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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0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투자론이나 부자론에 속하는 출판물이 많은 것이 최근의 세태이나 이 책은 특이하게도 [경제학]이라는 단어를 제목에 붙여 놓았다. 섹시한 제목이 출판물의 성공여부를 가름하는 최근의 트렌드와는 분명히 반대되는 반항이다. 이 책은 경제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경제 관련서가 아니라 투자서이다. 하지만 저자는 저자의 서문에서 밝혔든 쉽게 풀었는 최근의 출간 트렌드와 달리 곱씹어 생각할 수 있도록 가능하면 조금은 어렵게 책을 써 놓았다는 고백을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책의 두께도 무게도 최근의 트렌드와는 분명 다르다. 리더스북 출판사는 저자의 의도를 정확하게 읽고 반영하였다고 해도 좋겠다. 좋은 저자와 좋은 출판기획의 만남이라는 생각이 우선 든다.
부자의 철학과 부자경제학의 기본 원리인 1부와 2부의 4장까지는 저자가 투자론을 바라보는 시각이 일목요연하게 그리고 저자의 의도대로 곱씹어야 알 수 있을 정도의 어려움으로 설명하고 있다. 투자론과 경제학의 기본 정도는 이해하는 나로서도 정말 쉽게 매 페이지를 넘길 수 없을 정도로 기본적인 경제논리와 저자의 투자논리가 연결되어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야만 했다.
하지만 이 고비를 넘기게 되면 이후 과제를 읽어가는데 그리 어렵지 않다. 저자는 쉽게 읽히고 대강 결론을 마무리하는 그러한 선택대신에 조금은 어렵더라도 차분하게 설명하고 이후의 주장은 강하고 분명하게 드러내는 어려운 길을 택한 것이 분명하다. 덕분에 뒤로 갈수록 명료한 결론과 합리적인 설명으로 이해의 속도를 높일 수 있다.
3부의 부동산과 주식, 실물자산, 포트폴리오 구성 편등에서는 향후 10년간의 장기 트렌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다. 정확한 대세와 미래 전망을 자신있게 펼쳐 내고 있어서 머리 속이 훤해 지는 느낌이다.
한편 3부를 정리하면서 무엇인가 부족한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조금 더 설명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으나, 사실 이 책에서 조금 더를 원하는 독자라면 최소한 이론적으로는 투자 전문가의 길에 들어선 독자이리라. 다시 책을 들어 책 표지의 맨 위를 보면 "시골의사의 다시 쓰는 투자론 1편"이라는 조그마한 글씨가 눈에 들어온다. 리더스북은 시골의사의 2편 이후를 기획하고 있나보다.
시골의사라는 필명은 사실 내게는 낯설었다. 특이하게도 시골의사가 선택한 매체는 내가 선택하지 않은 매체와 정확하게 일치하여 시골의사의 유명세를 이 책을 통해서 나는 겨우 인지한 셈이다. 뒤늦은 감은 있지만 시골의사를 검색하니 그만의 공간이 눈에 들어 온다. 밀렸던 숙제를 할 수 있는 기회이자 이 책의 2편에서나 만날 이야기들을 미리 학습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저자의 필체나 기타 인생의 특이함 등은 이 책의 감상을 적다보니 더 언급하지 못했다. 이 역시 저자의 블로그에서 독자 스스로 판단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