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을 위한 교양사전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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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교양의 의미를 사전에서 찾아본 즉, ① 가르치어 기름. ¶교양 사업. ② 학문, 지식, 사회생활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품위. 또는 문화에 대한 폭넓은 지식 이라 쓰여져 있었다. 기존의 교양이란 이름으로 간행된 책자들은 기존에 이루어진 문학 작품이나 텍스트를 통한 집성과 자신의 견해를 비추는 것이 보통이었고,  문화란 정치 경제 사회를 포함한다고는 하지만 분류사의 한 면을 차지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것이 상식 같은 것이었다.  그래서 일까? 교양이라 하면 문학이나 미술 음악 같은 문예적인 부분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기호와 관심등으로 어우러져 적당히 도도해 보인는 것은....." 아마 이것은 나를 위시하여 대부분의 사람들이 교양이란 말에서 건져내는 가치일 것이다. 저자가 머리말에서 밝힌 것과 같은 디트리히 슈바니츠의 "교양: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과 같은 류의 것 말이다. 혹은 내가 그 책보다 더 멋지게 힘들게 읽어냈던 크리스티아네 취른트 " 책들, 인간이 읽어야 할 모든 것"이란 책에서 보여준 것과 같은 것이다.

  강준만의 " 교양 " 이란 책은 사뭇 다르다. 현재를 살아가면서도 거의 현재를 잊거나 무심하게 비켜지나가는 문제들에 대해 콕콕 집어낸다. 역사를 공부하면서 과거의 사실들을 분석하고 비판하는 일은 열심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진행되는 일들에 대해서는 혈기 이상의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는 듯 하다. 이건 무언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것 같다. 일단은 나를 반성하면서 내가 살고 있는 사회, 내가 속한 현실을 한발짝 물러서서 '저만큼 멀리서' 바라볼 지라도 바라보는 작업을 하게 된 것 같다. 이미 지나가 버려서 골조화 되어 있는 것들을 추리고 바라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을 날카롭게 바라본다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걸 교양이란 이름으로 불러야 할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으나 신선한 충격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현재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사는 사람들은 빠르게 읽기에 적합한가 보다. 일주일 만에 읽었다고 하니까. 난 하루에 두세개의 주제어를 가지고 읽어보고 생각하고 거의 한달이상을 잡고 있는데 아직도 백여쪽이 남았다. 사회를 다 살펴보지 못했다. 아마도 이후의 내용은 다 읽고 수정을 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지식인의 역할에 대한 이런 저런 질책에도 불구하고 교수 강준만이 우리 곁에 있고 그의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란 생각이 든다. 비정치적일지라도 말이다. '현실에 대한 인식과 남과 다르게 보기'는 내가 관심을 기울여 보고 있는 부분이다.

  좀 속도를 내어 읽고 5월이 가기 전에 나도 평다운 평을 하나 해봤음 좋겠다아~~~

  6월 2일에 경제 정보파트의 글들을 마구잡이 식으로 빨리 읽어냄으로써 읽기를 마쳤다. 그리고 머리말을 다시 열어 교양과 삶의 상호 소외를 극복하는데 일조할 수 있기를 희망한 저자의 소망을 음미해 보았다. 현재에 관한 날카로운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점에서 나는 일단 좋은 점수를 주게 되었고 정치파트의 빠져있는 부분들을 보고자 "나의 정치학 사전"을 구입하였다. 역시 꼼꼼하게 읽는 작업을 이제 시도하였으니 6월에는 제대로 된 평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최소한 현재에 대한 그리고 나의 현실에 대한 관심을 잘 갖게 될거니까 말이다. 평다운 평은 그때나 기대해 보아야 할 까 보다. 현재의 나는 깨달음을 갖기 시작한 어리버리한 자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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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phlipismine > 강준만교수가 상처를 드러내는 방식
한국인을 위한 교양사전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4년 12월
평점 :
절판


강준만은 분명히 한국에서 가장 부지런한 사람 중 하나이다. 최근에 낸 책들, 이를테면 한국인을 위한 교양사전 이나 한국사 시리즈의 분량과 참고목록을 보면 가끔 나는 강준만이 몇 명의 죽이 맞는 합리적 자유주의자들의 공통필명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이다. 사진은 가장 그중 잘생긴 사람일 거고. 인터뷰를 극단적으로 기피하는 것도 의심스럽다. ^^농담은 그만하고,

사실, 대학교수들에게 이런 다작은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대개의 교수들은 제자들의 손과 머리를 빌려 책을 만들어내곤 하니까. 이건 꽤 양심적이고 진보적인 학자에게조차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관행이다. 너무 만연하면 죄의식따위는 없어지는 법. 

그러나 다른 사람도 아닌 강준만이 이런 짓을 할 리는 없다. 그는 한국의 이른바 모든 비상식적 인 관행과 싸우는 사람이다. 왜 그에게 이런 습속이 생겼는지는 알 수 없다. 하여간에 앞에서 농담처럼 말한 인터뷰 거절 역시 그러한 싸우는 자신을 지키기 위한 수단 중 하나일 것이다. 말이라는 것은 글과 달리 아주 쉽게 기의와 벗어나는 언어로 포장될 수 있으니까.

