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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넘는 방법 - 문화.문명.국민국가
니시카와 나가오 지음, 한경구.이목 옮김 / 일조각 / 2006년 9월
평점 :
품절
사회는 차별을 필요로 하고, 국가는 가상의 적을 필요로 한다.(44쪽)는 화두와 한국인에 대해서는 "불결하고, 교활하며, 비굴하고, 행실이 나쁘고, 군중심리에 쉽게 지배된다."는 일본인들의 최악의 낙인을 찍는데, 이런 인종 이미지는 현실 속의 한국인에 대응하지 않는다(56쪽)는 작가의 책은 문화 문명 국민국가의 부제를 달고 있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쉽지 않으나 긍정성을 한껏 내포하면서 읽혀지는데 어쩌다 책을 놓게 되면 다시 잡기가 쉽지 않았다. 내용의 풍부함과 아울러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지향점때문일 것 같다.
사이드는 "오리엔탈리즘이란 오리엔트를 지배하고 재구성하고 위압하기 위한 서양의 양식이다"(64쪽)라면서, "오리엔탈리즘에 대한 해답이 옥시덴탈리즘은 아니라는 사실이다."(98쪽)라고 마지막 쪽에서 말했다.
'문명'이란 이념적으로는 인류의 진보와 보편적 가치의 확립을 목표로 삼지만, 현실적으로는 일찍 국민국가를 형성한 서구의 선진제국(영, 프)의 지배와 확장을 목표로 한 국민의식이었다. '문명'이데올로기를 통해 세계는 문명과 야만으로 양분되고, 식민지배는 문명을 통한 야만의 문명화로 정당화된다.(119)
'문명'과 '문화'는 원래 대립적인 개념이라기보다는 형제 개념으로서 거의 쌍둥이 처럼 연이어 탄생했으며, 계몽사상이라는 하나의 흐름 속에서 공통된 가치관과 세계인식을 표상하고 있었다. 이것이 대립적 개념으로 성장한 경위를 이해하려면 먼저 유럽, 특히 프랑스와 독일 간의 위기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프랑스 혁명과 낭만주의, 프랑스-프로이센 전쟁, 두번에 걸쳐 일어난 세계대전 등 여러 역사적인 사건들이 '문명'과 '문화'를 대항적 개념으로 만들었으며 각각의 역사적 사건에 이데올로기적 지주가 되었다.(157)
문화의 현재적 상황을 표현하는 세 가지 키워드 - 글로벌리제이션, 다문화주의, 아이덴티티
국민국가는 아이덴티티를 형성하는 장치였다. 국민문화는 국민국가의 아이덴티티이며, 국민의 아이덴티티이기고 하다. ..... 다문화주의는 국민통합의 위기의 표현이었다. 문화를 문제화하는 컬처럴스터디즈에 대해서도 똑같이 말할수 있을 것이다. 문화를 대상화하고 문제화할 수 있는 것은, 문화가 이미 우리들을 전적으로 구속하는 힘을 잃고 단편화되고 주변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국민국가가 탈자연화함으로써 국민국가론이 가능했던 상황과 유사하며 그런 의미에서 컬처럴 스더디즈와 국민국가론은 호응하고 있다.(362)
문명이란 프랑스인의 국민의식이고, 문화란 독일인의 국민의식이다.(370)
니시카와 나가오의 국민국가에 대한 대안은 사(私)문화이며, 난민의 시선으로 쓰여진 책(379)
깔끔한 정리가 안된다. 우선 접어두면서 곰곰이 생각해 볼 여지를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