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의 소녀시대 지식여행자 1
요네하라 마리 지음, 이현진 옮김 / 마음산책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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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6년, 유일하게 남은 각국의 공산주의 당의 상설 국제교류기관('평화와 사회주의 제문제' 이름의 잡지)이 체코로 옮겨짐에 따라 각 국가의 공산주의당 편집자 대표와 그의 가족들이 체코로 같이 온다. 그리고 그 자녀들이 체코의 [소비에트]학교를 다니게 되는데, 이 책의 작가도 그 중 한명이다.


드문 조합이다. 지금까지 존재가 있을까 싶은 '제3인터네셔널', 각 국가의 공산주의 당에서 편집자 대표로 파견할 만큼 핵심간부 그리고 그들의 자녀, 그 자녀들은  50여개국 나라에서 온 만큼 그야말로 글로벌하고 소수정예 느낌 (13세 기준으로 한반에 20여명 정도라니), 그 편집국은 프라하 교외 숲 속 호반에 직원 휴양소까지 있고 신청만 하면 편집국이 왕복 버스까지 제공하는, 인민의 평등과 자유를 위한 공산주의 당이라지만 보이지 않는 특권층 의식, 그 와중 소련과 중국 공산당의 패권싸움, 소련의 체코 침공 - '프라하의 봄'으로 대표되는 소비에트 연합간의 분열...그 시대를, 그 곳에서 겪은 소녀 3명의 이야기이다.

 

“그럼 리차, 네 몸무게는 몇 킬로그램이니?”
“어머, 그런 걸 모두 앞에서 말하라구요?”
“45킬로그램. 그럼 나누기 쉽게 46킬로그램으로 하지.”
“싫어요. 정말 싫어요. 왜 늘리세요?”
“리차, 똑같이 한쪽 다리로 섰는데 왜 닭의 몸무게만 반이 되는 걸까?”
“선생님, 너무해요. 너무하세요.
  전 사람이에요. 닭하고 같이 취급하지 마세요!”

 

이렇게 엉뚱하고 귀여운 리차가 도저히 상상이 안가는 여의사가 된 것, 사무치게 그리워했던 빨아널은 냅킨이 물보라를 일으키며 파란 하늘이 짱하는 조국 그리스에 막상 가본 후 '결국 유럽 문명에서 태어나 자란 인간'임을 깨닫고 독일에서 일상의 의사로 살아가는 리차는 미소를 안겨주었고,

 

조국 - 유고슬라비아가 '사회주의의 탈을 쓴 자본주의 나라'라는 평가를 받고 있던 탓에 소비에트 학교에서 그녀와 동생을 둘러싼 동심원이 점점 작아지는 느낌을 받았던 야스카.
전쟁이 나기 전 한번도 본인이 무슬림이라는 사실을 자각해본 적 없었는데, 전쟁이 모든 인간관계를 엉망으로 만들어버렸고 (각종 내전...)
보스니아의 마지막 대통령이 그녀의 아버지였던 야스카.
"마리, 나 말야, 공기가 되고 싶어.”
...............정말 짠했다.

 

단숨에 읽어내게끔 만드는 가독성과 매력만점인 이 책에서 제일 시선을 잡아끈 것은 아냐였다.
그녀의 엄마는 24명이 앉을 수 있는 식탁을 가진 집이 좁다며, 인도의 집은 정원이 숲이었고 호수가 있고 폭포까지 있었다, 중국의 집은 가운데 정원을 두고 방이 많았는데 세어보지 않았을 정도로 방이 많았다는 특권층 중의 특권층.
특권층의 자제인 아냐의 소녀시절 애국심은 가히 하늘을 찔렀다. 대개 망명자 자녀들은 평균치 보다 꽤 높은 애국심을 가지고 있어 자기 나라 자랑을 떠벌리는 것을 너그럽게 들어주었는데, 아냐의 야단스런 나라 자랑 연출에는 그 누구도 짜증날 만했다. 큰 나라보다 작은 나라, 강한 나라보다 약한 나라에서 온 아이들이 고국을 사랑하는 마음이 더 강하다는 것, 고국이 불행하면 할수록 망향의 한은 더욱 커진다고.
그녀의 고국은 '루마니아'였다.

