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무엇
레자 달반드 지음, 김시형 옮김 / 분홍고래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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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매우 인상적인 그림책이다. 덩그러니 놓여 있는 검은 무엇의 그림자는 전혀 검지 않다. 왜 이것의 이름은 없을까? 검은색만 가지고 있는게 아닌데, 어째서 검은 무엇이라고만 불리는 걸까?

평화로운 숲 속에 검은 무엇이 나타나자 모두에게 난리가 났다. 표범은 자신의 무늬가 떨어졌다고 생각하고, 까마귀는 하늘의 조각이 떨어졌다고 믿는다. 여우도, 사슴도 부엉이도, 저마다 상상한대로 믿어버리고 두려워한다. 그리고 책이 끝날 때까지, 이 검은 무엇이 정말 무엇인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나에게 검은 무엇은 우리반 녀석을 떠올리게 했다. 재주도 많고 똑똑하고 야무진 녀석인데, 그 아이와 수업을 할 때면 저 검은 표면 밖에 보이지가 않는다. 수업 시간 내내 자기 마음대로 말하고 행동하는 모습을 보고, 오늘은 혼을 냈다. 이 아이의 부모님은 속상하시겠지, 이 아이는 재능도 많은데, 라고 생각하면서도 혼냈다. 야단 치기 전에 그 녀석의 오색 찬란한 그림자를 한 번 더 떠올릴 것을 그랬나 싶다. 그 아이에게는, 저 검은 무엇이 무엇으로 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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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 나의 첫 번째 한국사 2 : 삼국의 건국과 발전 - 열어 보는 플랩북 크레용하우스 한국사 그림책 2
정혜원 지음, 무돌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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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열려라! 나의 첫 번째 한국사> 1권에 이어서 2권도 읽게 되었다. 선사 시대를 다룬 1권에 이어 2권에서는 삼국의 건국과 발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고구려, 백제, 신라의 불교 전파와 왕권 강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번 편에서 제일 좋았던 것은 한국사에 많이 나오는 무덤들! 돌무지 무덤, 돌무지돌방무덤, 흙무지돌방무덤 들의 비교 그림을 보게 된 것이다. 아이들의 입장에서도 (특히 나도) 왜 도대체 무덤을 그렇게 다르게 만들었을까, 그냥 묻으면 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깨워줄 수 있는 좋은 자료였다.

특히 초등학교 교육과정에서 한국사는 5학년부터 6학년까지 배우게 된다. 배워야 할 양에 비하여 사실 턱없이 부족한 시수라고 생각한다. 이 재밌는 걸 나중에 배우는 것도 너무 아쉽고 말이다. 저학년 때는 이야기 식으로 한국사를 많이 접하게 하는 게 좋은데, 이 책은 이야기보다는 설명으로 되어 있어 중학년 이후에 읽는 게 더 맞을 것 같다.

이쯤 되니까, 전 시리즈에 대한 궁금증이 마구 솟아난다. 총 5권으로 되어 있다고 했는데, 다음은 고려일테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고려에 대해 어떤 그림들을 볼 수 있을지 기대된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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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밭에 숨은 보물 찾기 초등학생이 보는 지식정보그림책 21
박신영 지음 / 사계절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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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은 장미의 계절이라고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교정에 핀 장미들이 오지 않는 아이들을 반기고 있다. 이 책 또한 마찬가지이다. 아이들을 생각하며 신청한 책인데, 기다리던 아이들 대신 내가 열심히 읽고 있다.

<풀밭에 숨은 보물 찾기> 라는 제목처럼 누군가가 자연과 함께 놀다가 자꾸 무언가를 풀밭에 떨어뜨리고 만다. 아이들은 항상 그렇다. 어딘가 무언가에 집중을 하면 다른 것은 쉬이 잊는다. 나방 애벌레를 관찰하다가 가지고 왔던 장난감을 떨어뜨리기도 하고, 장미 안의 쌍살벌을 보다가 장미 속에 귀여운 인형 왕자님을 두고 온다. 애들 생각이 나서 웃음이 난다. 아마, 안데르센도 이런 아이들을 관찰하다가 <엄지공주>를 쓰지 않았을까 싶다.

