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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 - 고종석의
고종석 지음 / 개마고원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고종석이라는 이름은 이책을 통해 처음만나봤다. 사실 저자도, 출판사도 처음 봤기에 책을 선택하는 것에 있어 고민도 많이했었다. 하지만 목차에 등장하는 유명한 여성들의 이름을 보고 나도 모르게 책을 집어들고말았다. 내가 무슨 페미니스트도 아니건만, 여성들에 대해 남성이 뭔가 써내려갔다는것에 대체 어떻게 써내려가고 있을까 하는 물음이 나를 자극했던 것이다.
문체는 일단 참 깔끔하다는 생각이 든다. 군더더기 없이, 미사어구로 치장하지 않은 솔직한 문장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생각보다 많은 여자들에 대해서, 사실 내가 알고있는 이름을 손으로 꼽을 정도였으니 조금은 이 책을 읽기전에 그녀들에 대해서 알고있었더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참 많이 남았던책이다.
처음 소개하고 있는 여성 로자 룩셈부르크부터 내가 알지 못하는 사람이었고, 제인마플, 무라사키 시키부, 오리아나 팔라치, 샤를로트 코르데, 라 파시오나리아 등등 너무나도 생소한 이름의 여자들이 등장해 나를 당혹하게했다. 물론 저자는 짧은 페이지 안에 그녀들에 대해서 객관적인 정보를 먼저 제공하고 있긴 하지만, 기본적인 지식이 없다면 조금은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다.
물론, 우리가 다 아는 최진실, 마리앙투아네트, 측천무후, 오프라 윈프리, 마더테레사, 임수경 후지타 사유리, 강금실등이 등장해 한편으로는 이 책에서 친근감을 느낄수도 있었다. 뿐만아니라 내가 알고 있는 아니, 내가 생각하고 있던 부분과는 상당히 다르게 그녀들을 평가하고 있는 부분과 미쳐 내가 보지 못했던 그녀들의 다른 부분들은 나로 하여금 타인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게 해주었다.
유명한 탤런트, 정치인, 혁명가, 문인, 소설속 주인공에 이르기까지 34명의 이야기는 하나같이 색다르게 다가왔던 것이 사실이고, 그녀들의 삶에 대해서, 그녀들이 살아왔던 환경, 역사, 문화적 배경까지 참 많은 것들을 한꺼번에 볼수있었던 책이다. 왜 그녀들이 그때 그런 선택을 했어야하는지, 또 그들의 삶을 무엇이 그렇게 만들었는지 저자만의 해석도 볼만하다. 상당히 개인적인 사견이 많이 들어있는 책같지만, 그러면서도 이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것은 아마, 고종석이라는 작가만의 색채를 띤 문체는 물론, 그가 소개하고 있는 여성 한사람 한사람이 어쩌면 우리가 꿈꾸고 있는 그런 여성의 삶을 살아갔을지도, 아니면 우리 인생에 이렇게는 살아가지 말아야지 하는 교훈을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단순한 재미로 읽고 넘어갈 만한 책은 아닌것같다. 읽고 나면 좀 많은 여운이 남는 책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