 

세월이 지나 그녀들이 성인이 됐을 때 아냐의 오빠는 고국의 동포와 내 주위 사람들은 가난에 허덕이는데 그.런.집.에서 살 수 없다며 가족과 결별을 하고, 아냐는 이렇게 말하는 여자가 되어 마리(이 책의 저자)와 재회한다.

 

“루마니아인들의 참상에 마음 아프지 않아?”
“그야 마음 아프지. 아프리카에도 아시아에도 남미에도 이보다 훨씬 심한 곳이 많아.”
“하지만 루마니아는 네가 자란 곳이쟎아.”
“그런 좁은 민족주의가 세계를 불행하게 하잖아.”

 

같은 부모, 같은 환경에서 자란 누구는 각성을 하고, 누구는 그냥 그렇게 네가 가난한 건 네탓이라며 심드렁해한다.
어떻게 이런걸까?
타고난 성향은 어떻게 해야 바뀌는 걸까? 바뀌기는 할까? 경험 상 90%이상은 안 바뀌는 것 같은데.
바뀌려면 스스로 각성해야 한다. 마치 병아리가 자신의 전부인 알껍질을 깨듯.
그 각성의 필요와 계기는 각자에게 달려있을 텐데, 그것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저절로? 그냥? 운?
진보와 개선의 인자를 가진 사람과 아닌 사람. 무엇이 그것을 가지게 하고 안 가지게 하는가?
질문을 가졌으니 언젠간 답도 얻겠지....싶다.

 

 

 

읽은 날 : 2011. 12. 13. by 책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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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네 아이들의 소문난 수학공부법 - 수학공포증 엄마도 수학 만점 아이로 키울 수 있다 잠수네 아이들
이신애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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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애가 초2 겨울방학을 시작할 즈음, 늦어도 초3부터 수학학원을 보내야 한다는 정보에 어떻게 대처하나 싶어 <아깝다 학원비> 를 읽었었고 그 후로 1년이 지났다.
이런 책의 약발이 1년 동안 유효한 것인지, 학원을 안 보내는 사람이 보내야 한다는 책을 읽는 게 옳은 일인지, 어찌됐든 그런 고민은 리뷰쓰는 지금 하는 것이고, 이 책을 읽게 된 배경은 초3 아들 덕분이었다.

 

"엄마! 수학은 도대체 왜 공부하는 거야? 배워서 뭐가 도움이 돼?"
".............................!!!"

 

자질은 충분한데, 3년째 절대 변하지 않는, 변할 예정도 없는 "축구선수"의 꿈을 가진 아들이 엄마의 성화에 못이겨 본인이 그냥 할 수 있는 정도, 다른 친구들과 비교해 과하지 않은(이건 아들도 인정!) 엄마의 요구를 들어주는 정도로만 공부를 한다.
본인이 하고자 하는 마음과 의지만 가지면 성적이 정말 잘 나올 것 같은데 늘 약간 모자란, 그렇지만 많이 부족하지 않은, 사립초교에서 중간 정도가 아들의 포지션일 거라 추정한다.
이해가 빠르고 암기도 뛰어난 아들이 스스로 수학을 못한다 생각하는데, 이게 늘 나의 불만사항이다.
(도대체 네가 못한다고 하면 정말 못하는 아이들이 뭐니?)
너의 못한다 기준이 뭐냐고 물어보면, 베프는 초등5학년 선행을 하고 있고 무쟈게 어려운 올림피아드 경시대회 문제를 풀고 있어서랜다!

 

Oh, My God! 