그런데, 한국인을 위한 교양사전을 읽으면서 나는 점차적으로 그가 세상과 소통하기를 거부하는 증세가 강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가지 측면에서 그렇다.

첫번째는 그의 이 책이 시사적인 일종의 교양사전임에도 불구하고, 그 속에 담긴 내용은 철저하게 2차자료들에 기반해 작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이 책의 거의 모든 '사실'들은 그의 책상 위에서 신문과 저서들에 의해 작성된 것이지 그가 직접 체험한 것이 아니다. 그리고 이후 강준만의 개인적인 그에 대한 해설이랄까 코멘트가 붙는다.

그 중에서도 단연 그가 의존하는 것은 신문이다. 신방과 교수라는 점을 감안해도, 이 저서의 신문에 대한 의존도는 지나치다. 물론 그의 날카로운 눈에는 감탄을 표한다. 수많은 신문기사를 스크랩하고 분류해서 자신이 택한 주제들마다 그에 대한 적절한 기사들을 인용하는 것은 경이로운 그의 부지런함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 그러나,

예를 들어 싸이월드 붐, 펑크(punk)와 같은 역동적이고 체험 위주인 사회현상에 대해서도 그는 실제로 이것들에 대한 체험을 바탕으로 글을 쓰기보다는 2차자료들에 의존해 해설하고, 해석하고, 논평한다. 그래서일까? 이런 부분들에 대한 그의 이해는 대단히 피상적이고, 2차자료의 해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두번째이다. 이 책은 그의 책 답지 않게 너무나 얌전하다. 한 마디로 논쟁을 하기를 거부한다는 것이다. 앞에서 토픽마다 코멘트가 달려 있다고 했지만 그것은 대부분 비정치적이고 논란이 적은 토픽에 한한다. 정치적인, 혹은 논란이 될 분야로 가면 그는 철저하게 2차자료를 스크랩하는 가위쟁이로 자신의 역할을 한정한다.

이를테면 신행정수도에 대한 그의 긴 글에는 그의 생각을 찾아볼 수 없다. 그는 단지 이에 대한 찬반논쟁을 담은 각 신문의 사설들을 지리하게 늘어놓을 뿐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아주 게으른 학자들이나 할 행동을 다른 이도 아닌 강준만이 했다는 것이 문제이다.

물론 그의
'사전임을 주장하는 건 압축·포괄·공정에 주력했다는 걸 의미하는 것' 이라는 서문을 인정한다고 치자.  강준만이라고 해서 반드시 주장이 강한 글만을 써야 한다고 보는 것도 편견임을 인정한다.

그러나, 이 책 전반적으로 그는 여전히 할 말이 많다.  별로 민감하지 않은 사회현상에 대해서는 여전히 그다운 입담을 늘어놓는 것이다.  그러면서 유독 정치적인 것에 대해서만 입을 다문다. 이유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지난 해 그가 받은 상처를 그는 여전히 삭히지 못하고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이런 태도는 꽤나 석연치 않다. 또 신행정수도 글을 예로 들어보자, 이제까지 그의 저서에서 예외없이 비판하기 위해서만 인용해 왔던 조선, 동아와 같은 과점신문들의 텍스트들을 그는 아무런 코멘트 없이 나열한다. 그럼으로써 그는 역설적으로 이러한 텍스트들에 기울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억지춘향식 해석이라고? 다른 사람도 아닌 '강준만'이 조선일보의 그냥 문화면도 아닌 '사설'을 유력한 논리로 소개하고 있단 말이다!)

이것이 비난받아야 할 이유는 간단하다. 평소에 그는 조선일보같은 매체들이 당파성을 감추기 위해 교묘하게 내세우는 기계적 중립 내지 객관적인 기사쓰기를 늘 비판해 왔기 때문이다. 이 텍스트는 바로 그러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율배반적이다.
 
결국 그는 서문에서 거짓말을 한 셈이다. 그는 여전히 정치적이다. 그 증거는 또 있다. 서평에서도 나왔지만 유독 인터넷(과 그속에서 담론이 형성되는 방식)에 대해 그는 마뜩찮은 눈길을 보낸다. 아니, 거의 악담에 가까운 비판을 가한다. 이 역시 그가 고립무원의 처지에서 공격받았던 대상, 혹은 그들의 매체에 대해 담고 있는 감정을 드러내는 방법이다.  

