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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시계공 ㅣ 사이언스 클래식 3
리처드 도킨스 지음, 이용철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4년 8월
평점 :
나는 실험 대상이 될 만한 원숭이를 알지 못했다.
그러나 다행히도 11개월 된 나의 딸이 원숭이를 대신하여 실험 대상이 되어 주었다.
P.90
이렇듯 (비록 작기는 하지만 매번의 개선이 미래를 건설하는 기초가 되는) 누적적인 선택과 (매번 전혀 새로운 시도를 하는) 1단계 선택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만약 1단계 선택에 의존해야 했다면 진화는 아예 불가능 했을 것이다. 그러나 자연의 눈 먼 힘이 누적적인 선택의 필요조건을 충족시켜 주었다면 진화 과정은 실현 가능한 것이다. 그것이 실제로 바로 이 지구라는 행성에서 일어난 일이다. 그리고 우리 자신은 그러한 과정이 가장 최근에 낳은 가장 기이하고 놀라운 결과물이다.
P.95
(중략) 생물은 그렇지 않다. 진화에는 장기적인 목표 따위는 없다. 먼 미래의 목표, 선택의 기준이 될 궁극적인 완벽함 따위는 없다. 진화의 궁극적인 목표가 우리 인간이라는 믿음은 터무니없는 인간 허영심의 산물에 불과하다. 실제 상황에서 선택의 기준은 항상 단기적인 것이다. 그것은 단순한 개체의 생존이거나 아니먼 더 일반적으로 말해서 성공적인 번식이다.
P.97
이 거대한 수학적인 공간의 어느 곳에 인간과 하이에나, 아메바와 개미핥기, 편형동물과 오징어, 도도새와 공룡이 자리잡고 있다. 만약 유전공학이 고도로 발달하여 우리가 생물의 유전자를 마음대로 다룰 수 있다면, 이론적으로는 동물 공간의 한 점에서 다른 어떤 점으로든 자유롭게 옮겨 갈 수 있다. 시작하는 점이 어디든 우리는 미로를 찾아 헤매어 도도새, 티라노사우루스, 삼엽충 등을 다시 만들 수 있다. 단지 어떤 유전자를 수선해야 하는지, 그리고 염색체의 어떤 부분을 복제하고 뒤집고 삭제해야 하는지 알기만 한다면 말이다. 인류가 그 정도로 충분히 유전공학에 능통하게 될 지는 의심스럽다. 그러나 이 친애하는 멸종된 동물들은 그 거대한 유전자 초공간 속에 있는 그들만의 고유한 장소에 언제까지나 잠복해 있으면서 발견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P.131
흰개미는 이름에 개미가 들어가기는 하지만 개미가 아니라 바퀴벌레와 유연관계가 있다. 사실 개미는 꿀벌이나 말벌과 유연관계가 있다.
P.182
(중략) 놀라운 것은 그 엄청난 유전 정보 중 극히 적은 분량만이 실제로 사용된다는 사실이다. 가령 인간의 세포는 그 중 1퍼센트만을 실제로 사용한다. 어림잡아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한 권에 해당하는 분량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99퍼센트는 왜 거기에 있는 것일까? 그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 이전에 썼던 책에서 나는 99퍼센트의DNA가 1퍼센트의 DNA의 노력에 편승하여 기생하고 있다는 제안을 했다. 최근의 분자생물학자들은 이 생각을 이기적인 DNA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P.199
모든 인간은 같은 형태의 DNA 주소 체계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주소가 같다고 해서 내용까지 반드시 같은 것은 아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서로 다르게 생긴 것이다.
P.202
기적은 그것이 어쨌든 일어난 사건이라면 단지 엄청난 우연과의 조우일 뿐이다. 사건들은 칼로 두부 자르듯 자연스러운 사건과 초자연적인 기적으로 구분되지 않는다.
P.233
무언가 다른 조건이 변하지 않는 한, 진화는 휴지 상태에 빠지게 된다. 예를 들면 빙하기가 시작될 때처럼 그 지역의 평균 강수량의 변화나 우세풍의 풍향변화 등이 필요하다. 그러한 변화는 진화적 시간과 같이 오랜 시간 척도를 취급하는 경우에는 확실하게 나타난다. 그 결과 진화는 멈추지 않고 변화하는 환경을 계속해서 뒤따른다.
P.292
나무의 예를 통해 잘 드러나는 또 한 가지 사실은 군비 확장 경쟁이 반드시 다른 종 사이에서 일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한 그루 한 그루의 나무는 이종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동종의 구성원이 그리운 그늘 때문에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어쩌면 실제로는 그런 경우가 더 많을 수도 있다. 모든 생물은 이종보다는 동종과의 경쟁에서 더 심각한 위협을 받기 때문이다.