이런 아들에게 네가 수학을 못하는 건 절대 아니라고 본다, 엄마 거짓말 안 하는 거 알지 않냐. 정말 네 기분 맞춰주려고 하는 말 아니다. 라고 말하던 중 불쑥 튀어 나온 질문이 수학을 공부하는 이유가 뭐냐는 것이었다.

순간 너무 당황하여, 좋은 대학을 가야해서 라는, 스스로 생각해도 너무 웃긴 답을 1차적으로 한 후 좀 더 머리를 굴려 수학을 잘하면 생각하는 힘이 길러진다는 비슷한 얘기로 당황스럽게 마무리를 했다.

너무 당황스러웠다.
웃겼다.
내 스스로가.

 

하여 읽게 된 이 책은 2011.11.15 초판 인쇄된 따끈따끈한 책으로 잠수네사이트의 13년 수학학습 노하우가 집대성된 책이다.
책의 만족도는 무척 높다. 좋다. 왜 진작 몰랐을까 싶다.
자질구레한 이유로 인터넷 서핑을 꺼려하는 내게 어쩜 운 좋게도 이 책이 왔는지 그저 감사할 뿐이다.

 

수학을 잘해서 뭘 할 건데?
수학을 잘하면 나중에 사회에 나갔을 때 어떤 이점이 있는데?
있댄다. 문제해결력이 키워진다고 한다.
잠수네의 수학은 문제해결력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점수만 올리기 위한 수학공부를 하게 되면 고3 수능때 망가지니, 어릴 때는 수학그릇을 키우되 그렇다고 성적을 무시할 수 없으니 수학점수 관리에 도움되는 안내도 나온다.

수학그릇을 키우는 방법으로 수학동화, 여러가지 수학교구를 친절한 설명과 자료로 안내해주고 있다. 이는 문제해결력을 키우기 위한 수학공부 - 심화문제를 선생님이나 부모가 침 튀겨가며 설명해봐야 설명한 사람만 똑똑해지니 아이 스스로 심화문제를 풀 수 있도록 동화책 및 교구로 익숙해지게 하고, 단 한문제라도 아이수준에 맞는 문제를 스스로 풀어가게끔 꾸준히 한다면 더 이상의 왕도가 없다한다.

 

잠수네의 자료를 보자.

 

 

 

 

 

초1, 초3 두 아이들의 의견수렴을 하여 구슬퍼즐과 할리갈리를 일단 샀는데, 매우 아주 엄청 만족스럽다.

 

또한, 초등수학의 기본은 <교과서+연산+난이도가 다른 문제집2권> 이라며, 각 출판사별 문제집 난이도가 표로 정리되 있는 등 실질적인 도움도 깨알같다.

 

잠수네 추천대로 겨울방학 동안 수학동화도 많이 읽히고(이미 10권 정도는 구입했다), 여러가지 수학교구도 잘 활용하고 기타등등, 벌써부터 문제해결력이 향상될 미래의 우리아이들 모습을 그려보며 매우 흐뭇해한다.

 

그리고 오늘 밑줄 그은 부분을 정리하자마자! 동료에게 긴급하게 책을 강권하며 빌려준다. 기쁘다.

 

 

 

 

 

읽은 날 : 2011. 12. 4. by 책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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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란 무엇인가 까치글방 133
E.H. 카 지음, 김택현 옮김 / 까치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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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노무현 전대통령의 "성공과 좌절"을 읽으면서 이 분이 역사에 어떻게 기록 될지 궁금해졌었다. 그러다  '역사'가 무엇인지로 발전되어, 이 책을 읽게 됐다.

 

역사는 엄격히 말하면 결코 사실이 아니라 널리 승인된 일련의 판단이라 한다.
많고 많은 수많은 '사실' 중 어떤 사실에게 발언권을 줄 것인지, 그 서열과 차례는 어떻게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바로 역사가라는 것이다. 하여 역사를 연구하기 앞서 역사가를 연구해야만 한다.
역사, 단지 기록물이라 생각했건만, 역사란 역사가와 그의 사실들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의 과정,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며 친절하게 다음과 같은 이미지를 선물해준다.

