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2006-04-21

신상옥 감독이 지난 11일 8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해방 이후 한국 영화사에서 그만한 인물이 없다는 평을 듣는 거장이고 남한과 북한,미국을 오가며 극적인 삶을 살았던 고인이기에 관련서적 한권쯤 있으려니 싶었다. 그러나 신상옥의 생애와 예술을 다룬 책을 한 권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는 그 흔한 회고록 하나 남겨놓지 않았다. 한국 문화계도 그에게 말의 상찬만 바쳤을 뿐 제대로 된 책 한 권 올리지 못했다. 지난번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을 떠나보내면서 확인했던 기록물의 빈곤을 다시한번 실감했다.

신상옥은 생전에 너댓 권의 책을 냈다. 그러나 이 책들은 모두 피랍수기 아니면 북에서 만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기록들로 이데올로기적인 소모품이 되었을 뿐이다. 그는 자신의 영화론에 대해서 아무런 기록도 남기지 않았다. 한국 영화사의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신상옥의 책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북한을 탈출한 후에 쓴 피랍수기 ‘김정일 왕국’(1988년·동아일보사)이다. 이 책은 당시 정치적인 이유로 국내 출간이 막히자 1988년 1월 일본에서 먼저 한국어로 출간됐다. 당시 제목은 ‘조국은 저 하늘 저 멀리’였다. 이 수기의 마지막 대목은 1986년 3월 13일 오후 1시15분,북쪽 감시원들을 따돌리고 일본 교도통신(共同通信) 에노키 기자의 안내로 오스트리아 빈 주재 미국대사관에 도착한 순간을 묘사하고 있다.

“웰컴 투 더 웨스트(Welcome to the West). 은희는 너무도 감격한 나머지 장미송이를 받아들고 눈물을 펑펑 쏟았다. 나는 은희의 우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문득 앞으로 영화 속에서 그 누가 저 연기를 저렇게 해낼 수 있을까 생각했다. 확 전신에 긴장이 풀리면서 심한 피곤이 엄습해 왔다.”

이 수기가 일본에서 나오자 국내 출간도 가능해졌고 1988년 3월 ‘김정일 왕국’이란 제목으로 출판됐다. 신상옥 최은희 부부는 탈출을 결심한 후 김정일과의 대화를 남몰래 녹음하기까지 했는데,그 내용들이 이 책에 들어 있다.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부부의 탈출기와 김정일 권부의 속사정을 사실적으로 기록한 점 때문에 책은 큰 화제를 모았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 이 책도 구할 수 없다. 온라인서점 어디에서도 이 책이 검색되지 않는다. 아마도 절판된 모양이다.

신상옥 최은희 부부는 김영삼 정권이 들어선 후에야 한국으로 돌아왔다. 자신들의 귀국이 독재정권에 의해 악용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었다는 게 지인들의 증언이다. 신상옥은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감춘 채 영영 눈을 감았다. 이제 신상옥은 다시 발견돼야 한다.

김남중 기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한경비즈니스 2006-04-21

김영관 대교베텔스만 대표(54)는 요즘 부쩍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지하철·버스도 타고 또 걷기도 하면서 출퇴근하고 약속장소에도 나간다. 이유는 하나다. 사람들을 관찰하기 위해서다. 밤낮없이 지하철·버스 좌석에만 앉으면 눈을 감거나 휴대전화로 TV를 시청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생각한다. ‘어떻게 저 사람들에게 책을 읽도록 만들 수 있을까.’ 이는 단순한 생각이 아닌 심각한 고민 수준이다. 학교를 찾아가 아이들이 반기는 ‘살아 있는’ 학급문고를 어떻게 만들까 고민하고, 기업에선 CEO들과 함께 직원들에게 책을 읽힐 방법을 고민한다.

