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보지 못한 국민들
함윤호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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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보지 못한 국민


한윤호 지음 | 인물과 사상사



이 책은 제목 그대로, ‘국가의 시선에서 벗어난 사람들을 따라가는 기록이다. 흔히 국가 정책이나 사회 시스템의 중심에 기준 시민이 있다고 한다면, 이 책은 그 기준안에 포함되지 못해 보이지 않게 된 사람들즉 사회의 가장자리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목소리를 차분히 비춘다.

 

한윤호 작가는 르포 형식과 인터뷰, 그리고 사건의 맥락 설명을 섞어가며, 우리가 일상에서 잘 보지 못했던 사람들의 삶을 독자에게 조심스럽게 건네준다. 그들은 장애인일 수도 있고, 이주노동자일 수도 있고, 공장에서 구조적으로 위험을 떠안는 청년 노동자일 수도 있다. 공공의 혜택에서 놓인 사람들, 안전망 밖에 서 있는 사람들, 사회적 그늘로 분류되지만, 사실은 국가의 가장 큰 책임이 닿아야 할 이들이다.

 

저자는 단순히 불쌍하다라는 감정을 유도하지 않는다. 왜 구조적으로 보이지 않게 되었는지, 행정은 무엇을 놓쳤는지, 국가가 어떤 시선으로 이들을 바라보았으며 그 시선이 어떻게 배제의 형태를 만들어냈는지 차분히 분석한다. 동시에, 당사자들의 목소리와 경험을 구체적으로 담아, 독자가 국가란 무엇인가?”, “복지와 안전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떠올리도록 만든다.

 

책은 한 사람의 개인적 비극이 사실은 사회 구조의 빈틈에서 비롯된 것임을 반복적으로 보여준다. 그래서 더 읽기 어렵고, 그래서 더 소중하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 마음 한구석이 오래도록 불편하게 남았다. 그런데 그 불편함이 바로 내가 이 책을 계속 떠올리게 만드는 힘이 되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국가의 역할이란 말이 얼마나 추상적으로 소비되는지, 그리고 그 추상 뒤에서 실제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를 새삼 실감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너무 평범해서 더 마음이 아프다. 내가 아는 이웃, 지나쳤던 가게 직원, 버스에서 마주쳤던 누군가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 평범한 사람들이 시스템의 빈틈에 떨어져, ‘보이지 않는 국민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이 더 크게 와닿았다.

 

읽다 보면 스스로 이런 질문을 하게 된다.
나는 저들을 본 적이 있었던가?”
국가는 왜 이들을 보지 못했을까?”
혹시 나도 외면하는 데 한몫한 건 아닐까?”

 

특히 저자의 서술 방식이 감정 과잉도 아니고, 냉정하게 거리를 두지 않아서 좋다. 담담하지만 깊고, 차분하지만 명확하다.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존중하면서 동시에 구조적 문제도 분명하게 짚는다. 그래서 독자가 판단할 여지를 충분히 남겨둔다. 과하지 않은 울림이 오히려 오래 지속되는 느낌이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사회의 약자나 소외된 사람들에 대해 동정이 아니라 구조적 질문을 던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개인의 의지나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사회의 설계 자체가 누군가에게는 너무 기울어져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장애인이 이동권을 요구하는 일을 많은 사람이 민원으로만 볼 때, 작가는 그것이 사실은 시민권의 문제, 존재를 인정받기 위한 최소한의 권리라는 점을 일깨워 준다. 또 이주노동자나 청년 노동자의 처지를 설명할 때 단순한 사건 기록이 아니라, 그 배경에 깔린 정책, 고용 구조, 사회 인식까지 함께 들여다본다.

