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의 이야기

야신은 눈을 떴다. 하지만 정신이 몽롱해서, 눈을 뜨고 있는지 감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눈 앞에 보이는 풍경이 낯설었다. 언제나 들려오던 주인 휘넘 까레무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또한 그에게 친절히 대해주는 여주인 미싸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야신은 불쾌한 냄새를 맡았다. 고릿하고 푹 절은 냄새였다. 야신은 그것이 다른 동물, 또는 다른 사람의 냄새임을 알았다. 그 속에 섞이는 것은 매우 불쾌스러운 일이었다. 그는 누구보다도 휘넘과 가까운 사람이었다. 휘넘이 먹는 음식을 먹고 휘넘의 지붕 아래에서 잤다. 비록 인간의 껍질을 두르기는 했지만, 그는 스스로를 휘넘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불쾌감은 그 뿐만이 아니었다. 야신은 몸 어디에선가 매우 거북한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다. 가렵긴 한데 어디가 가려운지 모를 때의 느낌과도 비슷했다. 게다가 긁고 싶어도 몸이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았다. 말하자면 지금 야신은 악몽을 꾸거나 또는 가위에 눌린 상태와 비슷했다. 심지어는 눈도 제대로 떠지지 않았다.

야신은 누워있는 자신의 주위에 모여있는 눈을 느낄 수 있었다. . 퀴퀴한 냄새가 코를 파고 들었다. 누군가가 얼굴을 물수건으로 닦는 서늘한 느낌도 들었다. 얼굴에 찬 물수건이 닿는 순간, 야신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야신은 벌떡 일어났다.

누워있던 야신이 벌떡 일어나자, 주위에 모여있던 사람들이 화들짝 놀라서 물러났다. 더럽고 냄새나는 옷을 몸 위에 걸친 사람들이었다. 애완 사람은 바지를 입지 않는데, 이들은 바지를 입고 있다.  야신은 그들의 얼굴빛에서 풍기는, 문화적이지 않은 냄새를 맡았다.

휘넘의 문화와 교양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 거리에서 쓰레기통을 뒤지거나 음식을 훔쳐먹으며 사는 사람들. 도둑 사람들이라고도 하고 거리의 사람들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그보다는 "야후" 라는 속칭으로 더 많이 불린다. 야신은 지금 자신이 그들과 함께 있음을 깨달았다.

"팔이 아플텐데... 아프지 않아? "

여러 야후 가운데, 중년의 여자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야신은 여자 사람을 조심스럽게 노려보다가, 자신의 어깨를 보았다. 야신은 그제야 오른 팔 팔꿈치 아래가 없음을 깨달았다. 야신의 얼굴이 울상이 되었다. 여자가 조심스럽게 다가 앉으려 하자 야신이 비명을 질렀다.

"가까이 오지마! "
"무서워 하지마, 너를 도우려고 해."
"가까이 오지마! 더러운 야후! "

야신이 앉은 걸음으로 기어서 도망쳤다. 야신은 거의 발악에 가까운 고함을 질렀다. 여자가 움찔 했다가 도로 다가와 부드럽게 손을 내밀려 했다.

"저리 가! 내 몸에 손 대지 마! 야후 주제에! "

야신이 다시 고함을 질렀다. 하지만 야신은그가 "야후"라고 말할 때 마다 조금씩 사람들의 얼굴빛이 변해가는 것을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했다.

"듣자듣자 하니까, 애땡 꼴값을 떠는구만."

마침내 덩치가 크고 눈이 부리부리한 사람 하나가 앞으로 나섰다. 그의 이름은 히틀러였고, 별명은 불맞은 소 였다. 히틀러는 다른 사람들보다 머리 두개가 더 큰 거구였다. 그 히틀러가 화나면 말릴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히틀러는 앞을 가로막는 사람을 모두 뿌리치고 나섰다.

"야후"가 거리의 사람에 대한 비속어라면, "애땡"은 애완사람에 대한 비속어였다. 다만 "야후"는 휘넘이 만든 호칭이었고, "애땡"은 거리의 사람들이 애완사람을 일컫는 말이었다.

