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오후 4시. 빈의 명물 자허토르테를 맛보러 자허 카페에 가다.
웨이터 can I take your order?
merced a Cappuccino and 자허 토르테, please.
웨이터 (못알아듣고 고개를 갸우뚱 한다)
merced (책에 한글로 그렇게 써져 있단 말이다!) I mean, your famous chocolate cake.
웨이터 (그럴줄 알았다는 듯이 싱긋 웃으며) Ah, Sacher Torte, sure.
merced (Sacher Torte 발음은 [자허 토르테]와 하나도 안 비슷하다. 좌절 좌절...)
살구쨈이 들어가 달콤하고, 3주간 상하지 않는 초콜렛 케익.
달지 않은 휘핑 크림과 함께 먹는데, 진짜 맛있다.
자허토르테는 1832년 프란츠 자허가 고안한 것. 만드는 방법은 비밀리에 전해지고 있었다. 그러나 자허의 아들과 데멜의 딸이 결혼했기 때문에 비법이 데멜에게 전해져 데멜에서도 자허토르테를 만들게 되었다. 화가 난 자허는 오리지널의 상표권을 얻기 위해 제소했다. 오랜 법정 투쟁 끝에 오리지널 상표권은 자허가 획득했지만, 각각 독자적으로 자허토르테는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원래의 자허토르테에는 원형의 초콜릿 봉인이, 데멜에서 만드는 자허토르테에는 삼각형의 봉인이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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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하우스
모차르트가 대중적으로 유명해진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을 작곡했을 당시 살았던 낡은 집을 기념관으로 쓰고 있다. 악보, 초상화, 스케치, 편지 등을 전시하고 있고 홀로그램으로 당시 거리의 모습, 오페라 공연, 모차사람이 살았을 적의 집안의 모습(추측)을 구성하였다. 오디오 가이드로 전시물과 관련된 곡들의 제작 배경을, 모차르트와 주변인물들이 한 말들을 인용하여 재미있게 설명한다.
그러니까, 레퀴엠 악보를 보면서 1분정도 곡을 듣고 "1791년 모차르트가 많이 아팠는데, 돈은 없었고, 잿빛 복장의 미지의 사나이를 통해 익명의 귀족의 죽은 아내를 위한 레퀴엠 작곡을 의뢰받아서, 작곡하다가 더 아파졌고 결국 레퀴엠을 완성하지 못하고 죽었다. 눈물이 쏟아지는 이 장엄한 레퀴엠은 어쩌면 모차르트가 스스로의 죽음을 예견하면서 쓴 것일지도 모르겠다 (는 귀여운 평까지)" 는 설명을 듣는다.
모차르트가 도박을 좋아했고, 그래서 맨날 빚에 쪼들렸고, 친구한테 돈빌려달라고 쓴 편지를 읊어주는데, 푸하하, 사실 볼거리는 별로 없지만 나름 재미있는 기념관이다.
미술사박물관
마리아 테레지아 광장을 사이에 두고 미술사박물관에서 바라본 자연사 박물관.
미술사박물관 입구
소장하고 있는 작품만으로도 유럽 3대 미술관의 하나. 목요일은 밤9시까지 개관한다.
브뤼겔의 작품이 아주 많다. 만세!
Pieter Bruegel the Elder, The Tower of Babel, 1563, Wood, H 114 cm, W 155 cm
Pieter Bruegel the Elder, Peasant Dance, 1568/69, Wood, H 114 cm, W 164 cm
Pieter Bruegel the Elder, The Return of the Herd, 1565, Wood, H 117 cm, W 159 cm
Caravaggio, David with the Head of Goliath, 1606/07, Wood, H 90.5 cm, W 116 cm
Rembrandt, Large Self-portrait, 1652, Canvas, H 112 cm, W 61.5 cm
Johannes Vermeer van Delft, The Artist's Studio, c. 1665/66, Canvas, H 120 cm, W 100 cm
Raphael, Madonna in the Meadow, 1505 or 1506, Wood, H 113 cm, W 88.5 cm
미술관 자체도 매우 화려하다.
http://www.travelblog.org/Europe/Austria/Vienna/blog-68092.html
http://www.tripadvisor.com/ShowUserReviewImages-g190454-d231985-r5330062-K_K_Hotel_Maria_Theresia-Vienna.html
화려한 아치 사이로,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이렇게 갑자기 클림트를 보게도 된다.
이집트를 소재로 한, 한면이 더 있는데 사진은 못찍었고 웹에서는 안 찾아진다.
빈은 어딜가나 저택과 궁전이다. 살짝 질리고 부담스럽다.
금요일 오전,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빈 시내 한 가운데 있는 슈테판대성당
모자이크 지붕이 빈의 상징. 8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빈의 얼굴. 12세기 중엽 로마네스크 양식의 작은 교회가 건설된 것이 시초이며, 14세기에 합스부르크의 루돌프 4세에 의해 고딕 양식의 대교회로 개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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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성당에 들르게 되는 분께 꼭 권하고 싶은 것은 지하 카타콤베 투어. 반드시 정해진 시간에 성당 가이드와 함께 들어가야 하는데, 기다리면서 궁시렁거린 것이 민망하게도, 안에서 길을 잃으면 괴롭겠다.
중세에는 평민들의 시체를 차곡차곡 쌓고 화장을 했단다. 시체 태우는 냄새가 워낙 지독해서 성당에 향을 피우게 되었다 한다. 그게 성당에 꽤 돈벌이가 되니까 지하 화장소를 2층으로 만들었단다. 그랬더니 냄새가 너무 심해서 미사를 볼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그래서 카타콤베는 폐쇄되었지만, 합스부르크 왕가의 장례는 계속하였고, 지금도 큰신부님의 유골은 여기에 모신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장례 방식 :
공식적인 의식이 끝나면 심장은 아우구스티너 교회, 심장 이회의 내장은 슈테판 대성당, 유골은 카푸치너 교회의 지하 납골당에 안치하기로 정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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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카타콤베에 들어가면 우선 아담한 채플을 지나, 합스부르크 왕가의 관과 내장이 보관된 방을 들러, 미로같은 화장터와 해골을 보게 된다. 으스스하고 냄새도 역하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관
www.csua.berkeley.edu/~kahogan/Vienna/index.html
흑사병으로 죽은 사람들을 화장한 흔적. 눈앞에서 이렇게 사람 뼈가 쌓인 건 처음이다. 무서버라.
http://www.jimtardio.com/austria-vienna-catacombs-big.html
슈테판 성당 남탑에서 바라본 빈 시내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