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가 X에게 - 편지로 씌어진 소설
존 버거 지음, 김현우 옮김 / 열화당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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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슬픈 구절이 많다. 세상에 아직 이런 사람들이 있다는 게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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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하게 산다
가쿠타 미츠요 지음, 김현화 옮김 / 북라이프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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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도 제작된 ‘종이달’ 같은 작품을 써낸 분의 글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가볍고 싱겁다. 아무래도 잡지 기고글을 묶어냈기 때문이겠지만 놀라울 정도로 내용이 부실하다. 나이 나이 너무한다 싶을 정도로 반복해서 제목에서 기대한 초연함은 오히려 별로 못 느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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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두렵게 하는 건 작은 일이에요. 우리를 죽일 수도 있는 거대한 일은, 오히려 우리를 용감하게 만들어 주죠. - P92

우리가 죽음을 맞이하기 직전에, 어쩌면 시간이 거꾸로 흐를지도몰라요, 미 구아포. 어쩌면 그 순간에 지나온 날을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미래의 약속들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미래가 황폐하다면 대신과거가 풍요로워지는 거죠! 해진 자수를 뒤집으면, 맨 처음 염색할때의 색을 그대로 지니고 있는 명주실 뭉치를 보게 되는 것처럼요. - P96

거의 모든 약속이 깨졌다. 가난한 자들이 역경을 받아들이는 것은수동적이거나 체념해서가 아니다. 그것은 역경 뒤에서 가만히 주시하고,
거기서 이름 없는 무언가를 발견하는 받아들임이다. 깨진 것은 특정한어떤 약속이 아니라, (거의) 모든 약속이기 때문이다. 꺾쇠묶음 같은 무엇,
그냥 두면 무자비하게 흘러갈 시간에 괄호를 두르는 일.
그런 괄호들의 총합은 아마 무한함일 것이다. - P116

당신의 목소리에는 기다림이 있어요. 뛰어내릴 수 있게 기차가 속도를 조금만 줄여 주기를 기다리는 듯한 느낌. ‘좋아‘ ‘가자고 ‘손이리 줘 봐‘ ‘돌아보지 마!‘ 같은 말을 할 때도, 당신의 목소리에는그 기다림이 느껴지죠. - 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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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올리브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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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 뭐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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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7-26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전 짱이죠!!! 치니님은 이거 원서로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원서로 더 짱짱이에요!!

치니 2021-07-26 15:09   좋아요 0 | URL
올리브 같은 인물을 이토록 사랑하게 하다니, 정말 대단한 작가라는 생각이 둘어요. 으헝 다 읽은 게 뭔가 아쉽던 참인데 다락방 님 말씀 들으니 원서 도전해 보고 싶어졌어요! ㅎ
 

사람들은 늘 미쳐 있었다

그 말에 무슨 답을 하겠어요

외로움, 바퀴 네 개가 전부 흔들흔들 빠져나오려고 하는 것

사랑이라는 건 참.

진심으로 슬퍼하는 표정

"애니타," 퍼거스가 그녀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정말 지옥 같아요."
"오, 그렇죠." 애니타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그리고 고개를끄덕였다. "넵, 그래요." 그녀가 덧붙였다. "늘 그랬을 거예요.
내 생각에."
"그렇게 생각해요?" 퍼거스가 물었다. 그는 선글라스를 통해그녀를 쳐다보았다. "정말로 늘 이렇게 나빴다고 생각해요? 내보기엔 점점 미쳐가는 것 같아요."
애니타가 어깨를 으쓱했다. "나는 사람들이 늘 미쳐 있었다고생각해요. 내가 보기로는요." - P373

머리를 하러 간 미용사의 집 진입로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졌다고다시 한번 말해주었다. 자동차 경적을 누르면서 앞으로 쓰러졌고, 그래서 미용사 여자가 곧바로 나와 즉시 911에 전화했다고.
그 덕에 올리브가 지금 살아 있는 거라고, 도착했을 당시 올리브의 맥박은 뛰지 않았지만 그들이 다시 살려놓았다고,
닥터 라볼린스키가 손을 잡고 있는 동안 올리브는 그의 눈을보면서 생각에 잠겨 말했다. "음, 그게 그렇게 좋은 생각이었는지는 모르겠네요."
의사가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 "무슨말씀을 드려야 할지." 그가 슬프게 말했다.
"아무 말도요." 그녀가 말했다. "그 말에 무슨 답을 하겠어요."
그녀는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 - P388

외로움이여. 오, 외로움이여!
그것이 올리브를 괴롭혔다.
평생 그런 감정이 있는지도 몰랐다고, 그녀는 집안을 돌아다니며 생각했다. 그건 어쩌면 줄곧 존재하던 공포가 마침내 사그라지고, 지금 그녀 앞에 입을 벌리고 있는 외로움이라는 이 밝은 우주에 그 자리를 내주는 것이라고, 그리고 그녀는 이런 느낌이 혼란스러웠다. 마치 그녀 밑에 — 평생 동안 큰 바퀴 네 개를 달고살아왔는데, 그것을 당연히도 인식하지 못하다가 이제 네 개 전부가 흔들흔들 빠져나오려고 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 P414

베티가 가슴속에 제리 스카일러에 대한 사랑을 품고 있었다는건 무엇을 의미하는가? 올리브는 그 사실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모든 사랑은, 자신이 의사에 대해 품었던 그 짧은 사랑을 포함해, 진지하게 받아들여져야 한다. 베티는 이 사랑을 오래오래 심장 가까이 품고 있었다. 그 사랑이 그만큼 필요했던 것이다.
올리브가 마침내 몸을 앞으로 숙이며 말했다. "난 이렇게 생각해, 이 사람아. 넌 아주 잘하고 있어." 그러고는 뒤로 기대앉았다.
사랑이라는 건 참.
트럭에 붙인 그 범퍼 스티커에도 불구하고, 올리브는 베티에게 그런 감정을 느꼈다. - P421

올리브는 이저벨을 알고 나서 곧바로 자신이 서른 살이었을 때 아버지가 집 부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말했고, 이저벨의 얼굴에는 진심으로 슬퍼하는 표정이 떠올랐다. 그 점이 올리브에게는 중요했다. 이저벨이 뭔가 판단하려는것처럼 보였다면 올리브는 절교하겠다고 생각했을지도 몰랐다. - P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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