 

"역사가는 다만 그 행렬의 어느 한 부분에 끼어서 터벅터벅 걷고 있는, 또 하나의 돋보이지 않는 인물에 불과하다.  역사가는 역사의 일부이다.  그 행렬 속에서 그가 있는 그 지점이 과거에 대한 그의 시각을 결정한다."

이 책에서 느낀 이미지는 "터벅 터벅" 이었다. 끝도 없이 이어지는 행렬 속을 터벅 터벅 걷고 있는 돋보이지 않는 인물!
그 인물은 역사가일 수도 있고, 나일 수도 있고 당신일 수도 있고 바로 우리인 것이다.

 

이 터벅터벅 걷는 우리는 과연 누구인가?

 

"인민대중은 선사시대 사람들처럼 역사가 아닌 자연에 속했다.  더욱더 많은 인민들이 사회의식과 정치의식을 가지게 되고, 각자의 집단들을 과거와 미래가 있는 역사적 실재로 깨닫게 되고, 그리하여 완전히 역사 속에 들어올 때, 그럴 때 근대사는 시작된다.  사회의식, 정치의식, 역사의식이 웬만큼 인구의 대다수에게 확산되기 시작한 것은 소수의 선진국가들에서조차 기껏해야 최근 200년 이내의 일이었을 뿐이다.  완전한 의미에서 역사 속에 들어와 이제는 식민지 통치자나 인류학자가 아닌 역사가의 관심대상이 된 인민, 그 인민으로 구성되는 하나의 전체 세계를 처음으로 상상이라도 할 수 있게 된 것은 겨우 오늘날의 일이다.  이것은 우리의 역사개념에서의 하나의 혁명이다.  18세기의 역사는 여전히 엘리트의 역사였다."

고로, "지금의 자기의식의 시대이다 ; 역사가는 자기가 무엇을 하는지를 알 수 있고 또한 알아야만 한다."

 

비록 우리는 역사가는 아니지만,  선사시대 사람들과 달리 하나 하나의 개인으로서 역사적 실재를 깨닫고 역사 속에 들어가고 있으며, 터벅터벅 현재진행형으로 걷고 있다.
우리가 다수가 된다면! 우리가 역사를 만들어 가는 것이리라!

 

"1. 역사란 상당한 정도까지 수의 문제라는 것
 2. 역사의 사실이란 사회 속에 있는 개인의 상호관계에 관한 사실, 그리고 개인의 행동에서 본인들이 의도했던 것과 자주 모순되거나 가끔 상반되는 결과를   생겨나게 하는 사회적 힘에 관한 사실인 것이다."

 

"진보에 대한 신념은 자동적이거나 필연적인 과정에 대한 신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잠재력의 부단한 발전에 대한 신념을 의미" 라 한다.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잠재력의 부단한 발전이 끊임없이 이어지길.
아니 더도 덜도 말고 이 참에 응축해서 폭발하길, 그건 당연한 거다.

 

 

읽은 날 : 2009. 10. 30.  by 책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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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고 정치 - 김어준의 명랑시민정치교본
김어준 지음, 지승호 엮음 / 푸른숲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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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안 온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얼까?
★ 일단 카카오톡 프로필 메시지를 바꿔야지.

    무엇으로 바꿀지 한…………참 생각하다 드디어 정하다.
    우리는 스스로 '그'를 발견할 것이다!!!
★ 이 책을, 나꼼수를 어떻게 전파하지??
    최근 5년 동안 연락은 안 했으나, 마음 한 켠에 있는 분들께 다짜고짜 책을

    선해야겠다.
    누구누구에게 선물하지?? 
★ 박근혜를 포함한 한나라당 싹 빼고 모든 홈페이지 들어가서 글이라도 남겨

    야겠다!