야신은 거구의 히틀러가 주변 사람들을 뿌리치고 다가오자, 겁에 질렸다. 야신은 얼굴이 창백하게 질려서 물러나다가, 바닥에 떨어진 벽돌 하나를 주워들었다. 그리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힘껏 히틀러에게 집어던졌다. 벽돌이 날아가서 히틀러의 얼굴을 맞췄다. 야신의 던지는 힘이 약하고, 그리고 히틀러의 덩치가 거대했기 때문에 큰 타격은 없었다. 히틀러의 화만 더 돋구는 결과가 되었다.

히틀러는 달려가서 야신의 멱살을 쥐었다. 히틀러는 덩치만 큰 것이 아니라 힘도 엄청났다. 그는 한 손으로 야신을 번쩍 들어올렸다. 야신이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려 버둥거렸다.

"너는 오늘 죽었다! "

히틀러가 화를 내는데, 갑자기 등 뒤에서 누군가가 히틀러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손이 차갑고 딱딱해서, 히틀러는 돌아보지 않고도 그가 누구인지를 깨달았다. 

"푸틴! "

히틀러가 허겁지겁 돌아섰다. 야신은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공중에 매달렸던 공포가 가시지 않아, 야신의 얼굴빛은 여전히 창백했다. 땅에 부딪히면서, 잘린 팔의 고통이 심하게 파고들었다. 하지만 겁에 질려 감히 소리도 내지 못했다.

푸틴이라 불린 사내는 광대뼈가 나오고, 눈자위는 검었다. 호리호리했지만 눈에서는 형형한 에너지를 뿜고 있었으며, 또한 영롱한 총기를 담고 있었다.

"뭘 하고 있었나, 히틀러? "
"애땡 녀석이 열받게 해서 말이야. "
"애땡? "

푸틴이 야신을 흘낏 보았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야신은 푸틴이 자기를 바라보는 눈빛에 이채가 도는 것을 알아차렸다. 히틀러는 말을 이었다.

"애땡 놈, 팔 부러져서 여기 누워있는 거 보면 뻔하잖아. 휘넘한테 얻어맞아서 다쳤는데, 휘넘 놈이 돈은 아까운데 차마 버리지는 못해서 여기다가 내다버리고 간 걸꺼 아냐. 엘리자벳 아줌마가 치료해주려고 했는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더러운 야후는 저리가라고 그러길래. 버릇 좀 고쳐줄려고."

야신은 히틀러의 말을 듣는 순간 얼굴이 창백해졌다. 야신은 겁에 질린 것도, 팔이 아픈 것도 잊고 고함을 질렀다.

"거짓말 하지 마! 헛소리 하지 마! "

히틀러가 껄껄 거리면서 웃었다.

"저 봐, 애땡이라니까."

야신은 히틀러의 껄껄거림을 들으면서, 히틀러의 말이 거짓이 아닐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자기는 틀림없이 까레무에게 얻어맞아 여기에 왔다. 그리고 미싸는 자기를 여기에 놔두고는 눈물을 지으면서 사라졌다.

애완사람이라고 해서 세상 물정을 전혀 모르는 것은 아니다. 공원을 산책하며 다른 애완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때면 가끔, 휘넘에게 버림받는 애완사람의 이야기를 듣는다. 휴가를 갈 때 귀찮아서 길에 버린다거나, 또는 늙고 병든 애완사람에게 주사를 놓아 죽인다거나, 심지어는 기르던 애완사람을 잡아먹는다는 이야기까지.

하지만, 모두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야신에게 까레무는 아버지와 같았고, 미싸는 어머니와 같았다. 부모에게 일순에 상처와 배신을 함께 받았음을 인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야신은 그 사실을 부정하고 싶었다.

"거짓말마! 거짓말 마라니까! 더러운 야후 자식들, 나를 속이지 마!"

