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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케이크, 달콤한 내 인생
이샘 지음 / 북하우스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참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던 작은 꿈이 하나 있다. 물론 앞으로도 그 꿈이 이루어질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아마 가능성이 없지 않을까 싶다. 내가 좋아하는 책을 읽을 수 있고,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에서 차 한잔과 쿠키나 케익을 먹을 수 있는 카페의 사장님! 내가 꼭 한번 해보고 싶은 직업(?)이다. 책을 읽으면서 북카페를 알게 되었고, 베이킹에 관심을 가지면서 내가 직접 구운 빵과 쿠키를 다른 사람과 함께 먹고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이다. 이 막연한 꿈이 언제 이루어질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마음 한 구석에 언제부턴가 자리 잡고 있는 이 꿈이 있기에 오늘의 내 삶이 더 즐겁지 않을까?
그런데, 내가 소망하고 있는 이 꿈을 이룬 한 사람, 바로 대한민국 컵케익 1호점의 주인공 이샘씨가 있다. 물론 책을 읽을 수 있는 북카페는 아니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컵케익을 만들어 다른 사람과 나눠 먹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했다는데, 너무 부러웠다. 그녀의 에세이집 <컵케이그, 달콤한 내 인생>은 출간때부터 정말 관심이 갔었는데, 이제야 읽어보게 되었다. 처음엔 단순한 요리책인줄 알았는데, 그녀의 컵케익 집 "Life is just a cup of cake"이 탄생기부터 시작해서 컵케익점에서 겪은 이야기들, 영국의 컵케익 탐험기에 보너스로 그녀만의 비밀 레시피까지 함께 담겨 있는 책이었다.
한 장 한 장 넘기는데, 맛있는 컵케익의 사진은 물론이고, 그녀가 풀어내는 자신만의 이야기가 얼마나 달콤하게 느껴지는지, 단순한 컵케익을 만들어 수익을 내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컵케익을 다른 사람과 함께 나눠 먹으며 그들의 삶과 공감하고, 그들과 소통하는 이샘씨의 모습은 정말 특별하게 다가왔다. 그녀가 내가 너무 동경하는 삶을 살고 있어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말이다.
사실, 가끔 쿠키를 구워서 다른 사람들과 나눠 먹으면 참 맛있다고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있고, 그 사람들 덕분에 다음번엔 더 맛있게 해야지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그렇다고 이걸 직업으로 삼아봐 하기엔 정말 현실적으로는 아니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잘 나가던 광고회사를 그만두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과감하게 뛰어드는 이샘씨의 추진력(?), 결단력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정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사는 사람이 몇이 될까? 그 중 한사람이 이샘씨같아 보였다. 물론, 그녀가 책에서도 밝히고 있지만 컵케익집이 자신이 꿈꿨던 것과는 살짝 다르고, 힘들다고 하지만 그래도 그녀의 컵케익을 맛있다고 찾아주는 사람이 있고, 그녀는 자신의 일을 즐기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자신의 삶을 즐긴다는 것 그게 너무나도 부러웠고, 그럴 용기가 없는 내 자신이 부끄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단순한 경제 논리가 아니라, 자신의 컵케익을 먹을 이들을 위해서 유기농 재료들을 쓰고,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이샘씨의 생각 자체가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다. 단순히 이 책이 나는 컵케익집을 열어서 돈을 많이 벌었다 그래서 경영비법을 이야기하겠다 혹은 자기 자랑으로 끝났다면 정말 읽고 싶지도 않았을 것만 같다. 이 책은 이샘씨의 컵케익에 대한 열정이 고스란히 담긴, 달콤한 사람 향기가 나는 그런 책인 것 같다. 그래서 너무 마음에 든다.
정말 이태원이나 서래마을에 살고 있다면 매일매일 컵케익을 먹으러 달려가고 싶을 만큼, 맛있는 책, 달콤한 책인 것 같다. 언젠가 작은 컵케익을 만들어서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대접 할 수 있는 작은 북카페를 갖는 게 소원인 내게는 이 책은 하나의 환상과도 같은 책이다. 나와 너무나도 비슷한 사고를 지니고 있고,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아쉬워지는 이샘씨의 이야기는 추운겨울에 따뜻한 커피한잔 같은 느낌이다. 참, 중간중간에 정말 맛있는 컵케익 레시피들이 등장하는데, 언제 한번 컵케익을 직접 만들어서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나눠 먹어야겠다. 블로거 시식회에서 1등을 먹었다는 레시피~ 사실 쉬워 보이던데, 실제로 만들어 보면 맛이 어떨진~ 책제목 만큼이나 정말 달콤한 내용들이 마음에 들었고, 이샘씨의 따뜻한 마음도 너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아기자기한 사진들도, 너무 예쁜 컵케익도 마음에 들었다. 최근에 읽은 책들 중에 가장 기억에 남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