고민은 지난 2005년 1월 대교베텔스만 대표로 취임한 이후부터 계속돼 왔다. 하지만 정작 김대표는 ‘행복한 고민’이라고 말한다. 책을 더 많이 더 자주 읽으려면 책과 가까이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때문에 사람들 가까이 책을 놓아두는 여러 캠페인을 계획 중이다. “이 과정은 마치 상대가 미처 모르는 큰 선물을 준비하고 있는 듯하다”고 뿌듯해한다. 대교베텔스만은 독일에 본사를 둔 세계적 미디어그룹 베텔스만이 대교와 파트너십을 맺고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98년 설립된 옛 베텔스만코리아가 그 모체다. 현재 회원제 북클럽과 출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2004~2005년 최고의 베스트셀러 〈다빈치코드〉도 대교베텔스만에서 펴냈다.

그는 ‘독서운동가’다. 가정, 직장, 군대, 학교 등에서 모든 사람들이 많은 책을 읽도록 일종의 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이른바 ‘전국민 독서열풍’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학교, 군대, 지방군청 등을 가리지 않고 누비고 있다.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도 많이 생겨났다. ‘북클럽’(Book Club)의 태동이다. 물론 취임 당시엔 자신조차 ‘북클럽’이란 개념이 생소했었다. 하지만 북클럽이 유럽 내에서는 50년 역사를 갖고 있는데다 유럽이 독서강국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제공했다는 것을 직접 체험한 뒤 독서운동에 자진해 뛰어들었다.

책과 관련된 일을 하는 까닭에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책을 접하고 또 읽는다. 주제 역시 아주 다양하다. 바쁜 시간을 쪼개 책을 읽다 보니 정독과 속독법이 누구보다 발달했다고. 우스갯소리지만 사실상 공짜만화에 심취해 있던 어린 시절 짧은 시간에 더 많은 만화를 읽기 위해 저절로 터득했다고 회고한다. 한국문학, 세계문학, 무협지, 철학서적, 이념서적 등을 가리지 않고 읽었다.


사회진출 후에는 관심분야가 기업 관련 소설이나 자기계발서로 옮아갔다. 윌리엄 월튼이 쓴 〈사람을 생각하는 기업〉은 그가 아직까지도 꺼내 읽곤 하는 애독서다.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도 마찬가지다. 머리를 식히고 상상력·창의력을 키우기 위해선 〈다빈치코드〉와 같은 소설도 옆에 두고 자주 읽는다. 최근에 읽은  교수의 〈경제, 경영, 그리고 인생〉도 글 하나하나를 마음에 새기며 읽었다.

올해 그는 누구보다 할일이 많다. 일단 ‘북스캔 생활독서운동본부’를 설립해 뜻을 같이한 사람들과 함께 그가 고민해 온 독서운동 방안을 하나씩 실천해 옮길 계획이다. 또 학급마다 내무반마다 학급문고와 작은 서가도 설치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직장과 가정 독서운동도 하나씩 진행해 나갈 작정이다. 현재 회원수 45만명의 북클럽 ‘북스캔’은 연내 100만 회원 유치를 향해 힘껏 달리고 있다. 제2의 〈다빈치코드〉가 될 만한 책을 내 본업에도 충실할 생각이다. 기회가 되면 책을 직접 한 번 내보고 싶기도 하다. 어떤 분야의 책일까. “남녀관계에 관한 지침서”라는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남녀가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색다른 지침서를 내고 싶다는 얘기다. 오롯한 인간관계는 바로 남자와 여자의 올바른 이해에서 비롯된다는 의미가 아닐까. 그의 색다른 인생서가 기다려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환경의 의미와 가치를 일깨우다

최근 환경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환경 관련 서적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녹색평론사, 도요새, 에코리브르 등 환경 관련 서적을 꾸준히 출간하는 출판사도 있다. 특히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환경 관련 서적이 다수 출간되고 있다. 자연과 생태계를 직접 접하기 어려운 아이들과 청소년들에게 간접경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교육 목적으로도 활용되는 듯하다. 청소년들과 성인들이 읽을 만한 환경 관련 서적은 어떤 것이 있을까. 환경부와 ‘환경정의’ 등의 추천을 받아 환경 관련 필독·추천도서를 소개한다.

