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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처음 만났던게 언제였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를 않는다. 처음 만났던것이 나무라는 책이었던 것같은데, 그뒤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이나오는 족족이 사모았던 것같다. 아니면 도서관에서 빌려봤던가, 책을 읽을때 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대체 어디서 이런 기발한 상상력의 영감을 얻는걸까 라는 생각을 참 많이 했었다.
일반인들이 생각할수 없는 것들을 생각해낸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이야기로 풀어낸다는 것, 그건 분명히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아무렇지 않게 자신만의 세계 속에서 펼쳐지는 상상의 이야기를, 자신의 색깔을 덧 씌운채 우리들에게 이야기를 펼쳐 내고 있다. 그때마다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정말로 한때는 진지하게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천재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 상상력 사전을 보고는 조금은 그가 이해가 된다.
14살때부터 자신만의 사전을 만들어왔다는 베르나르 베르베르, 그의 상상력의 원천이 되었던 수많은 책과 정보들을 이 책에서 다 만날 수는 없겠지만, 그의 사전의 일부분을 훔쳐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짜릿했다. 383편의 이야기들, 정말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얼마나 무지했는지 너무 잘 알았다. 신화, 음악, 역사, 인류학, 과학, 문학, 케잌 레시피까지 정말 종횡 무진 하는 그의 다양한 분야의 지식에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이지, 나만의 사전을 만든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나도 이렇게 내 스스로의 영감을 위해서 기록을 남겨둔다면, 정말 기상천외한 글을 써낼 수 있을까? 하는 물음이 저절로 드는 책이다. 우리가 알고 있던 사실조차도 베르나르 베르베르 자신만의 색깔로 풀어내고 있는데, 책장을 넘기지 않을수가 없다. 짧은 한편의 이야기들, 길어봐야 세쪽, 대부분 한쪽에서 끝내는 이야기는 백과사전이라는 이름 앞에 우리가 지루하지 않을 수 있게 끔 만들고 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그를 만난 것은 정말 행운일지도 모른다. 다른 작가들과는 다른 그 만의 상상의 세계는 우리들의 잠재된 상상력을, 우리 내면의 잠재된 욕구를 일깨우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린 시절, 자신만의 공상에 빠져, 자신이 공주가, 혹은 왕자가 되어보기도 하고, 현실에서 실현할 수 없는 멋진 자신만의 꿈을 상상하고 즐거워했던적 누구나에게 한번 쯤은 있지 않을까? 그런데, 어른이 된 지금은 어떨까? 우리들에게 꿈이라는 것은 어차피 이루지 못할것이고, 무언가를 상상한다는 것 자체가 어렵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우리는 상상하는 법을 까먹은지도 모른다. 우리들에게 또다른 즐거움을 가져다 주고, 또 다른 꿈을 가져다 줄, 그 상상력을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우리들에게 가르쳐 주는 것이다.
자신은 소설가임에도 불구하고 다방면에서 지니고 있는 지식들, 그 지식들이야말로 베르나르 베르베르 자신의 상상력의 원천임을 밝히고 있다. 문득 이글을 읽다보면 자신이 얼마나 무지했는지, 그리고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기발한 발상에 또 한번 놀라고, 자신안의 샘솟는 즐거운 상상력의 힘을 느낄 수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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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탄생을 시간의 교향곡에 맞춰 춤을 춘다고 말하고 있고, 쥐 세계의 계급 제도를 통해 천덕꾸러기, 피착취형, 착취형의 형태를 보여주며 우리 인간들을 떠올리지 않을수 없게 만들고 있다.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심리 역이용게임, 세딸아이의 나이를 푸는 문제, 마요네즈를 맛있게 잘만드는 법까지 정말 신기한 내용과 독특한 발상의 글들이 눈에 많이 띈다.
특히나, 친구에게 선물 받은 러시아 인형 마트료시카가있는데, 같은 인형을 보고도 베르나르 베르베르와 내가 생각하는 것이 다르구나하는 걸 절실히 느꼈다. 단지 나는 인형이 여러개 들어있구나, 예쁘구나로 끝을 맺었지만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큰 것속에 작은 것이 들어있고, 작은 것 속에 더 작은 것이 들어있는 러시아 인형 마트료시카를 보며 신의 존재를 인식했다. 인간들이 자기들의 세계보다 높은 차원에 실제로 존재할 수 있는 어떤 것 대해 아찔함을 느끼고, 현기증을 느낄 때 그에 맞서서 안도감을 줄수 있는 존재가 바로 신이라는 거다. 우리 인간들의 편의에 맞춰 만들어진 신. 한번도 신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생각에 나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졌다.
정말 너무너무 대단한 사실들도 있고, 내가 아는 사실들도 383편중에 몇몇개가 있었지만, 생전 처음보는 듯한 낯설음을 느낄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왜냐하면, 그건 나의 시각이 아니라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시각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같은 사물을 보고도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해석을 해내느냐에 따라서 정말 많은 것들이 달라질 수 있는구나 하는 걸 절실히 느꼈다. 383편의 다양하고 방대한 지식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의 원천이라는 상상력 사전 속에서 나는 내안에 숨쉬고 있을 잠재된 상상력을 또한번 살펴보게 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따라갈수는 없겠지만, 나도 나만의 사전을 만들고 싶다. 어느 누구와도 같지 않은 생각, 나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배우고 싶다. 처음 책이 너무 두껍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한 장한장 넘길때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기상천외하고,독특한 발상의 전환들이 나로 하여금 책에서 눈을 뗄수 없게 만들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 우리 모두 그의 상상력 사전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상상력을 찾아보는건 어떨까? 어린 시절 내가 꿈꾸던 그 세상을 다시 한번 상상해보는것도 좋지 않을까? 정말 좋은 경험을 한것같다. 다양한 지식들과 그에 따른 해석까지, 내스스로가 한층더 커진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