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기선민] Why?  

글쓰기 안내서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그 가운데 독서 시장의 으뜸은 지난해 말 출간된 '글쓰기의 전략'(정희모 지음, 들녘)이다. 선보인 지 다섯 달 만에 6만부(15쇄) 넘게 팔렸다. 2004년 번역서를 내 3만부가 넘는 판매고를 올렸던 출판사는 "국내물을 내도 시장성이 있겠다"는 생각에서 15년간 글쓰기 강의를 해온 정희모 연세대 교수를 필자로 영입했다.

당초 주 독자층으로 생각했던 것은 대입 논술을 앞둔 고등학생이었다. 그런데 막상 책 구매층을 조사해보니 예상과 전혀 달랐다. 보고서나 기획서를 써내야 하는 20대 후반에서 40대 후반의 회사원들이 주를 이뤘던 것이다. 이밖에 블로그 등 인터넷 문화의 발달에 따라 일반인들이 글을 통해 자신을 표현할 기회가 많아진 것도 글쓰기 수요를 높이는 큰 원인으로 보인다. 그만큼 학교에서 체계적 글쓰기 교육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최근 나온 글쓰기 가이드로는 신형기.정희모.이재성 등 인문학 교수와 이공계 교수가 함께 쓴 '과학 글쓰기'(사이언스북스), 강준만 전북대 교수의 '대학생 글쓰기 특강' '글쓰기의 즐거움'(인물과사상사), 강미은 숙명여대 교수의 '논리적이면서도 매력적인 글쓰기의 기술'(원앤원북스)등이 눈길을 끈다.

기선민 기자 murphy@joongang.co.kr 2006-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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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오상연 기자]

 

 

 

 


공감대를 만드는 방법은 여러가지다. 누군가의 글 혹은 노래 , 영화나 그림이 될 수도 있다. 만일 공감대의 매개가 '만화' 그것도 한 컷의 카툰일 때 파장은 인터넷 블로그와 미니홈피를 타고 일파만파로 퍼지게 된다. '광수 생각'이 그랬고 '파페포포 메모리즈', 포엠툰','마린 부르스' 등의 카툰 역시 열혈 독자들을 생산하며 급속하게 확산됐다.

'월급도 리필이 되나요?'도 주인공 '퍼굴이'를 내세운 카툰이다. 인터넷 사이트 ‘푸른 공작소(blueworkshop.com)에 연재된 만화를 책으로 묶은 것. 네티즌의 호응으로 책을 엮게 된 만큼 공감의 영역은 보장받은 셈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기존 카툰 주인공들과 달리 직장인들의 애환을 그대로 느끼며 분개할 줄 아는 캐릭터.

힘없이 돌아선 퍼굴이의 뒷모습 밑으로 새겨진 "허구한 날 무언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오랫동안 잊었던 그 뭔가 짜릿짜릿하고 두근두근거리는 전기코드가 빠져있었다..."는 문구는 쳇바퀴 돌 듯 직장생활을 해 나가는 이들의 가슴을 충분히 먹먹하게 만든다.

직장 상사의 잔소리를 잡아삼키는 '잔소리 먹는 하마'나 초고속으로 날아가는 사표를 제어하는 노하우 같은 반짝거리는 아이디어와 재치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6개월 만에 파마를 하러 간 아내를 사랑한다고 느끼는 계기가 혼자 아기 기저귀 갈기를 고달파하며 아내를 기다리면서라는 것은 서글프기도 하지만 아기를 가진 부부들도 충분히 긍정할 만한 내용.

날마다 똑같은 벽돌을 찍어내고 있다고 느끼지만 결국 그 벽돌로 멋진 집을 지을거란 꿈을 꾸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위로서이자 발상의 전환을 위한 생활 번역서. 킥킥대며 공감하고 찡하게 감동받다 보면 책읽기 전보다 조금은 더 행복해진다.

오상연기자 art@  머니투데이 2006-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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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006-04-21

'서부전선 이상없다' '분노의 포도' '호밀밭의 파수꾼' '앵무새 죽이기'….

세계 문학사를 빛낸 걸작이라는 것 말고도 이 책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갖은 수난 을 겪었다는 점이다.

반전문학의 금자탑이라 불리는 독일작가 레마르크의 '서부전선 이상없다'를 보자. 이 책은 발간된 지 2년 만인 1930년 독일에서 판매가 금지됐다. '조국과 민족의 이 상을 훼손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1933년 5월에는 4만명의 베를린 시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2만5000부가 불태워졌다. 뮌헨에서 열린 또 다른 화형식에는 어린이들까지 가세했다. 작가는 결국 망명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나머지 책들도 마찬가지다. '부모를 거역하는 문구가 들어 있고 인생을 비참하게 묘사했다'(분노의 포도), '내용이 비윤리적이고 음탕하며 공산주의적 사상을 띠고 있다'(호밀밭의 파수꾼), '깜둥이라는 단어가 인종차별을 고착화한다'(앵무새 죽이 기)는 이유로 출간을 거절당하고 압수당했으며, 쓰레기차 앞에서 전시되는 시련을 겪어야만 했다.