P.302
유전자는 이기적이어서 유전자 풀 내에서 자신의 수를 늘리는 데 주력한다. 그러나 유전자를 둘러싼 환경은 역시 같은 유전자 풀 속에서 선택된 다른 유전자들로 구성되고 있기 때문에 이 동일한 유전자 풀에 있는 다른 유전자와의 협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져야지만이 그 유전자는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
P.314
인간의 사유는 비유적 사고에 깊이 뿌리박고 있다. 우리는 서로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과정들에서도 어떻게든 작은 유사점을 찾아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있다.
P.319
그러나 다른 관점에 따르면 과학의 위대한 진보 중 상당수가 이루어 질 수 있었던 것은 뛰어난 머리를 가진 일부 사람들이 이미 밝혀진 문제와 아직 수수께끼가 풀리지 않은 다른 문제를 비유적인 사고를 통해 연결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P.320
그들이 주장하는 것은 내가 7장에서 "협동하는" 유전자에 대해 지적했던 내용과 유사하다. 그것은 유전자 집단이 서로 잘 적응하기 때문에 그 집단의 구성원이 아닌 새로운 돌연변이 유전자가 침입하는데 데해 저항한다는 내용이었다. 이것은 매우 복잡한 개념이며 폭넓게 적용될 수 있는 유연한 개념으로 생각될 것이다.
P.403
다윈의 관점에서는 자연선택에 따른 진화론의 핵심은 복잡한 적응의 존재를 기적이라는 개념을 사용하지 않고 설명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이 책의 가장 큰 요점이기도 하다. 다윈의 입장에서 본다면 신을 통해 도약이 이루어지는 진화한 결코 진화가 아니었다. 그것은 진화의 핵심을 무의미하게 만든다.
P.405
작은 개조가 수없이 거듭되는 것으로도 결코 만들어질 수 없는 어떤 복잡한 기관이 있다는 것이 증명이 된다면 나의 이론은 붕괴될 것이다.
P.405
세상에는 결사적으로 다윈주의를 믿지 않으려 드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종교적인 이유에서 진화 그 자체가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다. 두 번째 부류는 진화가 일어났다는 것을 부정할 이유는 없지만 흔히 정치적이거나 이데올로기적인 이유로 인해 다윈주의가 가지는 매커니즘에 대한 불만을 가지는 경우이다. 그중에는 자연선택이라는 사고방식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을만큼 냉혹하고 비정한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자연선택을 임의성과 혼동하느나머지 자신들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무의미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더 나아가 다윈주의를 인종차별주의와 그 밖의 동의할 수 없는 부대 의미들을 내포한 사회다윈주의와 혼동하는 사람도 있다.
P.408
어떤 생물이 아무런 유연관계도 없는 경우는 결코 있을 수 없다. 어쨌든 우리가 알고 있는 한 생명이 탄생한 곳이 지구밖에 없다는 것이 거의 확실하기 때문이다.
P.420
실제로 사람, 고래, 오리너구리 등의 포유류는 같은 공통조상을 통해 어류와 연결되기 때문에 어류에 대해 정확하게 같은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포유류가 사다리나 계급을 형성하고 있고 "하등한"포유류가 고등한 포유류에 비해 어류에 더 가깝다는 신화는 진화와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속물적 망언에 불과하다. 그것은 때로 "존재의 거대한 사슬"이라 불리는 진화론 이전의 낡은 개념으로 진화론때문에 해체되어버린 골동품이다.
P.424
유전자의 사전은 각기 세 가지 문자로 이루어진 64개의 DNA 단어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단어 하나 하나에는 각기 단백질 언어의 정확한 단어가 대응한다. 이 언어는 인간의 언어가 자의적인 것과 같은 의미에서 자의적일 것으로 생각된다. (예를 들어 집이라는 단어의 발음에는 거주하는 장소라는 속성을 듣는 사람의 마음에 불러일으키는 어떤 본질적인 특성도 없다.) 이러한 측면을 생각해 본다면 모든 생물이 외관은 달라 보여도 유전자 수준에서는 완전히 같은 언어를 말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사실이다. 유전 암호는 보편적이다. 나는 이 사실을 모든 생물이 오직 하나의 공통 선조로부터 유래했다는 사실에 대한 거의 결정적인 증거로 간주한다.
(중략)
현재까지 살아남아있는 생물은 모두 오직 하나의 선조로부터 유래하고 있으며 그 의미는 자의적일지라도 64개의 DNA 단어 하나하나까지 거의 동일한 유전자적 사전을 그 선조로부터 이어받았다.