 

읽으면서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새롭게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국가는 거대한 건물도 아니고 추상적인 법조문도 아니다. 결국 국가가 보지 못한 국민들을 향해 시선을 돌리는 순간부터 국가다워지는 것 아닐까 싶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이 누군가에게는 불편할 수 있지만 더 많은 사람이 읽었으면 좋겠다. 특히 정책을 만드는 사람이 읽는다면 더 좋겠다. 그러나 사실 우리 같은 시민들이 먼저 읽어야 한다. 그래야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책장을 덮고 나면 마음이 조금 무겁다. 그러나 동시에 내가 무엇을 바꿀 수 있을까라는 작은 의지가 생긴다.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아주 작은 행동이라도, 최소한 무관심의 벽을 조금씩 허무는 일이라도. 그 감정이 이 책의 진짜 힘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생활에서 무엇인가 작은 것이라도 행동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보는 새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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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내 마음을 모를 때, 불교심리학 - 생각과 감정에 더 이상 속지 않는 보만 스님의 마음 사용법
보만 지음 / 불광출판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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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내 마음을 모를 때, 불교심리학

>>

보만 스님이 저자이신 이 책은 인간 마음의 미묘한 움직임을 불교 심리학이라는 렌즈로 풀어낸 탐구서다. 저자는 우리의 고통이 어디에서 오며, 왜 반복되는지, 왜 늘 같은 감정 패턴에 걸려 넘어지는지를 불교의 핵심 개념특히 연기(緣起), 무상(無常), 집착(執着), 마음챙김(正念)을 바탕으로 섬세하게 해부한다.

 

이 책의 중심 메시지는 단순하다.
고통은 피하려 해서 없어지지 않는다. 알아차릴 때 비로소 변한다.”

저자는 우리가 자신의 마음을 모르는 이유를 감정의 자동반응 시스템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불쾌한 감정은 즉시 회피하고, 원하는 감정만 붙잡으려는 습관적 반응이 마음을 흐리고, 결국 자신조차 이해할 수 없는 괴로움에 빠지게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다음과 같은 구조로 마음의 작동 원리를 풀어낸다.

# 마음은 어떻게 고통을 만들어내는가

분노, 질투, 두려움, 불안 같은 감정들은 외부 사건 때문에 생기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내면의 의미부여 과정에서 발생한다.
불교 심리학은 이 과정을 오염된 지각(번뇌)’이라 부른다.

# 나도 모르게 반복되는 감정의 덫

감정은 사라지지 않고 기억된 방식으로 계속 재생된다.
과거의 상처를 현재의 사람에게 투사하는 이유, 관계에서 같은 패턴을 반복하는 이유를 스님은 임상심리학적 해석과 함께 설명한다.

# 마음을 치유하는 불교적 접근

마음을 억누르거나 고치려 하는 대신, 잘 알아차리고 그대로 두는 것을 중심으로 한다.
명상, 호흡 관찰, 감정 라벨링, -감정 연결 알아차림 등이 자세히 제시된다.

# 관계 속에서의 괴로움

타인을 바꾸려는 욕망에서 번뇌가 생긴다는 점, 그리고 마음챙김이 관계의 패턴을 전환시키는 과정을 실제 사례로 보여준다.
상대는 내 감정을 해결해주는 사람이 아니다.”
이 단순한 문장이 얼마나 큰 자유를 주는지 독자가 자연스럽게 체감하도록 한다.

 

<내 마음은 안 보일 뿐, 사라지지 않는다>

보만 스님의 <<나도 내 마음을 모를 때 불교심리학>>은 단순한 심리 치유서가 아니라, <마음을 바라보는 방식 자체를 바꾸어주는 책>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가슴에 와닿았던 것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감정의 폭풍이 사실은 폭풍이 아니라 <내가 붙잡고 있는 것들의 흔들림>이라는 사실이다.

책은 우리의 고통이 특별해서가 아니라, 내가 나를 모르는 순간에 생겨난다고 말한다.
이 진술은 냉혹하지만 동시에 굉장히 따뜻하다. 내 마음 상태를 알아차림은 누구나 배울 수 있는 기술이고, 마음은 훈련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감정을 다루는 방법에 접근할 때 스님이 보여주는 태도였다.
감정을 없애라, 긍정적으로 바꿔라같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감정은 몸의 언어이고, 사라지지 않으며, 다만 이해받고 싶어 한다>는 점을 차분히 일러준다.