작가가 생명의 위협을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악마의 시'를 쓴 살만 루시디는 19 89년 이란의 지도자 호메이니가 이슬람 종교 칙령인 '파트와'를 통해 사형선고를 내려 아직까지도 영국 비밀정보국의 24시간 보호에 의존하고 있다.

'100권의 금서'는 이 같은 이야기들을 묶은 책이다. 한마디로 '금지된 책의 문화사 '쯤 된다. 이슬람교 경전인 '코란'에서 소설 '닥터 지바고'까지, 정치적ㆍ종교적ㆍ 성적ㆍ사회적 이유로 금지되거나 탄압받았던 책 100권을 골라 그 내용과 수난의 역 사를 소개하고 있다.

소설, 역사서, 전기, 아동서, 종교 논문, 철학 논문, 시 등 장르를 불문하고 선정 된 책 가운데는 법적으로 금지된 것도 많지만 대부분이 '좀 더 넓은 의미의' 탄압 을 받았던 책들이다. 교과과정에서 삭제되거나, 도서관에 비치되지 못하거나, 교회 에서 비난받거나, 출판사에서 거절 또는 삭제당하거나, 법정에 끌려가거나, 작가가 제 손으로 고쳐 써야 했던 것.

작품마다 꼼꼼하게 소개되는 수난의 역사는 당시의 정치 사회 종교 문화적 환경을 엿보게 해 준다. 시대를 불문하고 계속돼왔던 탄압의 역사도 확인할 수 있게 해준 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정부기관과 사회단체, 학교위원회, 종교 맹신주의자들이 자유롭 게 읽고 쓸 권리를 규제하고 있다는 사실이 섬뜩하기까지 하다.

책을 읽다보면 우리나라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정지용과 홍명희가 월북 문 인이라는 이유로 우리는 80년대 중반까지 그들의 작품을 접할 수 없었다. '태백산맥'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고, '즐거운 사라'는 판매금지로도 모자라 저자가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기까지 했다.

글로 진실을 밝히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그 시대의 억압에 항거하는 작가와 출판 인들의 노고는 외국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예담 펴냄 .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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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2006-04-21

신상옥 감독이 지난 11일 8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해방 이후 한국 영화사에서 그만한 인물이 없다는 평을 듣는 거장이고 남한과 북한,미국을 오가며 극적인 삶을 살았던 고인이기에 관련서적 한권쯤 있으려니 싶었다. 그러나 신상옥의 생애와 예술을 다룬 책을 한 권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는 그 흔한 회고록 하나 남겨놓지 않았다. 한국 문화계도 그에게 말의 상찬만 바쳤을 뿐 제대로 된 책 한 권 올리지 못했다. 지난번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을 떠나보내면서 확인했던 기록물의 빈곤을 다시한번 실감했다.

신상옥은 생전에 너댓 권의 책을 냈다. 그러나 이 책들은 모두 피랍수기 아니면 북에서 만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기록들로 이데올로기적인 소모품이 되었을 뿐이다. 그는 자신의 영화론에 대해서 아무런 기록도 남기지 않았다. 한국 영화사의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신상옥의 책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북한을 탈출한 후에 쓴 피랍수기 ‘김정일 왕국’(1988년·동아일보사)이다. 이 책은 당시 정치적인 이유로 국내 출간이 막히자 1988년 1월 일본에서 먼저 한국어로 출간됐다. 당시 제목은 ‘조국은 저 하늘 저 멀리’였다. 이 수기의 마지막 대목은 1986년 3월 13일 오후 1시15분,북쪽 감시원들을 따돌리고 일본 교도통신(共同通信) 에노키 기자의 안내로 오스트리아 빈 주재 미국대사관에 도착한 순간을 묘사하고 있다.

“웰컴 투 더 웨스트(Welcome to the West). 은희는 너무도 감격한 나머지 장미송이를 받아들고 눈물을 펑펑 쏟았다. 나는 은희의 우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문득 앞으로 영화 속에서 그 누가 저 연기를 저렇게 해낼 수 있을까 생각했다. 확 전신에 긴장이 풀리면서 심한 피곤이 엄습해 왔다.”

이 수기가 일본에서 나오자 국내 출간도 가능해졌고 1988년 3월 ‘김정일 왕국’이란 제목으로 출판됐다. 신상옥 최은희 부부는 탈출을 결심한 후 김정일과의 대화를 남몰래 녹음하기까지 했는데,그 내용들이 이 책에 들어 있다.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부부의 탈출기와 김정일 권부의 속사정을 사실적으로 기록한 점 때문에 책은 큰 화제를 모았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 이 책도 구할 수 없다. 온라인서점 어디에서도 이 책이 검색되지 않는다. 아마도 절판된 모양이다.

