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히 오랜만에 책을 사는 것 같아 확인해 보니 3월 5일에 책을 샀었다. 한 달 하고도 십일, 그다지 오래도 아니다.
최근에는 알라딘도 북플도 자주 하지 않아서 그렇게 느낀 모양이다. 해서 오랜만에 (충동적으로) 산 책들은 무엇인고 하니.

센스 앤 넌센스
개인적으로 제목이 넌센스다. 부제가 없으면 진화론에 관한 책인지도 모를 지경. 좀 더 허세로운 제목이면 좋았을지도. 예를 들자면 `진화론을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들을 위한 안내서`라든지. `거의 모든 것의 진화론`이라든지.
......그렇다 센스가 없는 건 바로 나다!!!
흠, 아무튼 이 책은 도서관에서 두 번 빌려 읽다가 줄을 그으며 읽고 싶은 마음을 도저히 참을 수 없어 구입. 이건 특급칭찬이야~ 누나가 색연필로 좀 쓰다듬어줄게~

치에코 씨의 소소한 행복3
주로 만화책은 이천원 `추첨` 마일리지를 얻기 위한 주문 금액 5만원 채우기 용으로 구입한다. 제목 만큼이나 소소한 내용이라 부담없이 읽으려고 구입. 근데 가격은 부담된다는 거. 9천원 이라는 거. 5만원 채우려다 6만원에 근접한다는 거. ㅋ
판형 좀 줄이고 질 나쁜 종이써도 되니까 만화책 가격 좀 낮추자는 거. 그게 내가 바라는 거.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줄여서 지대넓얕 현실세계편.
도서관에서 `어디보자~어디보자~이런 잡학 책 수준이 뻔하겠지. ㅋ` 하고 빌렸다가 `오 괜찮네`하고 구입하게 된 책.
`현실세계`편에서는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에 대한 얕은 지식을 전하는데, 개론서로서 매우 훌륭한 듯. 이렇게 애매하게 말하는 이유는 내가 위의 주제들에 대해 뭐라 평할 수준이 못 되기 때문이다. 뭘 알아야 평을 하지.
그러나 읽으면서 `오오 그런거야? 나 뭔가 좀 알게 된 것 같아!` 라는 택도없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걸 봐서는 개론서로서는 훌륭한 것 같다.

코스모스 보급판
네, 열쇠고리가 탐나서 샀습니다. 100%충동구매입니다.
그, 그렇지만 이건 양서라구요! 과학고전이라구요! 게다가 관상용 양장판에 욕심 안 부리고 보급판 샀다구요! 전 나름 합리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네? 집에 있는 `위대한 설계`에 쌓인 먼지나 좀 닦으라구요?
......뜨끔
뭐, 언젠간 읽겠죠. 의외로 재미있을지도. 문장이 훌륭하다고 유시민씨가 그랬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유시민씨같은 지식인이 아니라는 게 문제지만.

아 참. 요번에 과학도서 사면 주는 여성과학자 나무 자 말인데요. 제가 남성과학자 나무 자가 없어서 (아마 다들 그걸 선택하신 모양인데,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걸 선택하긴 했습니다만, 그 일러스트는 좀 너무한 거 아닙니까? 셜리 잭슨 소설 삽화로 넣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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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p 새의 하나짜리 원뿔 세포는 빨강, 초록, 파랑, 자외선의 세 가지 종류가 있다.
-네 가지 아닌가?

57p 짐작했겠지만, 오른쪽 눈을 뜨고 자는 새는 뇌의 좌반구가 휴식을 취한다(오른쪽 눈으로 들어오는 정보는 좌반구에서 처리하고 왼쪽 눈으로 들어오는 정보는 우반구에서 처리하기 때문이다).
-오른쪽 눈을 뜨고 있다면 좌반구가 정보를 처리하고 있다는 뜻인데, 이 경우 우반구가 휴식을 취하는 것 아닌가? 이건 내가 모르는 다른 매커니즘이 있는 걸지도.