이 책에서 말하는 명상은 초월적 경험이 아니라 현실을 정확하게 보는 연습이다.
내 감정이 올라오는 순간을 빠르게 붙잡아 왜 이렇게 느꼈을까를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감정을 잠시 머물게 해주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이 부분이 기존 심리서와 차이를 만드는 지점이다.

또한 관계를 다룬 장에서는 마음이 얼마나 쉽게 오해의 구조를 만들어내는지,
어떤 말을 들으면 자동적으로 기억 속 과거와 연결되는지,
타인의 말투 하나에 지나치게 반응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불교적 사유로 매우 명확히 설명한다.

읽고 나면 묘하게 가벼워진다.
문제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문제를 바라보는 내 시선이 조금은 부드러워졌기 때문이다.
마음이란 결국 해결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이해해야 할 존재임을 이 책은 일깨워준다.

 

 

<이 책을 읽고 얻은 가장 중요한 문장들>

# “감정은 적이 아니라, 나를 부르는 신호다.”

# “알아차림은 고통을 제거하는 기술이 아니라, 고통의 정체를 밝히는 빛이다.”

# “내 마음을 모르는 순간, 관계는 흔들리기 시작한다.”

# “감정에 굴복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과 함께 숨 쉬는 법을 배워라.”

 

결론

<<나도 내 마음을 모를 때>>는 마음의 구조를 이해하고 싶어 하는 모든 사람에게 단순한 치유를 넘어 지적인 해설과 실천적 방법까지아우르는 책이다. 불교 심리학의 어려운 개념을 일상 언어로 풀어내어, 누구나 자신의 마음이라는 숲에 길을 낼 수 있도록 돕는다고요하지만 단단한 사유가 필요할 때, 감정이 이유 없이 흔들릴 때스스로를 이해하고 싶은 사람이 손에 들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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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디아스포라 - 이민 선조들의 나라찾기 이야기
차만재 지음, 김문섭 옮김 / 인물과사상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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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디아스포라>>는 미국 서부, 특히 캘리포니아 지역으로 이주한 다양한 집단의 역사적 흐름과 사상적 변화를 다룬 책이다. 저자는 디아스포라를 단순한 해외 이주가 아니라 사회·문화·정치적 맥락 속에서 재해석되는 정체성의 역사로 본다.

 

책은 크게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 개인의 삶을 바꾼 이주의 동기

경제적 이유, 전쟁, 정치적 박해, 가족 이민 등 각 집단이 어떤 구조 속에서 이동했고, 그 이동이 어떤 심리적·문화적 변화를 일으켰는지를 실증 사례로 풀어낸다.

# 캘리포니아라는 공간의 특수성

상업·기술·자유주의가 혼재된 공간 다문화 사회가 탄생하며 겪은 갈등과 융합의 과정을 보여준다. 이 공간에서 디아스포라의 정체성이 독자적으로 재구성되는 과정을 역사적으로 추적한다.

# 인물과 사상사

이민자 공동체 형성에 기여한 운동가, 지식인, 예술가 등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그들의 사상·행동·저항이 오늘날의 다문화 사회 형성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분석한다.

 

결국 이 책은 디아스포라를 움직이는 구조, 이동의 역사, 그 속에서 만들어진 사상적 지형도를 통합적으로 보여주는 역사·문화 연구서다.