침묵의 봄 레이첼 카슨 지음, 김은령 옮김, 에코리브르, 1만5000원

1962년 출간된 책으로 환경 분야에서 기념비적인 책으로 꼽힌다. 자연을 이용한 고속 성장만 꾀하던 당시, 무분별한 살충제 사용 때문에 파괴되는 야생 생물계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카슨의 이 책은 환경과 관련해 사회운동을 촉발시켰고 살충제 사용을 금지하는 법을 제정하게 만드는 등 정부의 정책 변화를 이끄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역사와 인식을 바꾼 사건의 출발이 대부분 그렇듯 ‘침묵의 봄’과 저자 카슨 역시 당시 이해관계에 얽혀 있는 화학업계의 거센 반발과 협박에 시달렸고 심지어 언론마저 카슨을 ‘히스테릭한 여성’ ‘자신이 저주하는 살충제보다 더 독하다’는 등 인격적으로 모독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이 출간된 날이 바로 현대 환경운동이 시작된 날”(미국 전 부통령 앨 고어)이라는 칭송을 받을 만큼 현대 환경운동에 큰 영향을 끼친 책이다.

성장을 멈춰라!-자율적 공생을 위한 도구

이반 일리히 지음, 이한 옮김, 미토, 1만 원

‘근대화’ ‘성장’이 최고의 목표였던 1973년, 이를 신랄하게 비판한 책이다. 출간 전부터 이미 과도한 에너지 소비와 의료·학교제도의 병폐와 모순을 거론했던 이반 일리히는 자신의 주장을 이 책에 모두 담았다.

일리히는 이 책에서 무한성장을 추구하는 현대 산업사회가 회복 불가능한 상태까지 치닫고 있음을 분명히 하며 인간의 자율적 행위의 상호교환을 중심으로 하는 공생의 사회를 형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리히 주장의 핵심단어는 ‘균형’이다. 에너지와 환경 문제를 언급하며 현대 산업사회의 무절제한 생산과 소비에 철퇴를 가하고 그것을 막아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오늘날 더욱 빛을 발한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

E. F. 슈마허 지음, 이상호 옮김, 문예출판사, 1만 원

독일 출신의 실천적 경제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슈마허가 1973년 출간한 첫 번째 저서이다. 환경과 관련한 또 하나의 역작으로 평가받는다. 슈마허는 이 책에서 대량생산을 위주로 하는 ‘테크놀로지’를 거세게 비판한다. 슈마허는 성장지상주의에 입각한 거대한 규모의 테크놀로지가 인간 삶의 원천인 생태계를 파괴하고 재생 불가능한 천연자원을 고갈시킬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는 곧 인간의 본성을 파괴하고 인류를 위협하는 것이다.

슈마허는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고 천연자원을 고갈시키지도 않는 소규모적이고 분산적인 ‘민주적 테크놀로지’ ‘민중적 테크놀로지’를 해법으로 제시한다. 온갖 폐해를 야기하는 중심부만의 성장을 지양하고 도시와 농촌의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한다.

가이아

제임스 러브록 지음, 홍욱희 옮김, 갈라파고스, 1만2800원

1970년대 ‘가이아 이론’의 창시자 러브록의 대표작이다. 이 책에서 러브록은 그동안 과학자들이 간과하던 사실을 주장했는데 바로 ‘지구는 살아 있는 하나의 거대한 유기체’라는 것이었다. 러브록은 지구의 생물체들은 단순히 조건이 맞는 곳에서 서식하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지구의 물리적·화학적 환경을 변화시키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존재들이라고 말한다. ‘가이아 이론’에 따르면 생물체들은 지구상의 주요 원소들을 순환시키며 기후를 조절하기도 하며 해안선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그러므로 지구는 생물과 무생물의 복합체로 구성된 거대한 유기체라는 것이다. 러브록은 자연스레 환경보전 문제도 언급하는데 인간만을 위한 환경보전이 아닌 인간과 자연을 모두 위하는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환경보전을 주장한다.

