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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퍼즐 - 기술봉쇄의 역설, 패권전쟁의 결말
전병서 지음 / 연합인포맥스북스 / 2025년 7월
평점 :

『차이나 퍼즐』은 중국 전문가 전병서 교수가 오랜 기간 직접 중국 현장을 누비며 관찰하고 연구한 내용을 바탕으로 집필한 책으로, ‘중국 경제의 진짜 모습’을 파헤친다. 이 책은 겉으로는 고속 성장하고 있지만 그 내면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중국 경제의 구조와 함정을 “퍼즐”에 비유하며, 이를 해석하기 위한 다양한 시각과 데이터를 제공한다. 저자는 중국 경제를 단순한 성장률 수치로 평가해서는 안 되며, 정치 체제, 역사, 문화, 심지어 중국인의 사고방식까지 고려해야 제대로 된 분석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 다음과 같은 주제를 다룬다.
중국 경제의 환상과 현실 – 중국의 GDP, 내수시장, 제조업 중심 경제의 장단점, 통계 왜곡 가능성 등을 설명한다.
중국 정치와 경제의 연결고리 – 공산당 일당 체제하에서 경제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시진핑 시대의 경제 전략은 무엇인지 분석한다.
중국의 미래를 해석하는 시각 – 중국의 기술 굴기, 디지털 위안화, ‘중국몽’의 진짜 의미와 그 함의에 대해 다루며,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에 미치는 영향도 논의한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경제적, 정치적, ... 등등 어설픈 내게는 가슴 벅찬 독서가 됐다. 왜냐하면 막연하게 알았던 사실들을 콕 찍어서 공부한 느낌이다. 또 새로운 사실들도 많이 알게 되었다. 중국 하면 국가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모든 것을 진행하는 독재국가라고 생각했는데, 겉모양은 독재이면서도 자본주의를 안으로는 철저히 답습하고 있다는 사실에, 어느 유명한 학자의 말이 떠올랐다. 영원한 사회주의는 없고, 영원한 자본주의 없다는 말이….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그 이데올로기의 허점, 맹점, 부족한 부분을 서로 가져다가 쓴다는 그 학자의 말을 들었을 때 기억이 이 책을 읽으면서 확실하게 이해가 되었다.
『차이나 퍼즐』은 제목 그대로, 누구에게나 익숙하지만, 그 본질을 파악하기 어려운 “중국”이라는 국가를 하나의 복잡한 퍼즐로 바라보며 그 조각들을 해석해 나가려는 시도이다. 이 책은 단순한 경제 지표나 외신 보도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저자의 장기적 현장 경험과 탄탄한 중국 이해를 바탕으로 실질적이고 입체적인 시각을 제공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저자가 중국을 ‘경제’ 하나로 바라보지 않고 ‘정치’와 ‘문화’, 그리고 ‘중국인 고유의 세계관’이라는 렌즈를 통해 여러모로 조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흔히 서구 중심의 시각이나 단편적인 수치에 의존해 중국을 오해하기 쉬운 독자들에게, 보다 현실적이고 근본적인 분석을 제시해 준다.
저자는 예를 들어, 중국의 GDP 성장률이 높다고 해서 그 경제가 견고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한다. 국유기업 중심의 비효율, 통계 수치 왜곡, 내부 부채 문제 등을 통해 이면을 파헤치며, 중국이 실제로는 어떤 위험을 안고 있는지를 날카롭게 분석한다. 또한 시진핑 정권의 정책 방향이 단순한 경제 성장보다는 ‘체제 수호’와 ‘질서 유지’에 더 집중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그로 인한 중국 내 경제 정책의 변화와 한계를 지적한다.
『차이나 퍼즐』의 가장 큰 미덕은 중국이라는 거대한 나라를 이해하려면 단순한 경제 지식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을 일깨워준다는 것이다. 중국의 역사적 경험, 지도자의 정치적 철학, 민족주의와 중화사상의 부활, 그리고 디지털 통제의 강화 등은 경제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고, 이를 이해하지 못한 채 중국을 평가하는 것은 그릇된 판단을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독자는 ‘퍼즐을 푸는 시각’을 배우게 된다.
또한 저자는 한국이 중국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할지에 대한 현실적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감정적 외교나 이념적 접근이 아닌, 실리를 바탕으로 한 냉정하고 전략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한국 기업과 정부가 중국 시장을 바라보는 데 있어 갖춰야 할 태도를 설명한다.
이 책은 중국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잘 모르는’ 독자들에게 권할 만한 필독서다. 중국과의 경제적 연계가 깊은 한국 사회에서, 이러한 책은 중국을 이해하는 데 단단한 토대를 제공해준다. 단순히 흥미롭고 신기한 이야기를 넘어, 글로벌 정세 속에서 중국이라는 존재가 우리에게 던지는 도전을 냉철하게 바라보게 해주는 책이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낯선 단어를 찾아 사전도 찾아가면서 읽다보니 ... 재미가 쏠쏠했다.
중간중간 저자께서 써놓은 글귀들을 읽고 파안대소하기도 하고, 시원하게 쏟아붓는
올바른 말씀들에 하하하 웃으며 책을 읽었다. 오래간만의 가뭄에 해갈된 마음였다고나 할까요?
그 트럼프 대통령의 망둑어 같은 처세에 불안불안했는데, 한편으로는 왜인지 모르지만 마음이
놓이는 것이 저자님 덕분였다고 감히 말씀드린다. P117


그러나 실제로는 심리적 안정감과는 다른 기조가 있다. 우리가 모르는 협곡이 존재하기에
정상간 신뢰, 외교 관료 간 소통, 국민 간 이해가 유기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다층적인 외교 채널을 구축하고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p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