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질방에 가면 라커가 잘 잠겼는지 소지품은 잘 있는지

남들이 이상하게 볼만큼 몇번을 확인하고,

집을 나갈때도 가스 밸브를 잘 잠갔는지 수도는 잘 잠겼는지

방 콘센트는 뽑은 건지 몇번씩 확인하며 집을 빙빙 돌고...

나가도 가끔 내가 가스는 잠갔나 물은 잠갔나 걱정하고...

불안한 생각이 들면 멈출수가 없이 몇날 며칠을 깨어있는 내내 그 생각만 하고 그런게

계속되다보니까 이대로 살 수는 없어서 큰맘먹고 정신과에 갔다가 받아온 진단이다.

 

강박증과 우울증이 있어서...장기간의 약물치료가 필요하다고.

바로 필요한 용량의 약물을 투여하면 심하게 메스껍거나 해서...

3단계에 걸쳐서 약물의 용량을 올려야 한단다.

...3일 뒤에 오라고 하는데...그냥 그래서 우울하다.

약은 안전하다고 의사분이 몇번씩 당부를 하셨다.

단 효과가 나타나는데 2주 정도가 걸린다고...절대 끊지 말라고...

약을 잘 먹을 수 있을지 그게 걱정이다.

 

그동안도 서재에는 쭉 들어왔는데, 글을 쓸 여유도 다른분들과 교류할 여유도 없었다.

내가 이 지경이니까...타인에게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는거다.

 

가끔 타인이 내 말을 믿어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과연 의사가 내 말을 다 믿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이러면 안되는데. 그게 내 맘대로 되지 않는다. 위로가 필요한 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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