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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매우 재밌게 읽었다. 내 독서의 불균형때문인지는 몰라도, 주로 내가 "한번 잡아서 다 넘길 때 까지 손에서 놓지 못하는 책" 은 서양 대중소설류다. 마치 영화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뇌의 모티브 및 가장 큰 전거는 미셸 푸코의 "광기의 역사"이다. 미친 사람이 정상인이고 정상인이 미친 것인지도 모른다든지, 또는 책의 곳곳에서 직접 인용되기도 하는 "광기의 역사"의 부분부분들... 그 난해하기 짝이 없는 푸코의 생각을 굉장히 대중적으로 잘 풀어놓았다고 생각했다.
-- 위와 같은 요지로 어느 게시판에 감상문을 남겼는데, 그곳에서 누군가가 댓글을 달았다. "자기가 단순무식한지도 모르는 단순무식함. 베르나르베르베르의 유치함이 만천하에 드러나다."
그 말을 듣고 보니 그런 부분도 맞다. 사실 뇌, 라는 소설에서는 별반 대단한 것이 없었다. 남들도 많이 쓰는 구성 및 스토리 전개 방식, 그리고 어쩌면 어설프다고 해야 할 지도 모르는 메시지. 특이하다면 소재, 그리고 호흡을 조절하는 역량 정도라고 해야 할 지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마디로 폄하할 내용은 아닐 것 같다. 최소한 이 소설은 나로 하여금 "내 행동의 동인은 무엇일까?" 라는 자문을 하도록 해주었다.
(그래서 역시 하는 말인데, 이수영의 쿠베린 같은 소설은 분명히 남성성과 여성성에 대해 단순무식하고도 유치찬란한 견해를 보여주고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어떤 본질적인 것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만든다.)
(뭐 예전에 쓴 리뷰라서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면, 타나토노트를 먼저 읽고 뇌를 읽었다면, 아마 이 글도 삼류로 보였을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