신상옥 최은희 부부는 김영삼 정권이 들어선 후에야 한국으로 돌아왔다. 자신들의 귀국이 독재정권에 의해 악용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었다는 게 지인들의 증언이다. 신상옥은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감춘 채 영영 눈을 감았다. 이제 신상옥은 다시 발견돼야 한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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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비즈니스 2006-04-21

김영관 대교베텔스만 대표(54)는 요즘 부쩍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지하철·버스도 타고 또 걷기도 하면서 출퇴근하고 약속장소에도 나간다. 이유는 하나다. 사람들을 관찰하기 위해서다. 밤낮없이 지하철·버스 좌석에만 앉으면 눈을 감거나 휴대전화로 TV를 시청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생각한다. ‘어떻게 저 사람들에게 책을 읽도록 만들 수 있을까.’ 이는 단순한 생각이 아닌 심각한 고민 수준이다. 학교를 찾아가 아이들이 반기는 ‘살아 있는’ 학급문고를 어떻게 만들까 고민하고, 기업에선 CEO들과 함께 직원들에게 책을 읽힐 방법을 고민한다.

고민은 지난 2005년 1월 대교베텔스만 대표로 취임한 이후부터 계속돼 왔다. 하지만 정작 김대표는 ‘행복한 고민’이라고 말한다. 책을 더 많이 더 자주 읽으려면 책과 가까이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때문에 사람들 가까이 책을 놓아두는 여러 캠페인을 계획 중이다. “이 과정은 마치 상대가 미처 모르는 큰 선물을 준비하고 있는 듯하다”고 뿌듯해한다. 대교베텔스만은 독일에 본사를 둔 세계적 미디어그룹 베텔스만이 대교와 파트너십을 맺고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98년 설립된 옛 베텔스만코리아가 그 모체다. 현재 회원제 북클럽과 출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2004~2005년 최고의 베스트셀러 〈다빈치코드〉도 대교베텔스만에서 펴냈다.

그는 ‘독서운동가’다. 가정, 직장, 군대, 학교 등에서 모든 사람들이 많은 책을 읽도록 일종의 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이른바 ‘전국민 독서열풍’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학교, 군대, 지방군청 등을 가리지 않고 누비고 있다.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도 많이 생겨났다. ‘북클럽’(Book Club)의 태동이다. 물론 취임 당시엔 자신조차 ‘북클럽’이란 개념이 생소했었다. 하지만 북클럽이 유럽 내에서는 50년 역사를 갖고 있는데다 유럽이 독서강국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제공했다는 것을 직접 체험한 뒤 독서운동에 자진해 뛰어들었다.

책과 관련된 일을 하는 까닭에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책을 접하고 또 읽는다. 주제 역시 아주 다양하다. 바쁜 시간을 쪼개 책을 읽다 보니 정독과 속독법이 누구보다 발달했다고. 우스갯소리지만 사실상 공짜만화에 심취해 있던 어린 시절 짧은 시간에 더 많은 만화를 읽기 위해 저절로 터득했다고 회고한다. 한국문학, 세계문학, 무협지, 철학서적, 이념서적 등을 가리지 않고 읽었다.


사회진출 후에는 관심분야가 기업 관련 소설이나 자기계발서로 옮아갔다. 윌리엄 월튼이 쓴 〈사람을 생각하는 기업〉은 그가 아직까지도 꺼내 읽곤 하는 애독서다.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도 마찬가지다. 머리를 식히고 상상력·창의력을 키우기 위해선 〈다빈치코드〉와 같은 소설도 옆에 두고 자주 읽는다. 최근에 읽은  교수의 〈경제, 경영, 그리고 인생〉도 글 하나하나를 마음에 새기며 읽었다.

올해 그는 누구보다 할일이 많다. 일단 ‘북스캔 생활독서운동본부’를 설립해 뜻을 같이한 사람들과 함께 그가 고민해 온 독서운동 방안을 하나씩 실천해 옮길 계획이다. 또 학급마다 내무반마다 학급문고와 작은 서가도 설치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직장과 가정 독서운동도 하나씩 진행해 나갈 작정이다. 현재 회원수 45만명의 북클럽 ‘북스캔’은 연내 100만 회원 유치를 향해 힘껏 달리고 있다. 제2의 〈다빈치코드〉가 될 만한 책을 내 본업에도 충실할 생각이다. 기회가 되면 책을 직접 한 번 내보고 싶기도 하다. 어떤 분야의 책일까. “남녀관계에 관한 지침서”라는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남녀가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색다른 지침서를 내고 싶다는 얘기다. 오롯한 인간관계는 바로 남자와 여자의 올바른 이해에서 비롯된다는 의미가 아닐까. 그의 색다른 인생서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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