물전쟁

반다나 시바 지음, 이상훈 옮김, 생각의나무, 1만2000원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도의 환경운동가이자 사상가인 반다나 시바가 물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물이 말라가는 원인과 그 해결책을 제시한 책이다. ‘물부족’이 큰 쟁점이 되고 있는 오늘날 시바는 인류의 공유자원인 물을 잘 관리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물은 지구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지만 인간이 사용할 수 있는 물은 전체 물의 0.08%밖에 안 된다. 대부분의 물은 염분이 있거나 북극과 남극의 빙하에 갇혀 있어 인간이 사용할 수 없다. 시바는 물이 부족해 결국에는 인류가 큰 재앙을 맞을 수 있음을 경고한다. 시바에 따르면 물은 무한한 자원이 아니라 한정된 자원이다. 우물의 물이 말라가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그러므로 물을 절약해야 한다. 또한 시바는 앞서 말했듯이 물은 인류의 공유자원이기 때문에 어느 특정 개인이나 집단이 소유할 수 없고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도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경제성장이 안 되면  못할 것인가

더글러스 러미스 지음, 김종철·이반 옮김, 녹색평론사, 7000원

저자는 경제성장이 없어도 인간은 충분히 풍요롭게 살 수 있음 암시한다. 오히려 경제성장 때문에 인간은 더욱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고 강조한다. 성장지상주의는 일부만 배불렸을 뿐 인류의 절대빈곤은 도리어 100년 전보다 더 심각하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성장지상주의는 또한 환경파괴와 대기오염을 불러 일으켜 인류의 삶을 더욱 열악하게 만들었다. 무분별한 경제성장은 인간다운 삶의 기반을 뿌리째 흔들어놓았으며 인류의 풍요로운 삶을 가로채 간 것이나 마찬가지다.


아름다운 생명의 그물

이본 배스킨 지음, 이한음 옮김, 돌베개, 1만3000원

동식물은 물론 미생물과 균류에 이르기까지 지구상의 생물체들의 생명의 그물을 다양한 연구사례를 통해 상세하게 보여준다. 그럼으로써 그동안 무시하거나 미처 알지 못했던 생물다양성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각인시킨다.

저자는 생태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생물다양성이 인류에 왜 중요한지 깨닫게 한다. 생물다양성과 생물의 그물은 서식지의 토양과 수질을 적절히 조절할 뿐만 아니라 지구의 대기와 기후에도 영향을 끼친다. 이는 곧 인류의 생존을 지탱해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저자는 오늘날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 때문에 생물다양성과 생명의 그물이 파괴되어가고 있음을 주지시킨다.


세계의 환경도시를 가다

이노우에 토시히코, 스다 아키히사 지음, 유영초 옮김, 사계절, 9800원

브라질의 꾸리찌바, 스웨덴의 예테보리, 미국의 채터누가, 독일의 슈투트가르트·에칸페르테 등 세계적인 환경도시들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그리고 현재 어떤 모습을 띠고 있는지 보여준다. 특히 미국의 채터누가와 독일의 슈투트가르트·일본의 미나마타 등은 공해도시로 악명이 높다가 환경도시로 거듭나 큰 의미를 갖고 있다.

이 책에서는 또한 생태관광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큰 성공을 거둔 코스타리카의 자연보호정책과 생태관광 현황을 자세히 설명한다. 전 세계 국토의 0.03%밖에 안 되는 작은 나라지만 국토의 40%가 원시림이고 전 세계 동물의 5%가 이 나라에 서식하고 있다. 코스타리카 정부가 군사비를 완전히 없애고 정책적으로 원시림을 보호해 생태관광산업을 일군 과정을 설명한다.

