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서재에 좀 멋있는 글을 쓰고 싶은데,
책도 통 눈에 들어오는 게 없고, 그래서 그런지 글도 잘 쓰여지지 않는다.
뭐 언제는 글을 잘 썼냐 하면 할 말은 없다만...
...한 때 열심히 글을 썼던 곳이 있었다. 지금은...탈퇴했지만.
거기서...위로도 많이 받았었지만, 상처도 참 많이 받았었다.
나를 실제로 한번 본 적도 없으며 내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본인들이 겪지 못한 일이라고,
내가 꾸며서 글을 쓴다고 거짓말쟁이로 몰아가며 인생이 소설이냐,
드라마냐고 비아냥댔었다.
그래서 참다 못한 내가, 나를 실제로 본 적도 없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고 확인해 볼 생각도 없으면, 알지도 못하는 걸 가지고,
남의 일이라고 쉽게 함부로 이야기하지 말라고,
원래 사람 살다 보면 드라마같은 일 몇번쯤은 일어나게 마련이라고,
대놓고 버럭하고 나서야, 그런 사람들이 거의 없어졌다. 뭐 완전히 없어지진 않더라.
그러다 2년 전이었나...
정말 힘든 일을 겪어서 글을 올렸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아주 감동적인 리플을 달아줬던 사람이,
뒤에 가서는 황당하다고 거짓말 같다는 이야기를 하는 걸 직접 봤다.
차라리, 그 리플을 안 보거나, 뒷담화 하는 것을 안 보았으면 좋았을 뻔 했다.
물론 누구나 뒷담화는 한번쯤은 하고 지금 이 글도 뒷담화지만,
나는 적어도 그 사람 앞에서 살랑거리고 뒤에서 다른 이야기 하는 비열한 짓은 하지 않는다.
그 다음 해에 그 사람을 실제로 모임에서 보았는데,
왜 모임에서도 그 게시판에서의 패기를 보여주시지,
황당한 여자에게 왜 그리 공손해 지셨는지, 아주 굽신거리고 난리가 아니더라.
눈빛은 떨떠름한 눈빛을 해 가지고...난 그래서 그 사람에게 아무말 하지 않았다.
나보다 열일곱살이나 많은 사람이 그러고 있으니, 인생이 불쌍해서,
내가 그 사이트에 그 사람이 한 짓을 알리지 않았다.
모니터 너머의 나는 만만했지만, 현실에서의 나는 만만치 않았나보다.
그러고 나서 시간이 좀 지나고 나니 그 사람이 나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난 연락하지 않았다.
미안하다는 말을 들어도 기분 나쁠 거 같고, 그게 아니라면 더 기분 나쁠 거 같아서.
난 그 사람에게서 미안하다는 말을 듣고싶은 게 아니었다.
그 사람이 미안하다고 스스로 느끼기를 원하는거지. 몇십년 후에라도,
자신이 한 짓을 부끄러워 했으면 좋겠다. 한번쯤은.
이게 계속 마음에 답답했는데 여기서 털어놓으니 맘이 조금 편하다.
...어쩌면 내가 힘든 건 내가 너무 무거워서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