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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명품 - 사람이 명품이 되어가는 가장 고귀한 길
임하연 지음 / 블레어하우스 / 2026년 1월
평점 :

<인간명품> | 임하연 저 | 블레어하우스 | 서평
명품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임하연의 <인간명품>은 이 간단한 문장을 실존의 깊이로 밀어붙인다. 화려한 브랜드가 아니라, 시간과 태도로 빚어진 인간의 품격이야말로 진짜 명품이라는 선언이다. 저자는 물질이 아닌 사람, 스펙이 아닌 내면, 유행이 아닌 지속이라는 축 위에서 인간이 스스로를 다듬어가는 다섯 단계의 길을 보여준다 — 고유함, 탁월함, 역사와 스토리, 심미안, 그리고 영향력.
첫 장 <고유함>은 “나는 어디서 왔는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누군가는 태생적 조건을 부끄러워하지만, 저자는 그것을 인간의 결로 본다. “가장 고귀한 것은 가장 초라한 곳에서 태어난다”는 문장은, 한 사람의 삶이 환경을 넘어서는 방식으로 존엄을 증명할 수 있음을 말한다. 인간명품은 결함 없는 존재가 아니라, 결함을 품고도 빛을 내는 존재다.
<탁월함>의 장에서 저자는 시간의 시험을 견디는 사람만이 걸작이 된다고 말한다. 즉각적인 성취나 유행의 파도에 흔들리지 않는 삶, 속도보다 깊이를 선택한 태도가 곧 명품의 조건이다. 여기에 “속물적 언어에 물들지 않는 용기”가 더해진다. 단순히 남보다 뛰어나려는 경쟁심이 아니라, 세상의 소음 속에서도 자신의 내면의 음성을 지켜내는 품격 말이다.
세 번째 장 <역사와 스토리>는 인간을 하나의 서사로 바라본다. 우리는 물려받은 유산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스스로 써 내려가는 이야기, 실패와 회복의 흔적이 곧 한 사람의 내면 자본이 된다. 저자가 말하는 <상속자 정신>은 유산을 소비하는 태도가 아니라, 받은 것을 더 깊이 있게 변주하여 다시 세상에 돌려주는 태도에 가깝다.
<심미안>에선 명품의 기준이 완전히 전복된다. 외형적 아름다움이 아니라, 오래 남는 가치와 눈에 보이지 않는 선(善)을 보는 안목이야말로 인간명품의 본질이다. 이는 철저히 내면의 훈련을 요구한다. 유행을 좇는 대신, 세상의 소음 속에서 미세한 아름다움을 감지할 줄 아는 감각. 저자는 그 감각을 “삶을 향한 경건한 시선”이라 부른다.
마지막 <영향력>은 이 책의 완결이다. 인간명품은 자기만을 빛내는 존재가 아니라, 타인을 일으켜 세우는 존재다. 내 삶이 누군가의 유산이 되고, 내 시간이 누군가의 배경이 될 때, 비로소 한 인간은 걸작으로 완성된다. 저자는 “명품은 소유되는 것이 아니라 전해지는 것이다”라고 쓴다. 이 말은 오늘날 성공과 자아실현을 좇는 세속적 언어를 조용히 해체한다.
이 책의 문체는 철학적이지만 지나치게 추상적이지 않다. 짧은 문장과 긴 여운으로 구성된 문단들은 마치 한 벌의 수제 옷처럼 단정하다. 그 안엔 작가가 인간을 향한 존중과 경외를 함께 바느질하듯 꿰어넣었다. 인간의 고유한 품격을 ‘상품’이 아닌 ‘서사’로 복권시킨다는 점에서, 이 책은 단순한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인간학에 가까운 성찰서로 읽힌다.
읽는 동안 묘하게도 ‘정직하게 늙어가는 법’이라는 주제가 겹쳐졌다. 결국 인간명품이란 젊음의 완벽함이 아니라, 시간의 흔적이 아름다움이 되는 상태 아닐까. 화려한 패션 대신 한 벌의 린넨 셔츠처럼 오래 입어도 질리지 않는 존재, 그것이 저자가 그리는 인간의 초상이다.
<인간명품>은 우리 각자의 일터와 관계, 일상 속에서 ‘품격’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하루를 대하는 태도, 타인을 대하는 눈빛, 실패 앞에서의 자세가 모두 명품의 재료임을 상기시킨다. 결국 이 책은 묻는다.
“당신은 어떤 흔적으로 남고 싶은가?”
그 질문 앞에서 우리는 모두 잠시 멈추게 된다. 그리고 천천히, 자기만의 길을 다시 고쳐 걷게 된다.
상속자의 정신은 받은 것을 다시 빚어 세상에 건네는 사람의 자세를 말하고,
상속자본은 돈으로 환산되지 않는 인간의 유산, 삶을 배우고 소화하고 전해주는 내면의 축적이라고 이해를 했다. 사실 매우 유익한 독서였다. 흙수저로 태어나서 부모에게 물려받은 것이 없이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너무나 많은 상속자본을 물려받았다. 성실근면함, 인내, 끈기로 어려운 시대를 살아내신 그 정신을 이어받아 나 역시 힘겨운 시절을 견뎌내며 공부하고, 독서하고, 좋은 생각들을 부모에게 받아서 세상 사람들에게 나눔을 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