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편지는
밤새워 썼어도 늘 백지였다

백지 편지를 고이 접어
하늘 특별시
번지는 없음이라고 써서
석등처럼 서있는 우체통에 넣고 나면
별들이 파랗게 웃곤 했었다

악수비가 동이동이 쏟아 부어도
젖지 않았을 내 편지는
달포 해 포 기다려도 소식이 없다

찬이슬 맞아도 별인 너는
내 생전 그리워할 몫이기에
답장이 없어도 고깝지 않아

달빛이 통 밤을 지켜주는 밤이면
나는 잠들지 못하고
조곤조곤
또 너에게 편지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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