 

 

울컥하다
★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전, 항상 배우로 돌아갈 자세로 임하던 문성근이 서

    거 후, 인식의 전환을 했다 한다.
    조또, 까짓 배우가 뭐라고! 뒷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고 지금 당장 내가 해

    야만 하는 일 해야겠다고.
★ 김어준이 말한다. 노무현 같은 사람 처음 봤고 마지막으로 봤다고.

    이명박 같은 자가 그런 남자를 죽이다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고.
    하여, 남은 세상은, 어떻게든 해보겠다고. 공적 행사에선 검은 넥타이만 맨

    다고.

 

 

박근혜가 되면 안 되는 이유 백만가지.
내게도 박근혜에 대한 이미지는 있다. 음....말과 머리는 상당히 모자르지만, 포용과 이해가 되는 정치인이라는!
근데, 내가 몰라도 너무 몰라서 갖은 이미지였다.


★ 박근혜는 생활인이 아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까지 줄곧 공주다.
    그녀는, 남친 때문에 고민해본 적 없고, 쎅스 트러블로 고민해본 적 없고,

    결혼 때문에 고민해본 적 없고, 아이 낳아본 적 없고, 아이 교육 때문에 고민

    해 본 적 없고, 급여 문제로 고민해본 적 없고, 내 집 마련 고민해본 적 없고,

    선생님 지 줘 본적 없고, 남편 승진에 스트레스 받아본 적도 없고, 자기 취

    업 고민 본 적 없고, 자식 취업 고민해본 적도 없고, 자식결혼 고민해본 적

    없다. 그럼 일반적인 삶의 고민 중 최소 90퍼센트는 해보지 않은 거거든.

    그래서 그녀의 언어는 언제나 공중에 붕 떠 있어. 정치와 정책이 공허하다.
    그렇기에 이명박이든 박근혜든 도달할 지점은 똑같다. 그런데 더욱 위험한

    것은 그것이 박근혜의 잘못이라는 것을 알아채기가 매우 어렵다는 거다. 그

    녀는 이명박과는 다르게, 말을 하지 않으니까.

 

 

이명박이 아닌 것의 총합이면서 박근혜와 같은 지점. 그러면서 박근혜보다 강한 사람! 문재인
★ 박근혜는 사사롭지 않다. 하지만 누구든 박근혜 자리에 있으면 사사롭지 않

    을 수 있어.
    하지만 아무나 문재인의 자리에서 사사롭지 않을 수는 없는 거야.
★ 담백하고 단호한 원칙의 남자라는 것 역시 사람들이 알아 볼 거야.
    사학법 문제로 청와대에서 교육위 위원, 교육부 장관, 청와대 교육수석이 회

    의를 했다. 당정청 회의지. 서로 격렬하게 논쟁하다가 교육부 장관이 부처안

    관 안 되면 사표 내겠다고 강수를 던졌대. 문재인이 회의 내내 가만히 듣

    고만 있다가 딱 한마디 했대. 그럼 관두시죠. 국가 정책을 조율하는데 자기

    자리를 압박 수단으로 사용할 거면 관두라는 거지. 군더더기 없는 단 한마디

    의 담담하고 단호한 원칙으로 수많은 말들을 제압했다. 문재인은 그런 사람

    이야.
★ 노무현 영결식 때, 당시 백원우가 이명박을 향해 말 폭탄을 던졌는데, 많은

    이가 통쾌해 했어.
    그런데, 그 상황에서 문재인이 이명박에게 가서 머리를 조아리고 사과를 한

    다고. 보통 그런 상태에선 범인에게 피해자가 사과한다는 건 있을 수도 없

    고...이건 타고나는 애티튜드의 힘이야. 이런 건 흉내 내거나 훈련할 수 없

    는 거야.

    문재인에겐 그런 힘이 있는 거야.

