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잔 하시렵니까?
유난히 커피를 좋아하시기에
제 혼자 마시기가 미안합니다.
헤즐럿 커피 향내가 나면
당신의 차 안에서 풍겼던
방향제 생각이 납니다.
설탕은 꼭 한 스푼!
아직 커피맛을 모른다고
쑥스러워 하며 웃던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었습니다.
커피잔을 두 손으로 꼭 감싸쥐고는
전해오는 따뜻함이 좋다 하시며
눈을 사르르 감을 때
"유난히 긴 속눈썹이구나!"
그때 처음 느꼈습니다.
한 모금 마시고는
입가에 묻은 거품을
혀 한번 입술로 두 번
그리고 냅킨으로 닦으시던
특이한 습관도 그때 알았습니다.
무슨 이야기들을 많이 한 것 같은데
지금은 당신의 모습만 떠오를 뿐
생각이 나지않습니다.
아마도 당신의 모습 속에
잠겨있었던 모양입니다.
오늘도 그때와 같이
고운 햇살 내려앉는 그 찻집에서
그때 그 자리에 앉았습니다.
차 한잔 하시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