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자들
김언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단 한 권의 책밖에 읽은 적이 없는 사람을 경계하라."
19세기 영국의 위정자 벤저민 디즈레일리는 그렇게 말했다.
만약 일생에서 단 한 권 챙으로 '설계자'를 읽는 사람이 있다면 정말이지 너무도 위험할거란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선택한 이들은 그런 걱정으로부터 자유로울 책 좋아하는 이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2010년에 읽을 소설 중에서 이 책이 가장 멋지다는 생각을 했다.
출판사 문학동네의 카페에서 처음 김언수라는 이름을 접했을 때 김연수의 오타인줄 알았다.

그러한 선입견 때문인지 김언수를 김연수의 꽁무니급 작가려니 하는 건방진 생각도 했었다.
아마도 그 편견 탓에 나는 이 책을 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설계자들이란 제목이 오랜동안 음모론에 심취해 있던 나를 자극했다. 속는 샘치고 읽어보기로 했다.

더구나 권여선 선생이 질투를 느꼈다는 작품이 아니겠는가.

처음부터 독자를 사로잡는 스나이퍼의 등장과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표적의 만남... 

주인공 이름 래생이나 추, 미토, 미수, 수민, 이발사, 개들의 도서관, 정안, 한자, 권장군과 산타, 너구리 영감, 털보와 같은 인간에 대한 작명도 훌륭했지만 독서대와 스탠드라는 고양이의 작명도 훌륭했고 그들이 존재하는 공간도 꽤나 심혈을 기울인 흔적이 보인다. 아니면 작가의 천재성...
반쯤 읽었을 때 너무도 완벽한 작품이기에 나는 예의 황구라의 김 빠지는 느낌을 생각했다. 잘 나가다가 막판에 뒷심이 부족해서 허무해지는 그의 최근 작들을 생각했다.

작가 김언수는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결코 나를 실망 시키지 않았다.

단 한 줄도 아깝지 않은 문장들... 이 한 권의 책이 나의 마지막 여름을 빛냈다.

멋진 작품이고, 가슴 뛰는 독서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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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0-08-24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까지 말씀하시면, 구입해서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