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가 넘어서 급히 집으로 가는데 갑자기 웬 남자가 말을 걸었다.
술에 취한 젊은 남자가 잠깐 시간을 내달라면서 자꾸 팔을 잡고, 손을 잡고,
내가 뿌리치고, 집에 가야한다면서 걸어가도 자꾸 쫓아와서 집에 꼭 가야하냐며
손을 잡고 팔을 잡고...지나가는 사람들이 내가 뿌리치는 걸 이상하게 봤지만
비명지를 용기가 안 났다.
그래서 막 걸어가는데 뒤에서 와서 손을 잡고 난리였다. 시간 좀 내달라고.
내가 일단 이걸 놓고 이야기하자고 하니 손을 놨다.
자기는 나쁜 의도가 아니라고 하는데 술냄새가 진동하고...
나는, 지금 이 시간에 여자를 붙잡고 이러면 나쁜 의도가 아니어도
나쁜 의도로 보인다고 했고, 지금 시간이 그런 시간이냐고 묻는 그 남자에게
한번만 더 쫓아오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하고 부리나케 왔다.
다행히 완전히 나쁜 놈은 아니어서, 하늘이 도운건지, 그 말이 먹혔다.
지금 있는 동네가 밤길에 돌아다녀도 괜찮은 동네였는데,
갈수록 세상이 험해지는 것 같아서 무섭다.
얼마 전에는, 생판 모르는 놈이 실실 웃으며 모텔 가자고 하지를 않나.;;;
(사람을 어떻게 보고 그러냐고 아주 질색 팔색을 했다.)
우리나라 치안이 좋다는 것도 남자들 한정이라는 생각이 이럴 때마다 든다.
그렇다고 또 여자가 밤길에 돌아다녀서 그렇다고 전근대적 발언을 할 분은 여기 없으리라 믿는다.
그런 말들, 그런 시선들때문에 우리나라가 성범죄의 왕국이 된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