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식자들이 쉽게 써도 될 말을 어렵게 쓰는 것을 싫어한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신화' 그리고 '담론'이라는 표현이다. 굉장히 뽀대있어 보이고, 뭔가 있어보이는 표현이다. 그리고 이 말 자체에 대해 열심히 해설해서 책 몇 권을 쓰는 사람도 있는 것 같았다. 그런 책을 예전에 두어 권 읽은 것도 같고 읽지 않은 것도 같다. 아무튼 별 대단한 뜻이 아니라는 말로만 기억에 남아있다.

그런데 나 스스로도 무식자와 식자의 이분법으로 나누자면 식자에 속하는지라, 가끔 그 싫은 말도 쓰고 싶을 때가 있다. 금번 탄핵 어쩌고 사태를 보면서 '신화'라는 말을 쓰고 싶어진 것이다.

2. 

쓰고 싶은 대상은 바로 '민주주의'다. 민주주의는 신화 투성이인 것 같다. 검증된 적은 없으되 남들의 입과 입을 통해서 '좋다'라고만 알려진, 바로 그 민주주의다.

이런 젠장. 쓰다보니 내가 소위 '신화'라는 표현이 뭘 의미하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 -_-; 아무튼 하고 싶은 이야기는 신화라는 표현이 아니라 민주주의에 대해서다.

민주주의는 좋은 것인가? 여기에 기꺼이 좋다! 라고 대답하는 사람은 국민윤리 교육을 건실하게 받은 사람이다. 보수적으로 국민윤리를 열심히 공부했다면, 민주주의는 공산주의의 반댓말이기에 좋다고 생각할 것이다. 진보적으로 열심히 공부한 사람이라면, 민주주의는 독재의 반댓말이기 때문에 좋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것은 마치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동전의 양면인 것과 같다고 본다.)

하지만 나는 민주주의가 과연 좋은 것인지가 의심스럽다.

3.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서양에서 베껴왔다. 서양 역사 몇백 년 동안, 임금 모가지도 자르고, 백성들 데모하다가 피도 흘리고, 탈출도 하고 혁명도 하고 쿠데타도 하고 전쟁도 하고, 그러면서 발전시켜온 온 것이다. 그것을 우리는 베껴왔다.

베끼기의 문제점은 맥락을 모른다는 것이다. 로뎅-오뎅-덴뿌라. 덴뿌라라 이거다. 요는 한국 사회의 맥락, 의식, 전통, 역사, 관념, 기타 등등과 민주주의는 전혀 혼합될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비슷한 이야기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민주주의가 좋은 제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글쎄, 서양에서는 좋은 제도일 수도 있지.

민주주의의 대안은 뭐냐고? 글쎄말이다. 대안이 뭔지 안다면 난 이미 국회에 나갔을꺼다. 대통령 탄핵하고서 그 대안대로 하려고 하고 있겠지. 아니면 쿠데타를 일으켰든지. ㅋㅋ

4.

뭐 아무튼 동양이고 서양이고간에, 우리가 기대하는 민주주의는 존재하고 있지 않다. 민주를 주장하는 세상 어디를 가더라도, 존재하는 것은 과두정치 뿐이다. 

쓰면서 생각하지만, 확실히 나는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이 아니라 정치를 싫어하는 사람에 가까운 것 같다. (뭐 그렇지만 아는 건 역시 없다. 심지어 나는 민주당과 열린 우리당의 차이도 오늘에야 알았다. -_- 내일 까먹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절차를 이미 과거에 몇 번 밟았는지도 잘 모르겠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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