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끄바여! 안녕 우리는 지금 시베리아로 간다
김산환 지음 / 꿈의날개(성하) / 2000년 11월
평점 :
절판


일단은, 한달의 여행이 책 한 권이 될 수 있다는 데 대한 약간의 질투. -_-;

이 책과 함께, "겨울의 심장" 던가 하는 시베리아 여행기를 함께 읽었다. 둘 다 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기이다. 겨울의 심장은 모스크바에서 서울쪽으로 오는 여행을, 그리고 우리는 지금... 은 그 반대의 여정을 취했다.

이 두 지은이는 여러 가지 면에서 대조가 된다. 모스크바로... 는 꼼꼼히 여행을 준비해서 떠나는 스타일 - 여행 가이드를 구하기 위해 러시아 현지인을 수배할 정도로 꼼꼼한, 안정지향적인 사람이다. 겨울의 심장은 Lonely Planet 한 권을 들고 갔다고 하는, 일단 가고 보자는 느낌이 드는 사람이다.

하지만 두 책의 내용은 우스울 정도로 흡사하다. 기행문의 삼요소가 여정, 견문, 감상이던가? (십년도 전에 대입 시험을 치려고 외었는데 아직도 기억이 난다. -_-) 이 중, 여정과 견문이 똑같다. 똑같은 곳에 도착해서 똑같은 내용을 소개하는데, 그에 대한 감상조차 비슷하다.

두 사람이 함께 이야기한, 이채로운 감상이란,

구 소련의 몰락 이후에 빵 배급을 받기 위해 두 시간동안 엄동에 줄 선 러시아인 - 우리에게는 그런 이미지가 남아있다. 전기밥솥을 사려면 한달치 봉급을 모아야 되고 칼라 티비를 사려면 두달치를 모으고... 로 대표되는 경제적 궁핍도 자주 신문에서 듣는다. 하지만 이들은 말한다. 적게 벌고, 적게 쓰고,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이라고.

나는 그런 삶이 우리나라에서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스스로의 욕심 때문에 대기업에 가야 하고 돈을 많이 벌어야 하고, 부모님의 욕심 때문에 좋은 집안에 장가들어야 하고, ... 그런 욕심들을 버리면 이 땅에서도 적게 벌고 적게 쓰는 삶이 가능하리라고 생각했다.

지금의 생각도 비슷하다. 우리나라에서도 그 삶이 가능하기는 하다. 그러나 아무래도 그 삶은 일탈이다. 일탈은 쉽지 않다. 아무 생각없이 살때 가야하는 길은 결국, 아둥바둥한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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