이 모든 태도들은 좋은 글쟁이, 거의 몇 없는 합리적 자유주의자, 성역파괴자를 잃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게 한다. 2차 자료가 주지 못하는 세상의 역동적이고 다양한 모습을 거부하거나, 자신이 받은 상처로 인해 그의 최대의 장점을 스스로 포기하는 모습을 보며, 그가 혹시 세상과의 소통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세계로 숨어드려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그럼에도, 비정치적인 주제에서 그의 시선은 여전히 유려하고 통찰력은 빛난다. 이 책은 그것만으로도 구입할 가치는 있다고 생각된다. 언젠가는 그가 이번 충격을 극복하고 돌아올 거라고 믿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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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리처드 칼슨 지음, 강미경 옮김 / 창작시대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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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나의 습관 가운데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듯 집착하는 것이 참 많다. 이를테면 칼국수를 배가 터지도록 먹는다든지, 김치 볶은 것이나 오뎅을 먹을 때도 이성을 잃듯이 집착을 한다. 음식으로 본다면 그리 훌륭할 것도 영양상태가 좋은 것도 아님에도 나의 식습관과 환경이 빚어낸 못버리는 집착의 하나이다. 어디 음식뿐이겠는가? 눈에 띄는 사소한 것들에 얼마나 식상해 하거나 상심하면서 감정의 조절 혹은 이성의 절제를 못할 때가 많은지....?  책의 구입을 거의 온라인 상에서 해오다가 급한 일로 오프라인 상의 구매를 하면서 가판대를 이리저리 둘러보던 중 책의 제목이 좋아서 산 책이다.

  실상 이런 류의 책은 새해의 시작점에서 주로 읽을 뿐이지 중간 중간 섞어읽지 않는 습관을 가지고 있음에도 개인적인 어려움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어떤 실마리를 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반으로 구입하였다. 몇장 읽어보지 않았는데도 이 책의 내용과 작가의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있지도 않은 내일의 환상의 위해 오늘의 현실을 얼마나 억업하고 담보로 잡아가면서 희생을 하고 있는 것인지? 어떤 사람은 말했다. 저축은 할수록 이자를 받고서 살지만 행복을 저축하면 얻어낼 게 아무것도 없다고 결국 "오늘 지금(Here & Now)"을 충실히 살아야 만 늘 행복하고 즐거운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삶의 태도일 것이다. 결코 쾌락적이거나 혹은 미래가 없는 생활 철학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떤 일을 하던지 긍정적인 태도로 최고로 행복감을 느끼면서 즐겁게 해내면 그리고 자신에겐 엄격할 망정 다른 사람들에게 넉넉한 마음으로 이해해 간다면 즐겁고 복된 삶이 형성되는 게 아닐까? 굳이 어떤 책을 통해서 알아채지 못하더라도 말이다. 'Carpe diem', 'Enjoy  The  Present ', 혹은 순자가 말했다고 하는 '天地始者 今日是也(하늘과 땅이 비롯된 것은 바로 오늘이다)' 는 말은 이런 삶의 태도를 의미한다. 놀이의 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인정한다면 이런 삶의 태도야 말로 오늘을 멋지게 만드는, 그래서 인생 자체가 의미있고 행복하며 더불어 즐겁게 되는 열쇠가 되는 것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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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은 산 넘어 산을 넘고 있는 거라는 생각이 자주 드는구나. 우리가 생각하던 방법이나 방향과는 달리 어떻게 튈지 모르는 인생들을 보면서 정말 배워야 할 것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군대에서의 상황이 너를 힘들게 한다고 하여도 견디고 이기고 또 서로 참아가면서 겪어내야 함을 체득하느라 정말 힘들지??? 내 한 몸이 편해지기 위해서 남의 불편함을 요구하거나 혹은 남이 차지해야 할 몫을 갈취하는 형태로 나의 행복의 몫이 주어져서는 부도덕한 거겠지? 아무리 편한 것이 좋다고 하더라도 그래서는 안되는 거지. 그치?

  잘 견디자, 어떤 방향으로 삶이 이루어질는지 알 수 없으나 우리를 지키시는 분의 도움으로 잘 해결되겠지? 그러리라 생각을 하면서 견디어 보자. 견. 디.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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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길산 - 전12권 황석영 대하소설 1
황석영 지음 / 창비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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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 시간을 들여 마지막 권을 내려 놓았다.  대체로 소설을 두번째 읽게 되면,  속도감이 있게 마련인데 이번에는 이런 저런 이유들로 책을 넘기기가 참 어려웠다. 두달이 지나서야 겨우 읽기를 마쳤다.  장길산을 읽으면서 끝마무리에 대한 아쉬움이 짙었던 기억이 나는데, 이번엔 결말이 어떠해야 했을까 라는 의문부호를 찍어가면서 읽었던 탓인지,  결말에 대한 불만이 줄어들었다. 민중의 삶, 성공하지 못한 운동의 결과가 어찌 화려할 것이며, 또 일회적인 운동으로 마무리 되는 것이 아니라면 당연히 그 다음의 기대와 희망을 내포하는 움직임이 감지되어야 할 것 아닌가?

  작가의 탄탄한 필력과 치밀한 준비가 눈에 띄고 장길산이란 인물과 그 주변에 몰려들었던 사람들의 자기 아픔을 극복하는 이야기들이 가슴에 차올랐다. 민중소설의 좋은 점은 이런 것이 아닐까 싶은 마음, 역시 잘 읽었다는 생각으로 간단한 마무리를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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