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출간된 이영도 씨의 책 중 <폴라리스 랩소디>를 제외한
모든 책을 다 읽었는데 솔직히 말해 난 아직도 <드래곤라자>가 제일 재미있다.
그의 작품 중 가장 대중적이고 유쾌하고 가벼워서 그럴까.
<드래곤라자>에서도 그랬지만 그는 글 속에서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굉장히 뚜렷하고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편이다.
그래서일까. 그의 글은 점점 무거워지고 있다.
물론 <눈마새>나 <피마새>의 독특한 세계관이나 상상력은 대단하지만 말이다.
나는 가끔 <드래곤라자>의 유쾌함이 그리워진다.
이번 <그림자 자국>은 <드래곤라자>의 이루릴이 등장한다고 해서 내심 기대를 했는데
스토리는 둘째 치고 "~했답니다." "~했지요."식의 동화책같은 문체가 도통 적응이 안 된다.
'예언을 하지 않는 예언자'라는 건 꽤 재미있는 소재이긴 한데 말이다.
뭐, 자세한 평가는 책을 다 읽어봐야 할 수 있을 듯.

SF장르를 그렇게 좋아하진 않지만 관심은 있어서 가끔 보는데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을 넘나들며 범죄자를 잡는 경찰이라는 소재가 흥미 있어서 골랐다.
이 책 속에는 단편이 5편 실려 있는데 현재 3편을 본 상태.
1950년대부터 작가가 이 시리즈를 썼다고 하는데
이 시대의 '미국''남자' 작가가 쓴 대중소설을 보면 언제나 그렇듯
참 나와 맞지 않는 미국중심주의의 마초적인 세계관이 느껴진다.
이야기 자체는 재미있는데 말이다.
그래서 3편까지 읽고 살짝 짜증이 나서 덮어놓았다. 곧 마저 읽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