<임형도 기자 lhd@kyunghyang.com> 뉴스메이커 2006-04-2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설 ‘측천무후’에서 탐욕적이지만 지혜롭고, 풍요롭지만 외로웠던 중국 여황제의 삶을 시적으로 그려 낸 중국계 프랑스 작가 샨사의 신작 소설 ‘음모자들’(현대문학)이 번역돼 나왔다.

분류상 스파이 소설에 가깝지만 저자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액션과 음모, 계략 대신 스파이들의 인간적 고뇌와 사랑, 자유에의 열망 등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긴 흑발, 도도한 표정의 주인공 아야메이는 1989년 ‘천안문 사태’를 주도한 민주화 운동의 선봉자였으나 지금은 중국 정부에 포섭돼 프랑스에서 스파이로 활동하고 있다.

어느날 뤽상부르 공원이 내려다보이는 그녀의 스튜디오에 키 190㎝, 탄탄한 근육질의 미국인 조나단이 이사온다.

그는 다국적 기업의 컴퓨터 엔지니어로 행세하지만 사실은 아야메이에게 접근해 정보를 캐내는 임무를 맡은 미국 CIA 요원이다. 조나단은 이사온 날부터 목표물인 아야메이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서서히 접근, 결국 그녀의 세계를 침범한다. 하지만 오랜 기간 스파이로 살아온 아야메이는 처음부터 조나단의 정체를 눈치채고 있었다. 서로를 이용하는 아야메이와 조나단.

그러나 아무에게도 의지할 수 없는 스파이의 숙명적 외로움을 잘 아는 두 사람은 서로에게 진짜 사랑을 느낀다. 사랑은 거짓된 삶에 영혼과 진정성을 되돌려줄 수 있지만 대신 목숨을 요구한다.

72년생인 젊은 작가 샨사는 9세 때 이미 첫 시집을 출간, ‘문학 신동’ 소리를 들었다.

90년 정부 장학금으로 파리로 유학을 떠났으며, 97년 프랑스어로 첫 소설 ‘천안문’을 썼다. 이어 ‘버드나무 네 가지 삶’ ‘바둑 두는 여자’ ‘측천무후’를 잇달아 내놓으며 촉망받는 작가 반열에 올랐다. 다음달 8~13일 ‘2006 서울, 젊은 작가들’ 행사에 초청작가로 처음 내한한다.

〈이상주기자〉 경향신문 2006-04-2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본 작가의 소설도 인기다.

외국소설 베스트셀러 중 절반 정도가 일본 소설이다. 가네시로 가즈키의 '플라이 대디 플라이'와 '레벌루션 NO.3', 츠지 히토나리의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에쿠니 가오리의 '반짝반짝 빛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도쿄기담집', 오쿠다 히데오의 ' 공중그네' 등이 최근 서점가를 풍미하고 있는 일본 소설들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올 초부터 조짐이 있었다. 츠지 히토나리의 '냉정과 열정 사이' 는 60만부, '도쿄타워'는 15만부 이상이 넘게 팔려나갔다.

일본 소설의 출간량도 급격하게 늘고 있다. 대한출판문화협회 통계에 따르면 1990 년 초 30종 정도에 머물던 일본 소설 출간량은 서서히 증가해 2004년에는 300종을 돌파했다. 10년 새 10배가 늘어난 것이다.

 

 

 

 


일본 소설의 인기는 1990년대 하루키에서 시작됐다.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는 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이미 필독서가 됐고 이후 요시모토 바나나를 거쳐 에쿠니 가오 리와 야마다 에이미로 이어지면서 국내에 마니아층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일본 소설의 인기는 평단에서도 화제다. 문학평론가 강유정 씨는 계간 '문학과 사 회'에서 이 같은 현상을 진단한다. 강씨는 일본 소설들이 "현대성이라는 무정형의 분위기를 유능하게 감지"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국내 독자들은 일본 소설에서 "닮 고 싶은 삶의 단면을 엿본다"고 분석했다.

현대적이면서도 쿨(?)한 일본 소설에 한국 독자들이 끌리고 있는 것이다.

[허연 기자]매일경제 2006-04-2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