 

 

이제 마지막 이야기군. 이 말부터 해야겠다. 결국 문재인은 출마하지 않을지도 몰라.
실컷 문재인이다 문재인이다, 나오면 이긴다 이긴다, 나올 거다 나올 거다, 하

다가  미쳤나 싶겠지만, 진짜 허무하게 들리겠지만, 이 말부터 해둬야겠다고 생

각하는 이유가 뭐냐, 바로 거기에 문재인이 가진 힘의 본질이 있기 때문이야.
그런 문재인보고 기자들이 출마 의사 물어보면 예전엔 절대 안 한다고 하더니, 최근엔 그 답을 열어놓는다. 지금은 통합의 역할에 충실할 거라며 가능성을 닫지 않는다고. 사람들은 그걸 아, 역시 출마할 거고 지금은 스펙을 쌓는 과정이구나, 이렇게 생각한다고. 다들 그렇게 생각해.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내가 아는 문재인은 그런 사람이 아니야. 사실 문재인 같은 사람이 워낙 드무니까 그렇게 생각하는게 당연해. 하지만 내가 만나보고 이해한 문재인은 그런 방식의 정치적 셈법을 가진 사람이 아니야. 문재인의 셈법은 그 근본부터가 달라.

문재인 스스로 조력자에 머물겠다고 한다면, 할 수 없다. 물론 난 그가 나서길 원해. 그래서 열심히 부추기겠지만, 그건 내 욕심이니까 뭐라고 하지 마. 하지만 거기까지야. 거기까지가 기획의 끝이어야 해.
나머지는 사람들이 스스로 그를 발견해야 해. 사람들을 믿고 그들에게 맡겨야 해.

 

 

이 책은 너무 재밌다. 웃긴다.
★ 이명박에게 오로지 죽도록 중요한 것은 이권. 그야말로 순결하지. 뇌에 구김

    살이 없어!
★ 정치에 전혀 관심 없던 일반인(박경철, 안철수 등)들까지 정치가 얼마나 중

    요한지 온몸으로 자각하게 해준 공로를 따로 기록해서 역사에 길이 남겨야

    마땅하다고 봐. 난 이명박 퇴임 후에는 동상 세워줘야 한다고 봐. 정치사에

    서 전무후무한 안티히어로!
★ 진보 진영의 어법
    처음 만난 상대 앞에 재무 계획서와 신홍방 설계도를 딱 꺼내놔. 그리고 입

    주할 주택의 입지 조건과 구입할 차량의 대출 조건 및 주변 교육 환경의 우

    수성에 대해 부동산과 금융, 교육 전문 용어를 섞어 진지하게 프레젠테이션

    하지. 그런 다음 건조한 표정으로 바로 결혼하재. 만약 나와 결혼하지 않는

    다면 그것은 당신이 속물이라 더 큰 집과 더 큰 자동차에 넘어간 방증이라

    며.
    그걸 당한 상대는, 당신이 나쁜 사람 같지는 않은데, 당신 패션부터 좀 후줄

    근한 것이 촌스러운 데다, 자료는 열심히 준비는 한 것 같지만 뭔 소리인지

    알아 듣지 못하겠고, 결정적으로 내가 당신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게 왜

    내가 죄책감을 느껴야 하는 일이냐며 일어나 떠나버려. 남겨진 진보 군은 자

    기 프러포즈가 실패한 요인을 열심히 분석하다가 입지 조건과 대출 조건의

    우수성을 다른 경쟁자들보다 선명하게 부각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혼자

    결론 내리지.

    그렇게 연애 한번 못해봤으면서 꼭 결혼할 거라고 혼자 다짐을 하지. 20년

    후에. 아. 슬퍼.

 

 

문재인 책을 읽어야겠다.

주변 사람들에게 전파할 것이다.

그리고 믿는다!