70p 줄리오 카세리우스(1552?~1616)는 1660년에 파이크(강꼬치고기)의 속귀에서 반고리관을 발견했으며 새(기러기)의 가운데귀에 뼈가(셋이 아니라) 하나밖에 없음을 알아냈다.
-1616년에 사망한 인물이 1660년에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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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번주 초, 토요일에 집 근처 건물에서 프리마켓이 열린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구경은 가고 싶은데 혼자는 좀 민망할 것 같아 동생을 꼬셨다. 그런데 동생은 토욜엔 약속이 있다며 동행을 매몰차게 거부.
그리하여 토요일인 오늘, 혼자라도 가볼까 어쩔까 분위기를 보려고 퇴근 후 그 앞을 어슬렁, 기웃 거렸으나 판매자들이 먹이를 노리는 맹수처럼 주시하기에 관심없는척 서둘러 도망쳤다.
혼란한 마음을 추스르려 빵집에서 빵을 사고 도서관에서 책을 빌린 후 집으로 돌아오니 동생이 떡진 머리를 하고 퀭한 눈으로 롤챔 재방송을 시청 중이다. 어제 새벽, 알바를 마치고 돌아온 동생은 밤새 구토를 하며 앓아 누웠었다. 오전에 병원에 갔더니 급체라고 했던 모양이다. 약속도 취소하고 집에서 요양중이던 동생을 꼬셔 사람꼴로 만든 뒤 같이 프리마켓이 열리는 건물로 향했다.
판매하는 물건은 여느 프리마켓과 같았다. 소이캔들, 장신구, 도자기, 방향제, 마카롱 등등.
손님이 별로없어 맘편히 구경하기 힘든 와중에 맘에 드는 팔찌를 하나 구입하고 옥상에서 꼬치구이를 먹다보니 어느새 손님이 늘어 건물이 복작거리기 시작했다.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가 어슬렁 어슬렁 맘편히 구경 시작! 그러다 보니 아깐 서둘러 지나친 외국인 언니가 파는 머핀과 파이가 눈에 들어온다. (영어가 두려워서 서둘러 지나친 거 아님! 진짜임!)
사실 난 퍽퍽하고 밀가루 맛이 많이나서 머핀을 안 좋아한다. 일주일에 두 세번은 빵을 사먹지만, 머핀은 돈 주고 사먹은 적이 없을정도다. 외국인 언니가 다른 손님과 대화하는 틈을 노려 시식용으로 놔둔 딸기 머핀 한 조각을 슬쩍 먹었다. 먹는 순간 33년 경력의 빵순이 센서가 외쳤다.
어머, 이건 사야해!
한 조각만 먹고도 알 수 있었다 이것이야말로 내 머핀관을 바꾸어줄 환상의 머핀이라는 것을! 이것이 본토의 맛이란 말인가! 얼마나 맛이 있었냐면 영어로 ˝디스 원, 투 플리즈!(이거 두개 주세요를 말하고 싶었음. ^^;)˝라고 주문할 정도로, 계산이 끝나고 ˝땡큐! 헤브 어 나이스데이!˝ 라고 외칠 정도로 맛있었다.
집으로 돌아와 tv를 보며 딸기 머핀을 한입 가득 베어 물었다. 상큼한 딸기향! 버터를 가득 품은 밀가루는 촉촉하면서도 꽉찬 딸기 씨가 톡톡 씹히고, 안에 숨겨져 있던 크림치즈가 곳곳에 박혀있는 딸기 과육과 어우러져 환상의 맛을 자아냈다.
급체라 빵을 먹으면 안 되는 동생이 도저히 못 참겠다며 한 입 먹더니 눈빛이 변해 달려들었다. 이건 완전 마약이라면서. 어디가면 또 살 수 있냐며 당장 빵 포장상자 바닥에 적힌 전화번호에 전화할 기세였다. 그건 빵 포장상자를 만든 회사 전화번호라고 내가 말리지만 않았어도 정말 전화를 걸었을지도 모른다.
아, 정말 만족스러운 머핀의 날이었다. 살면서 이런 머핀을 만날 줄이야! 머핀 언니!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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똠방 2016-02-17 0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글로만 들어도 정말 맛보고 싶습니다 ㅜㅜㅜㅜ으으

유도링 2016-02-17 07:34   좋아요 0 | URL
그 다음에 또 마켓이 열려서 가봤는데 그 언니가 없었어요 ㅠㅠ 이제 다시는 먹을 수 없겠죠
 

1. 수학의 파노라마
그리 큰 기대를 안했는데 완전 내 스타일! 수학의 역사에 대한 백과사전! 풀컬러! 어렸을 때 큰아버지 댁 책장에서 까치발로 꺼내어 읽던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이 생각난다. 조만간 구입예정.

2. 책에도 수컷과 암컷이 있습니다.
요즘 열심히 홍보중인지 눈에 띈 일본 소설. 미스터리가 아닌 일본소설은 오랜만인데, 첫 장을 잠깐 살펴보니 괜찮은 것 같다. 내일 산책길에 끌고나가 카페에서 진득하게 대화를 나눠 볼 예정.

3. 눈사자와 여름
작가의 다른 작품인 `얼음나무숲`을 도서관에서 빌려 꽤 인상깊게 읽었는데, 결말이 마음에 안 들어 구입은 하지 않았다. 이 책은 미스터리라기에 흥미가 생겨 도서관에 비치희망도서 신청 후 대출. 읽고 마음에 들면 구입 할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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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부터 읽기 시작! 저자서문을 펄쳐들고, 노란 색연필을 척 쥐고, 읽기 시작하자마자 드는 생각은
눈부셔요.
광택지라 눈부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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