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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현장의 중대재해, 어떻게 막을 것인가 - 진정성으로 만드는 지속 가능한 안전경영
김근영 지음 / nobook(노북) / 2025년 9월
평점 :

『산업현장의 중대재해, 어떻게 막을 것인가』
김근영 지음|노북|2025
현장에서 비가 오는데, 약간의 부주의로 감전 사고가 났다는 말을 듣고서,
이러한 사고는 한 개인의, 한 기업의 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나라의 근간이 되는
인력 손실이라는 매우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면서, 또 막대한 손실이란 점을 요즘 생각하고 있다. 그러다가 이 책을 받았다.
김근영의 『산업현장의 중대재해, 어떻게 막을 것인가』라는 ‘안전’을 다시 개념화하려는 시도다. 그에게 안전은 단순한 규정 준수나 행정 절차가 아니라, 조직의 존재 이유를 가늠하는 철학적 문제다.
저자는 수십 년간 산업현장에서 품질관리와 리스크 매니지먼트를 담당한 실무자로, 이 책에서 제도·기술 중심 접근이 왜 반복적으로 실패하는지 짚는다. 그의 논지는 단호하다. “안전은 시스템이 아니라 태도이며, 진정성 없는 태도는 결국 또 다른 재해를 부른다.”
즉, 안전 경영을 숫자로 관리하려는 경영자의 시선과, ‘빨리빨리’에 익숙한 조직문화가 결합할 때 비극은 구조화된다는 것이다.
책의 설계는 비교적 단정하다. 첫머리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이후의 한국 산업현장을 진단하며, 제도적 공백과 책임의 회피 구조를 비판한다. 중반부는 저자가 제시하는 ‘안전 경영 5단계 모델’로 이어진다. 위험의 인지, 리스크 평가, 개선, 정착, 문화화라는 흐름 속에서, 저자는 안전이 ‘성과지표’가 아니라 ‘습관’으로 체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마지막 장에서는 조직문화의 심층을 다룬다. 안전을 <관리>가 아닌 <공존의 기술>로 재정의하면서, 리더의 윤리적 책임을 조직의 생존 전략으로 끌어올린다.
이 책의 강점은 구호가 아니라 언어의 절제와 현장 감각이다. 김근영의 문체는 기술자 출신 저자의 냉철함을 닮았다. 불필요한 수사는 없고, 대신 수십 년의 실무가 압축된 경험적 어휘들이 조용히 놓인다. 현장 실무자, 관리자, 리더가 동시에 읽을 수 있을 만큼 균형 잡힌 깊이를 지닌다.
다만, 평론가의 눈으로 보자면 이 책의 약점은 동시에 그 정체성이다. 저자의 체험이 워낙 ‘제조업 중심’이라 건설, 물류, 서비스 산업의 맥락으로 확장될 여지가 적다. 또한 법적 제도 분석의 밀도보다는 ‘실천론’에 치중해 있어, 정책결정자나 학계 연구자에게는 다소 간결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그 한계는 오히려 책의 힘이기도 하다. 그는 안전을 <현장에서 말할 수 있는 언어>로 되돌려 놓는다.
『산업현장의 중대재해, 어떻게 막을 것인가』는 결국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우리는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일하는가, 이윤을 위해 사람을 설득하는가.”
그 물음 앞에서 이 책은 이념 대신 실천을, 법률 대신 양심을 호출한다. 그리고 독자에게는 묵직한 숙제를 남긴다.
안전은 타인의 일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나의 업무 윤리라는 것...
이 책을 더욱더 심도 있게 읽었던 이유는 남편이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어서
더더욱 관심이 기울었던 것 같다. 조금 있으면 지어야 할 집도 ... 생각 해보니
사람, 즉 인력을 써야하는 일이니, 안전에 대해서 더욱더 생각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