더러운 야후라는 말에 히틀러의 인상이 다시 험악해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히틀러가 화를 낼 겨를도 미처 없었다. 야신이 벼락같이 히틀러에게 달려들었기 때문이다.

야신은 나이도 어리지만, 같은 나이로도 체구가 왜소했다. 거구의 히틀러에 비하자면 어깨는 커녕 배꼽에 겨우 닿을 정도로 작았다. 하지만 야신이 달려드는 기세는 엄청났다. 야신이 펄쩍 뛰어 박치기를 하자, 가슴을 제대로 얻어맞은 히틀러가 벌러덩 뒤로 나가떨어졌다.

모여있던 사람들이 경악했다. 원래 그들이 거리에서 살 때, 히틀러의 괴력은 볼만큼 보아왔다. 심지어는 휘넘 두세명을 단숨에 쓰러뜨릴 정도의 괴력이었다. 그런 히틀러가 누군가에게 맞아서 쓰러지는 모습은 태어나서 처음 보는 것이었다.

야신은 주변에서 말릴 틈도 없이 히틀러를 마구 짓밟았다. 히틀러는 가슴에 당한 공격에 큰 타격을 받아서, 꼼짝도 못하고 야신이 때리는데로 맞았다.

조금 뒤늦게야 주변 사람들이 몰려들어 야신을 말리려고 들었다. 하지만 야신이 획 돌아서며 주위를 쏘아보자, 아무도 감히 다가가지 못했다.

푸틴이 야신을 바라보았다. 눈빛이 새파랗게 빛나고 있었다. 푸틴은 야신의 정신 상태가 정상이 아님을 깨달았다. 어떤 사람들은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괴력을 내고는 하는데, 푸틴은 야신이 지금 그런 상태임을 직감으로 알아차렸다.

푸틴은 주위 사람을 제치고 야신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히틀러를 마구 두들겨패던 야신이 움찔 하면서 뒤를 돌아보았다. 푸틴의 움푹 들어간 눈에서 형형한 빛이 뿜어졌다. 야신은 그 눈빛이 가슴속으로 들어온다고 느꼈다. 그렇게 느끼는 순간 야신의 몸에서 힘이 빠졌다. 야신은 곧 얌전해졌다.

주위 사람들은 푸틴을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푸틴의 저 놀라운 능력은 여러 번 보는 것이지만, 볼 때 마다 놀라왔다.

푸틴이 사라미 동물병원에 오기 전에는 히틀러가 이 곳을 다스렸다. 거리의 사람 출신으로 괴력을 가진 히틀러가 다른 사람을 지배할 때, 다른 사람들의 생활은 그렇게 평화롭지는 못했다. 푸틴이 오고서 단 몇일만에 히틀러는 푸틴을 순순히 이 곳의 리더로 인정했다. 그것은 매우 놀라웠다.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사람이라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가혹하게 대하던 히틀러였다.

푸틴이 말했다.

"난 너의 상처를 이해해."

야신이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푸틴은 잠시 후에, 여자 사람에게 말했다.

"이 친구는 마음이 많이 아프다. 하지만 팔도 아프다. 마음의 상처는 내가 치료하도록 도와줄테니, 팔의 상처를 가라앉히도록 약을 주시오."

여자 사람 하나가 조심스럽게 야신의 팔에 주사를 놓았다. 야신은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었다. 팔에 놓은 주사는 농도가 진한 진통제였다. 야신은 곧 졸음을 느꼈다.

"김대중 할아버지를 뵈러 가자."

푸틴은 야신을 이끌고 방을 나갔다. 그들이 방을 나가고서야 사람들이 쓰러진 히틀러의 부상을 치료하느라 비상이었다.

야신은 주사를 맞고 부터 반쯤 수면상태였다. 언제 그렇게 불처럼 화를 냈는지가 스스로 의아스러운 지경이었다. 잘려나간 팔은 남의 살처럼 무감각했다. 푸틴이 이끄는데로 따라서 걷기는 하지만, 그저 기계적으로 발이 움직일 뿐이었다.

푸틴은 걸음을 옮기며 조용조용하게 말했다.