P.439
DNA의 배열은 모든 생명에 대한 복음의 기록이고 우리는 그것들을 해독하는 법을 배우게 된 것이다.
P.443
따라서 유전자와 몸의 일부 사이에는 단순한 일대일 대응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요리법에 들어있는 설명과 케이크 조각 사이에 일대일 대응이 성립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P.480
다윈주의자의 주장에 따르면 변이의 방향은 개선을 향해 정해져있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에서 무작위적이다. 진화에서 개선을 향한 경향이 나타나는 것은 자연선택을 통해서이다.
P.496
실제 다윈주의자 어떤 돌연변이도 석면으로 도배된 콧구멍을 만든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어. 돌연변이를 일으켜 석면을 분비할 수 있다니 어처구니가 없군. 그렇게 된다면 소의 돌연변이 개체가 달까지 한 번에 도약할 수도 있겠군.
가공의 다윈주의자 달까지 뛸 수 있는 소의 돌연변이 개체는 모두 저연선택으로 배제되었을 거야. 거기에는 산소가 없다는 사실쯤은 자네도 알고 있을 테니까.
P.499
진화론의 힘은 천문학적인 불가능성을 해소하고 믿을 수 없고 기적처럼 보이는 사실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P.516
-책을 읽는 중간중간 썼던 메모들-
음 그러니까 바이오모프로 비유했을 때, 여우에서 벌레로 진화하기까지 유전자 변형이 만약 -9, +9이 가능(한 번에 +_1로만 가능한 제한을 풀었을 때)하게 된다면 엄청난 숫자의 경우의 수가 가능해진다. 만약 그래서 운 좋게 1번에 벌레로 진화할 수 있다면 일확천금을 얻겠지만, 그보다는 이웃의 바이오모프와 비슷하게 한 단계씩 진화해나가는 쪽이 더 빨리, 정확하게 진화할 수 있다. 이는 마치 컴퓨터의 체스 프로그램이 한 번에 가능한 모든 수를 대입하면서 게임을 한다면 엄청난 비용/시간 낭비가 되기 때문에 가장 호율적인 루트를 찾는 것이 이익이란 앞의 예시와 같은 얘기이다.
-created on 2012-07-28 14:47:11 +0000
오!!!!매미는 총 3종류가 있는데 이 매미들이 각각 13년, 17년 주기로 성체가 돼!!!이 13과 17이란 숫자는 대체 뭘까??? 소수인 이 두 숫자는 만약 14년 주기였다면 7년 주기일 기생충을 피할 수 있다는
의미가 있지!!으와 정말 신기하다
-created on 2012-07-29 12:33:03 +0000
주머니 늑대, 틸라코스밀루스,
-created on 2012-07-29 12:42:28 +0000
인트론 : 발현 되지 않는 염기 서열
엑손 : 진핵 생물의 mRNA정보 배열
진핵 : 박테리아를 제외한 모든 세포
정의 피드백 : 세면 더 세지고 약하면 더 약해지는 불안정한 상태
부의 피드백 : 지나치게 세지거나 약해지지 않도록 제어를 가함으로써 중도를 지키게 하는 반응
폴리진 : 개별적이로는 작용이 약하지만 서로 보완하여 형질 발현에 작용하는 유전자
-created on 2012-08-01 14:24:23 +0000
자연선택이 단순히 파괴적이기만 한 게 아니라 군비경쟁을 통해 서로의 진화를 촉발 시킨다는 점,
성 선택의 경우 공작이나 긴꼬리새의 쓸데없이 긴 꼬리처럼 폭발적인 진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이는 암컷의 긴꼬리를 좋아하는 성향+ 수컷의실제로 긴꼬리 가 합쳐져 자기복제를 선택한 결과 그 경향이 더 강해진다고 할 수 있지.
-created on 2012-08-01 15:51:08 +0000
단속평형설 : 화석은 보통 완만한 진화형태를 띄지않고 드문드문 발견된다. 이에 대해 보통은 화석으로 남겨지는 경우가 희귀하다고 생각하는데, 단속평형설은 그것이 진짜 공백이었으며 진화는 갑자기 어떤 큰 사건을 계기로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도약설: 단속평형설과 비슷하나 대돌연변이가 나타나 크게 진화가 도약된다는 설
라마르크주의: 획득성 형질(개체가 나중에 획득한 형질_피아노를 잘차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이 다음 세대에 이어진다는 이론)과 용불용(자주 걷다 보면 발바닥이 굳는 것처럼 자주쓰는 부분은 더 크고 딱딱해지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작고 부드러워진다는 이론)
성선택: 진화가 이성에게 선택됨으로써 이루어진다는 것. 어쨌든 번식을 해야 진화도 되는거니까
-created on 2012-09-01 17:54:39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