 

<<캘리포니아 디아스포라>>는 캘리포니아라는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다양한 디아스포라 공동체의 역사, 문화, 사상적 흐름을 입체적으로 다룬 연구서이다. 이 책이 흥미로운 이유는, 이주라는 행위를 단순히 물리적 이동으로 보지 않고, 그 과정에서 생성되는 정체성의 변화, 사회적 갈등, 문화적 재구성까지 함께 추적한다는 점이다. 저자는 디아스포라를 확대된 시각에서 바라본다. , 고향을 떠나 새로운 삶을 꾸리며 문화적 혼종을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주가 개인에게만이 아니라 그 사회 전체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 내는지 조명한다.

 

책의 서술 방식은 사람과 사건을 중심에 둔다. 역사적 사실을 단순히 나열하는 대신, 이민자 개인이 어떤 정신적, 사회적 긴장을 겪었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예를 들어, 경제적 이유로 이주한 사람들, 정치적 박해를 피해 온 사람들, 새로운 기회를 찾으려 바다를 건넌 사람들 등 각기 다른 이주 동기가 교차한다. 이들의 경험은 캘리포니아라는 공간과 맞물리며 새로운 의미를 획득한다. 이 지역은 미국 내에서도 다문화적 실험의 장이 되어왔기 때문에,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충돌하고 뒤섞이는 과정이 특히 선명하게 드러난다. 저자는 이러한 맥락 속에서 공동체가 어떻게 형성되고, 갈등이 어떤 방식으로 해소되며, 나아가 새로운 사상이나 운동이 어떻게 태동했는지를 치밀하게 설명한다.

 

이 책의 또 다른 강점은 사상사적인 접근이다. 유명 인물이나 지도자만을 조명하는 것이 아니라, 디아스포라 공동체 내부에서 변화를 촉발한 다양한 행위자들을 폭넓게 다룬다. 지식인, 예술가, 노동자, 지역 활동가 등 다양한 층위의 인물들이 사회적 움직임 속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했는지 살펴보는 과정은 책의 깊이를 더한다. 특히 개인적 체험과 집단적 서사가 평행하게 놓이며 서로를 비춰주는 구조는 시간적·공간적 맥락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이 책의 학술적 성격은 분명하다. 사례와 사료 분석이 풍부한 만큼 정보량이 많아 일반 독자에게는 일부 장이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특히 사상사 영역의 설명은 개념적 깊이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디아스포라 연구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에게는 진입 장벽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무게감은 오히려 책의 장점으로도 작용한다. 단순한 이민 서사에서 벗어나 문화의 이동과 변형 과정을 구조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이다.

 

종합하자면 <<캘리포니아 디아스포라>>는 캘리포니아 지역 이민사를 통해 디아스포라라는 개념을 새롭게 조명하는 탄탄한 연구서이다. 저자가 보여주는 다양한 인물과 사건의 조합은, 한 지역의 역사를 넘어 오늘날 글로벌 시대의 정체성 문제까지도 확장해 생각하게 한다. 이 책은 디아스포라 연구, 미국 이민사, 문화사, 사상사에 관심 있는 독자에게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으며, 이주와 정체성을 바라보는 시각을 한층 더 넓혀준다.

 

무엇보다도 유럽계 관점 중심으로 쓰여지던 이민사에 있어서, 차민재 저자님의 저서 <캘리포니아 디아스포>는 한국 이미사로서 커다란 의미가 있다. 책을 읽는 내내 조상님들을 다시 한 번 존경하는 마음이 생겼다. 한국이 일제 강점기 36년을 겪는 동안, 타국에서 독립운동의 공동 관심사로 목표를 두고 연대해서 함께 노력하셨을 조상들께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인다.