"자네의 이름은 야신이야. 맞지? "

야신이 응, 하고 대답했다. 야신은 자기의 이름을 밝힌 적이 없었지만, 푸틴이 자기 이름을 안다는 것이 신기하지 않았다.

"야신, 오늘 네가 듣는 말들을 너는 평생 잊지 못할꺼야."

푸틴이 말했다. 반 수면 상태의 야신은 꿈속에서 듣는 것처럼 푸틴의 말을 듣고 있었다. 하지만 푸틴의 말대로, 정말 자신은 이 순간을 평생 잊지 못하리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뵈러 가는 김대중 할아버지는 현존 인간중에서 가장 박학다식한 분이다. 휘넘의 말을 들을 수 있고, 휘넘의 글을 읽을 수 있는 분이지. 그와 동시에 고대에 살던 인간들의 역사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계신 분이다. 이제 연세가 백 이십 살이나 되셨으니, 네가 석달만 늦게 이 병원에 왔다면 김대중 할아버지를 뵙지 못했을 수도 있어."

푸틴이 미로같은 곳을 지났다. 덩치 크고 눈매가 날카로운 사내 두 사람이 방 앞을 지키고 서있다가, 푸틴에게 가볍게 목례를 했다. 푸틴이 문을 열고 작은 방 안으로 들어섰다. 정갈하게 치워진 방에서는 상큼한 오렌지 냄새와 함께 노인 특유의 냄새가 풍겼다.

김대중 노인은 팔걸이에 몸을 기대고 앉아있었다. 셀 수도 없을만큼 많은 주름이 얼굴을 덮고 있었으며, 몸은 치면 부러질 것 처럼 삭아있었다. 원래 사람은 나이가 칠십이 넘으면 남자와 여자의 구별이 별 의미가 없는 법이다. 그런데 백살이 넘으면 동물과 식물의 구별도 별 필요가 없다. 김대중은 그 만큼 늙은 사람이었다. 그가 고목나무가 아닌 사람임을 말해주는 유일한 증거는, 사려깊은 눈에서 부드럽게 빛나는 지혜의 빛이었다.

김대중이 야신을 바라보는 눈빛에 가볍게 이채가 돌았다. 오래 살수록 느는 것은 사람을 판단하는 능력이다. 김대중은 야신을 보자 마자 야신에 대한 몇 가지를 즉시 알아냈다. 야신이 애완사람이라는 것, 이제까지 스스로를 휘넘이라고 착각할만큼 철없다는 것, 최근의 모종의 사건 때문에 충격을 받고 원한을 품었다는 것. 그리고, 주변에서 흔히 찾아보기 힘들만큼 뛰어난 인재라는 것 까지 김대중은 알아차렸다.

김대중이 가볍게 입술을 달싹였다. 고목나무같은 외모와 달리, 김대중의 발음은 비교적 또렷하고 정확했다. 야신은 첫 마디는 알아듣지 못했지만, 조금 신경을 쓰자 모든 말을 다 알아들을 수 있었다.

"야신이라고 했지. 반갑네. 얼굴을 보니까 사람으로서의 삶이 즐겁지 않은가보군. 내 말이 맞나?"

야신은 대꾸를 하지 않았는데 눈에 눈물이 고였다. 이틀전 까지만 해도 야신은 행복했다. 그는 휘넘의 사랑을 듬뿍 받았었다. 오늘 그는 팔이 잘린 채 버려졌다. 야신은 더 이상 행복하지 않았다.

"너무 속단하지는 말게. 삶이란 게 꼭 그렇지는 않늬라. 늬는 지금 애완사람으로서의 삶이 즐겁지 않은거야. 사람으로서의 삶은 아직 제대로 시작을 해보지 않았늬라."

야신의 눈이 둥그렇게 되었다.

"불과 오백년 전에는 이 세상의 주인은 휘넘이 아니고 사람이었늬라. 휘넘들의 책에 써져있는 이야기지. 사람은 짐승을 키우고 문명을 만들어서 살았지. 그 시절에 휘넘은 사람이 타기 위해  기르는 짐승에 불과했었늬라. 마치 지금의 휘넘이 코끼리를 타고 다니듯이 말이다."