세밀화 속에 숨겨진 자연의 보물을 찾는 것들은 그리 어렵지 않아서 저학년 아이들도 쉬이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책 읽어라 하면 진저리를 내는 ㅎㅎ 일부 아이들에게 숨은 그림 찾기는 어렵지 않은 책 읽기가 될테이니 말이다. 고학년이라고 모두가 긴 책을 읽어내는 것은 아니니, 이 책은 누구나에게 도움이 되는 그런 책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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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영 2020-07-25 22: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박신영입니다
엄지공주이야기는 정말 재미있네요
소중한 리뷰 감사합니다
 
감정의 법칙 - 십 대와 싸우지 않고 소통하는 기
손병일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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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로 할 일은 잘잘못을 따지지 않고 아이가 느끼고 있는 감정을 들어 주는 일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물론 '잘잘못을 따지지 않고'입니다.

두 번째로 할 일은 잘잘못을 따지지 않고 아이가 필요로 하는 욕구를 들어 주는 일입니다. 여기서도 핵심은 당연히 '잘잘못을 따지지 않고'입니다.

정말이지, 이 두 가지만 잘하면 됩니다."

손병일, 감정의 법칙 중



청소년과 관련된 모든 분들에게 좋은 책이 아닐까 싶다. 읽으면서 감탄하는 부분, 공감되는 부분, 적용해보아야 할 부분을 접다보니 반도 안 읽었는데도 책이 벌써 구깃구깃하다. 한 구절 한 구절 부모로서, 교사로서 생각하며 읽게 된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부분은 아이에게 분노 표현을 허락하지 않는 부모에 관한 사례였다. 바로 내가 그런 부모이기 때문이다. 학급에서 아이들이 화를 내면 차분히 들어주려고 하면서, 내 애가 화를 내면, 뭘 그런 거가지고 화를 내! 라고 더 큰 화로 아이를 겁먹게 하거나 인정하지 않았던 그런 부모가 나였다. 내가 뭘 잘못하는 줄도 모르고 애를 키웠었다.

어떤 이야기를 더 읽게 될 것인지, 내 교실과 가정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인지를 생각하며 더 읽어야겠다. 같은 교사로서 이렇게 좋은 책을 만드시는 분께 존경과 감사를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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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원 삼대
황석영 지음 / 창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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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의 책을 여지껏 읽어본 적 없다는 부끄러운 고백으로 가까스로 받게 된 책이다. 가제본이라고 해서, 그저 몇 장 들어 있는 책인줄 알았다. 소설이랑은 거리가 멀어 이걸 언제 다 읽지, 한숨으로 첫 장을 넘긴 책이다.

한 두 장은 한숨으로 넘어가는 줄 알았는데, 자꾸만 뒷이야기가 궁금해진다. 도대체 왜 '이진오'라는 사람은 그 꼭대기에 올라가서 투쟁을 하는 것인가. 자기 말마따나 회사측은 들은 척도 안하고 꿈쩍도 안한다면서. 이해할 수 없는 세상을 보고 있는 기분이다가도 이내 세상에 밝았던 등장인물들을 보며 안도했다. 나만 그런건 아닐거야, 라는 떠들기 께름칙한 고백 속에 말이다.

그냥 한 가족의 이야기를 일제시대에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들려줄 뿐인데, 나라는 인간은 이 책의 수많은 "이"씨 들 중에서 누구와 가장 닮아 있을까 자꾸만 고민하게 된다. 이백만인가, 주안댁인가 혹은 이철인가 일철인가, 아무래도 주안댁과 이철이는 아닐 성 싶다. 누군가의 인생이 더 낫다고 값어치를 매길 순 없겠지만, 어쩐지 철도원 삼대 중에 우리가 닮아가야 할 길이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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