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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디아스포라 - 이민 선조들의 나라찾기 이야기
차만재 지음, 김문섭 옮김 / 인물과사상사 / 2025년 11월
평점 :

<<캘리포니아 디아스포라>>는 미국 서부, 특히 캘리포니아 지역으로 이주한 다양한 집단의 역사적 흐름과 사상적 변화를 다룬 책이다. 저자는 “디아스포라”를 단순한 해외 이주가 아니라 사회·문화·정치적 맥락 속에서 재해석되는 정체성의 역사로 본다.
책은 크게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 개인의 삶을 바꾼 이주의 동기
경제적 이유, 전쟁, 정치적 박해, 가족 이민 등 각 집단이 어떤 구조 속에서 이동했고, 그 이동이 어떤 심리적·문화적 변화를 일으켰는지를 실증 사례로 풀어낸다.
# 캘리포니아라는 공간의 특수성
상업·기술·자유주의가 혼재된 공간 다문화 사회가 탄생하며 겪은 갈등과 융합의 과정을 보여준다. 이 공간에서 디아스포라의 정체성이 독자적으로 재구성되는 과정을 역사적으로 추적한다.
# 인물과 사상사
이민자 공동체 형성에 기여한 운동가, 지식인, 예술가 등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그들의 사상·행동·저항이 오늘날의 다문화 사회 형성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분석한다.
결국 이 책은 디아스포라를 움직이는 구조, 이동의 역사, 그 속에서 만들어진 사상적 지형도를 통합적으로 보여주는 역사·문화 연구서다.
<<캘리포니아 디아스포라>>는 캘리포니아라는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다양한 디아스포라 공동체의 역사, 문화, 사상적 흐름을 입체적으로 다룬 연구서이다. 이 책이 흥미로운 이유는, 이주라는 행위를 단순히 물리적 이동으로 보지 않고, 그 과정에서 생성되는 정체성의 변화, 사회적 갈등, 문화적 재구성까지 함께 추적한다는 점이다. 저자는 ‘디아스포라’를 확대된 시각에서 바라본다. 즉, 고향을 떠나 새로운 삶을 꾸리며 문화적 혼종을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주가 개인에게만이 아니라 그 사회 전체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 내는지 조명한다.
책의 서술 방식은 사람과 사건을 중심에 둔다. 역사적 사실을 단순히 나열하는 대신, 이민자 개인이 어떤 정신적, 사회적 긴장을 겪었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예를 들어, 경제적 이유로 이주한 사람들, 정치적 박해를 피해 온 사람들, 새로운 기회를 찾으려 바다를 건넌 사람들 등 각기 다른 이주 동기가 교차한다. 이들의 경험은 캘리포니아라는 공간과 맞물리며 새로운 의미를 획득한다. 이 지역은 미국 내에서도 다문화적 실험의 장이 되어왔기 때문에,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충돌하고 뒤섞이는 과정이 특히 선명하게 드러난다. 저자는 이러한 맥락 속에서 공동체가 어떻게 형성되고, 갈등이 어떤 방식으로 해소되며, 나아가 새로운 사상이나 운동이 어떻게 태동했는지를 치밀하게 설명한다.
이 책의 또 다른 강점은 ‘사상사’적인 접근이다. 유명 인물이나 지도자만을 조명하는 것이 아니라, 디아스포라 공동체 내부에서 변화를 촉발한 다양한 행위자들을 폭넓게 다룬다. 지식인, 예술가, 노동자, 지역 활동가 등 다양한 층위의 인물들이 사회적 움직임 속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했는지 살펴보는 과정은 책의 깊이를 더한다. 특히 개인적 체험과 집단적 서사가 평행하게 놓이며 서로를 비춰주는 구조는 시간적·공간적 맥락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이 책의 학술적 성격은 분명하다. 사례와 사료 분석이 풍부한 만큼 정보량이 많아 일반 독자에게는 일부 장이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특히 사상사 영역의 설명은 개념적 깊이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디아스포라 연구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에게는 진입 장벽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무게감은 오히려 책의 장점으로도 작용한다. 단순한 이민 서사에서 벗어나 문화의 이동과 변형 과정을 구조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이다.
종합하자면 <<캘리포니아 디아스포라>>는 캘리포니아 지역 이민사를 통해 디아스포라라는 개념을 새롭게 조명하는 탄탄한 연구서이다. 저자가 보여주는 다양한 인물과 사건의 조합은, 한 지역의 역사를 넘어 오늘날 글로벌 시대의 정체성 문제까지도 확장해 생각하게 한다. 이 책은 디아스포라 연구, 미국 이민사, 문화사, 사상사에 관심 있는 독자에게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으며, 이주와 정체성을 바라보는 시각을 한층 더 넓혀준다.
무엇보다도 유럽계 관점 중심으로 쓰여지던 이민사에 있어서, 차민재 저자님의 저서 <캘리포니아 디아스포>는 한국 이미사로서 커다란 의미가 있다. 책을 읽는 내내 조상님들을 다시 한 번 존경하는 마음이 생겼다. 한국이 일제 강점기 36년을 겪는 동안, 타국에서 독립운동의 공동 관심사로 목표를 두고 연대해서 함께 노력하셨을 조상들께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인다.
독립운동을 강력히 지원하면서, 조국과 연결된 끈을 놓지 않고, 일 하는 내내 저임금에 시달리며, 일터와 공공 장소에서 차별을 감내하며 미국 역사에도 일조를 했던 그들, 성실히 세금을 내고 자녀교육을 시키며, 두 차례 세계대전에 미국 국채를 샀고, 자녀들은 미국을 위해 참전을 하기도 하면서 미국 역사에도 일조를 했단다. 정말 이 책에 나오는 캘리포니아 한인들은 위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