 

독립운동을 강력히 지원하면서, 조국과 연결된 끈을 놓지 않고, 일 하는 내내 저임금에 시달리며, 일터와 공공 장소에서 차별을 감내하며 미국 역사에도 일조를 했던 그들, 성실히 세금을 내고 자녀교육을 시키며, 두 차례 세계대전에 미국 국채를 샀고, 자녀들은 미국을 위해 참전을 하기도 하면서 미국 역사에도 일조를 했단다. 정말 이 책에 나오는 캘리포니아 한인들은 위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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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소한 갈등
민현기 지음 / Book Insight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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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소한 갈등

 

민현기 작가의 <아주 사소한 갈등>은 일상 속에서 쉽게 지나치기 쉬운 작은 갈등들의 구조와 심리적 작동 원리를 탐구하는 책이다. 사소한 말투의 변화, 미묘한 감정의 충돌, 오해의 순간, 기대의 차이 등 대부분의 관계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작은 균열이 실제로는 관계의 본질을 드러내는 중요한 단서임을 강조한다. 이러한 사소한 갈등이 단순한 잡음이 아니라, 개인의 감정 습관, 가치관, 애착 방식, 과거 경험의 잔흔 등과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저자는 갈등을 피하거나 무시하는 태도보다, 갈등이 어떻게 발생하고 어떤 감정 구조를 건드리는지 인식하는 것이 관계를 성숙하게 만드는 핵심이라고 말한다. 이 책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은 축으로 구성된다.

 

사소한 갈등의 기원 : 오해, 기대 불일치, 감정 단서, 과거 경험의 반응 패턴을 분석한다. 감정이 기억을 방해하는 심리 : 역행간섭, 감정의 편향, 방어기제 등이 갈등을 확대시키는 과정을 설명한다. 관계 속 흔히 등장하는 작은 충돌들 : 가족·연인·동료·친구 관계에서 반복되는 패턴을 짚는다. 성숙한 감정 다루기 : 갈등을 해결의 대상이 아닌 이해의 통로로 바라봐야 한다는 관점을 제시한다. 갈등을 통해 자신을 이해하는 법 : 자기 인식, 감정 리터러시, 공감 능력 강화 등 삶의 전반에 적용 가능한 방법을 탐구한다.

 

이 책은 일상의 사소한 틈에서 인간 심리를 읽어내는 데 초점을 맞춘 심리 탐구서라 할 수 있다. <아주 사소한 갈등>은 관계를 흔드는 요인이 반드시 큰 사건이나 갈등만은 아니라는 점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책이다. 오히려 인간의 마음을 가장 크게 움직이는 것은 작은 오해, 사소한 말투 변화, 순간적인 서운함처럼 미세한 감정 신호라는 사실을 설득력 있게 드러낸다. 이 책의 강점은 <사소한 갈등>이라는 주제를 단순히 경험적 관찰로 설명하지 않고, 기억 심리, 감정의 편향, 역행간섭, 방어기제 등 심리학적 개념을 기반으로 촘촘히 분석했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감정이 과거의 관계 기억을 덮어쓰는 역행간섭 현상을 통해 왜 작은 오해가 전체 관계를 순간적으로 뒤흔드는지 명확하게 해석한다. 이는 인간관계의 불안정성과 감정의 변동성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책은 갈등을 해결해야 할 문제로 보지 않는다. 대신 갈등을 통해 서로의 가치관, 기대, 감정 구조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관점은 갈등을 두려움의 대상으로 보던 기존 태도에서 벗어나, 관계를 성숙하게 확장시키는 방향으로 시선을 전환하도록 돕는다.

 

또한 사소한 갈등이 발생하는 순간의 감정과 반응을 섬세하게 묘사하면서, 독자가 자신의 감정 패턴을 자연스럽게 되돌아보도록 유도한다. 감정의 속도와 강도, 말투의 온도, 기억의 왜곡 등이 관계에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이해하면 일상에서 불필요한 충돌을 줄이고, 더 안정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분명하게 전달된다. 결과적으로 이 책은 작은 갈등을 단순한 불편함으로 치부하지 않고, 인간 심리의 핵심이 드러나는 중요한 지점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통찰을 제공한다. 관계를 다루는 모든 이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며, 감정과 기억, 소통 방식의 미세한 차이를 이해하고자 하는 독자에게 특히 유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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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로 읽는다 불가사의 중동 이슬람 지식도감 지도로 읽는다
미야자키 마사카츠 지음, 안혜은 옮김 / 이다미디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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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의 중동 이슬람 지식도감

 

이 책은 첫째 중동·이슬람 문명의 역사적 기반 소개한다메소포타미아, 페르시아, 아라비아 반도의 고대문명부터 이슬람 제국의 탄생까지 굵직한 흐름을 그림·사진 중심으로 정리한다. 무함마드의 생애, 꾸란 형성 과정, 수니파·시아파의 차이 등 기본 개념을 알기 쉽게 도해로 설명한다.

