생각이 절로 들게 된다. 조선 시대 여인들의 삶을 생생하게 증언할 수 있는 기록은 거의 없다. 단편적인 삶, 사회적 틀 속에서 그네들의 고달픈 삶을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마찬가지다. 이 책 속에 소개되는 7분의 어머니들은 그들이 길러낸 아들들을 통해서만 그네들의 위대한 모정을 느낄 수 있을 뿐이니, 그 위대함 뒷면의 고달픔과 의연함이 정말 커다란 '그림자'로 인식되었다. 그림자일 수 밖에 없는 안타까움과 속상함에 반하여, 더 큰 사랑은 앞서지 않는 것임을, 뒷자리에서 묵묵히 큰 의지가 되는 것임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나의 부모님, 묵묵히 나를 지지하고 응원해주는 부모님을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책 속의 인물들만큼 희생하고 헌신하는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 그러면서 한 없이 부끄러운 마음을 느끼게 된다. 부끄럽지 않은 삶, 나의 삶이 부모님의 또 하나의 삶이며 지표라 생각하니,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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