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무엇
레자 달반드 지음, 김시형 옮김 / 분홍고래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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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매우 인상적인 그림책이다. 덩그러니 놓여 있는 검은 무엇의 그림자는 전혀 검지 않다. 왜 이것의 이름은 없을까? 검은색만 가지고 있는게 아닌데, 어째서 검은 무엇이라고만 불리는 걸까?

평화로운 숲 속에 검은 무엇이 나타나자 모두에게 난리가 났다. 표범은 자신의 무늬가 떨어졌다고 생각하고, 까마귀는 하늘의 조각이 떨어졌다고 믿는다. 여우도, 사슴도 부엉이도, 저마다 상상한대로 믿어버리고 두려워한다. 그리고 책이 끝날 때까지, 이 검은 무엇이 정말 무엇인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나에게 검은 무엇은 우리반 녀석을 떠올리게 했다. 재주도 많고 똑똑하고 야무진 녀석인데, 그 아이와 수업을 할 때면 저 검은 표면 밖에 보이지가 않는다. 수업 시간 내내 자기 마음대로 말하고 행동하는 모습을 보고, 오늘은 혼을 냈다. 이 아이의 부모님은 속상하시겠지, 이 아이는 재능도 많은데, 라고 생각하면서도 혼냈다. 야단 치기 전에 그 녀석의 오색 찬란한 그림자를 한 번 더 떠올릴 것을 그랬나 싶다. 그 아이에게는, 저 검은 무엇이 무엇으로 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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