 

둘째 이슬람권의 건축·예술·과학 기술, 모스크 구조, 돔 건축, 아라베스크 문양 등 시각적 요소가 풍부함을 이야기하고, 이슬람 천문학, 의학, 수학(특히 아라비아 숫자와 대수학의 발전)도 간략히 짚는다.

 

셋째 중동 지역 국가별 문화 배경으로터키, 이란, 사우디, 이집트 등 지역별 특징을 그림백과식으로 제시한다. 음식·의상·관습·축제 등 일상생활의 문화도 함께 다루어 처음 접하는 측면의 이해를 돕는다.

 

넷째 현대 중동이 안고 있는 문제들로석유산업, 종교·정치 갈등, 팔레스타인 문제 같은 이슈를 짤막한 코너로 설명한다. 다만 기초 정보 차원에서 정리된 수준으로 이해하면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입문자로서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어 좋았다시각 자료 중심 구성은 <지식도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도해·지도·사진이 풍부해서 낯설고 생소한 부분들도 처음 접하는 나에게 부담 없이 읽히었다. 복잡한 중동사와 이슬람 개념을 그림으로 단순화해서 설명할 때 정말 부담 없이 재미있게 읽었다.

 

또 처음 중동에 대해 입문하는 내겐 친화적 서술이라난이도를 낮춘 개념 설명, 핵심만 뽑은 정리 방식이 술술 읽히었다.

중동 문화를 처음 알아보려는 나에게 맞춤 눈높이였다.

 

문화·예술을 균형 있게 다루었다종교만 강조하지 않고 음식, 의복, 건축, 과학 발달까지 보여줘서 이슬람 문명의 폭넓은

이해와 매력을 충분하게 전달했다.

 

 

좀 더 깊이 있는 분석이 필요한 전문가적 소양으로 갖추기엔 조금 아쉬움이 있다. 가령중동의 정치적·역사적 갈등을 <핵심 그림 요약> 수준으로만 다루기 때문에 실제 이해에는 추가 자료가 필요했다. 예를 들어팔레스타인 문제·시아파-수니파 갈등 같은 복잡한 의제는 단순화된 설명으로 끝나서그것들에 대해 이해하기가 아쉬웠다.

 

일부 문화적 맥락이 평면적이라서, 중동은 지역별 문화 차이가 매우 크지만, <도감식 나열> 방식 때문에 맥락적 이해보다 정보 백과 느낌이 강했다그래서 현대 중동 사회의 다양성 반영 아쉬웠다. 젊은 세대 문화, 경제 변화, 여성의 사회 진출 등 최신 트렌드는 충분히 다뤄지지 않기 때문에 <현대 중동의 생생한 모습>을 기대하면 아쉬움이 있다

 

결론은 이 책은 <중동·이슬람 세계에 첫발을 들이는 나 같은 사람을 위한 친절한 지도책>이다. 깊은 정치·종교 분석이나 학술적 논쟁을 기대하면 부족하지만,

중동이 왜 복잡해 보이는지,

이슬람이 어떤 신앙 체계인지,

이 지역에서 발전한 예술·문명은 어떤 독창성을 지니는지그림과 함께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입문서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

 

 

늘 복잡하게만 느껴졌고, 지구상 다른 외계인만 같던 중동 문화, 종교, 정치, 위치, 문명등등 개괄적으로 시대별로 한눈에 이해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참으로 소중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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