 

읽은 날 : 2011. 12. 6 by 책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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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 천재가 된 홍대리
이지성.정회일 지음 / 다산라이프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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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작가 이지성의 이력이었다.
7년 동안 최소 2,500 여 권의 책을 읽었으나, 27살 그에게 남은 것은 원금 4억여원의 빚과 가난한 생활뿐이었다. 책 속에 길이 있다는데, 길이 없었다고.

그러나 그는 7년 간의 독서를 '사실은 한 권도 읽지 않았음'으로 규정하고 '눈'이 아니라 ‘심장’으로 읽는 독서, ‘머리’로 아는 독서가 아니라 ‘몸’으로 실천하는 독서를 시작했다. 그 동안 지친 마음의 충전기에 불과했던 자기계발서였으나(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저자는 아이러니하게도 자기계발서 베스트셀러는 거의 읽지 않았다 한다), 심장과 몸으로 자기계발서 독서를 읽음으로써 지금의 '이지성'이 됐다 한다.

나 역시 자기계발서를 잘 안 읽는다.
자기계발서에 나온 내용은 무지의 소관이 아닌, 실천의 소관이라며 그닥 새로울 게 없어 하며, 작가의 내공을 심사하는 태도를 가지게 된다. 팔짱을 끼고
"......음...어디 보자, 너의 내공은 어느 정도니?"
좋은 내용이 아닌 내공에 촛점을 맞추다 보니 내공이 약하면 '시시해'가 되버렸던 것이다.

늘 '시시해' 혹은 '괜찮네'에서 멈추다 보니 항상 제자리걸음 하고 있었던 것이다.
몰라서 안 하는게 아니라 알면서도 못 하는 게 문제인 걸 알면서 말이다.
반복된 좋은 이미지가 뇌에 각인되면 생각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마침내 습관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는 것도 알면서 말이다.
'시시해' 혹은 '괜찮네' 가 아니라, 자기계발서를 아.무.생.각. 없이 반복해 읽기만 해도 운명이 바뀔 수 있음을, 이제야 깨닫는다.

깨달음의 영역과 별개로 스멀스멀 드는 생각도 있다.
내겐 "치기 힘든 공은 치지 않고, 잡기 힘든 공은 잡지 않는다" 의 성향이 일부 있어서, 그렇게 열심히 사는 이유가 뭔대? 그렇게 살면 행복한가? 로 생각이 이어지면 굳.이. 그렇게 열심히 살고 싶어지지 않는 것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열심히 사는 것이 인생의 행복이 아니니까 말이다.

이런 내 생각을 알았는지 저자는 친절히 말해준다.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요?
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된다. 당신이 정말로 변화하고 싶고 성장하고 싶을 때 하면 된다. 그리고 그 마음이 간절하지 않다면 무수한 핑계가 계속 생겨날 것이다. 정말로 간절해질 때 도전하고, 간절해지기 위해 노력하고, 내가 성장하고 변화해야 하는 분명한 이유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적고 되새겨라. 사람은 분명한 이유를 알게 되면 엄청난 잠재력을 발휘하게 되어 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는 재미를 느끼기에 하는 것이다.

독서천재가 되기 위한 로드맵을 보자.
1단계 100일간 33권을 읽는다.
2단계 전문분야 100권 읽기로 전문가가 된다.
3단계 1일 1권 365일 도전~!

지금의 나는 간절하지 않아 유예하지만, 나중에 순간순간의 간절함이 쌓이고 쌓여 누적되어 한방 터진다면 기대해 볼 수도 있…지 않을 거 같다.
2008년 여름부터 연평균 45권의 독서, 밑줄 친 내용 빠짐없이 워드로 옮기기, 그리고 최근 시작한 독후감 쓰기.
이미 생활로 굳어진 패턴을 어지간해서 바꾸지 않을 것임을 안다.
생각보다 내가 고집이 세거든.

 

읽은 날 : 2011. 11. 27.  by 책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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