야신은 김대중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사람이 휘넘을 타고 다녔다니, 말도 안된다. 하지만 푸틴과 김대중의 눈에는 장난기라고는 없었다.

"지금의 휘넘이 사용하는 핸드폰이니, 컴퓨터 같은 것들은 원래 인간이 발명한 문명이었늬라. 지금의 휘넘들처럼 거대한 정부를 세우고, 화폐경제를 이룩했다. 비행기와 탱크를 타고 다녔고, 농사와 축산을 했다."

김대중의 말은 점입가경이었다. 야신은 자기 스스로도 사람이지만, 사람이 핸드폰으로 전화통화를 한다거나 컴퓨터로 작업을 하는 모습을 상상할 수 없었다. 가끔 휘넘들이 보는 텔레비젼을 보면, "세상에 이런 일이" 같은 코너에서나 사람이 컴퓨터를 만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뿐이었다.

야신이 좀처럼 믿지 않는 모습을 보이자, 푸틴이 서재 한 쪽을 열어 화보집 몇 권을 꺼냈다. 화보집은 휘넘의 언어로 쓰여져 있지만, 그림은 볼 수 있었다. 야신은 당혹감을 느꼈다.

이상한 옷을 입은 사람이 바퀴달린 나무 집에 앉아있는데, 여러 휘넘들이 그 나무집을 끌고 있는 그림이었다. 한 장을 넘기자, 낡고 퀴퀴한 집에 수백 명의 휘넘이 갇혀있는 그림이 있었다. 그림속에서는 사람 하나가 보기에도 역겨운 밀죽 같은 것을 휘넘에게 먹이고 있었다. 그 다음 장에는 놀랍게도 사람이 자동차를 몰고 있는 사진이 있었다.

김대중이 그림책을 도로 가져가서 연표를 펼쳤다. 그리고 연표를 느릿느릿 읽기 시작했다.

- 마이너스 휘넘 200년, 사람의 산업혁명
- 마이너스 휘넘 180년, 첫 번째 휘넘의 지구 불시착
- 마이너스 휘넘 100년, 사람의 제 이차 세계 대전쟁
- 마이너스 휘넘 50년, 사람의 정보 혁명과 인터넷
- 마이너스 휘넘 10년, 사람의 제 삼차 세계 대전쟁
- 마이너스 휘넘 8년, 휘넘의 우주선 "띠까흐빠리" 지구 착륙
- 마이너스 휘넘 5년, 사람과 휘넘의 전쟁 시작
- 마이너스 휘넘 3년, 사람의 무조건 항복 선언
- 마이너스 휘넘 1년, 사람 사이에 전염병 창궐로 인구 급감
- 휘넘 원년, 띠까흐빠리 15 지구 상륙. 휘넘의 식민지 "아쓰흐" 개국

김대중은 읽었던 내용을 야신에게 반복하도록 했다. 야신은 내용 때문에 충격을 받은 듯 하다가, 잠시 후에 방금 들었던 것을 암송했다. 한 자의 틀림도 없었다. 푸틴이 입을 떡 벌렸다. 김대중도 예상보다 훨씬 뛰어난 야신의 암기력에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방금 늬가 읽었던 이야기가 뭔지 알겠느냐. 그것이 바로 사람의 별인 "지구"가 휘넘에게 빼앗겨 휘넘 식민지인 "아쓰흐"가 되기까지의 역사늬라."

야신은 골치아픈 표정을 지었다. 왜 자기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김대중이 그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사람으로서 사람답게 살기 위한 방법은 오직 한 가지 뿐이야. 바로 휘넘들을 지구상에서 몰아내는 방법 뿐이늬라."

야신이 놀란 표정을 짓기도 전에, 푸틴이 나직하게 김대중의 말을 끝맺었다.

"모두 쫓아내든지, 아니면 모두 죽이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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