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도 없는 이 책을 몸소 복사까지 해서 보내주신 E님에게 일단 깊은 감사를.
처음에는 꽤 당황스러웠다.
제목은 마치 , 예전에 김수현씨가 잘 쓰던 드라마 제목 같이 생겼는데, 막상 첫 장을 읽고보니, 가슴이 턱 하니 막혀오는게, 중간에서 끊기도 이어가기도 매우 난감스러운 마음이 되었던 것.
나는 본래가 근성이라곤 쥐뿔도 없는 인간이며,
무슨 무슨 무브먼트나 정치적인거에는 완전 무지하거나 관심도 없고,
문학이나 예술의 효용가치나 의미에 대해서도 깊은 생각은 오래 못해왔다.
이렇게 적어놓고보니,
참으로 의식 없는 한심한 소시민이네.
이렇게 되기까지, 여러가지 종류의 패배의식이나 포기 따위가 암암리에 쌓여왔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1번도 2번도 3번도 '게으름'이다.
나태하고 게으른 이상주의자인 나는,
사실, 이상이란게 뭔지도 제대로 모르고 꿈만 꾸는 몽상가일 뿐이며,
현실화 시키기에는 용기도 주장도 의지도 없는, 나몰라라 스타일에 개인주의를 어설프게 표방한 이기주의자.
그럼에도 작가인 에두아르도 갈레아노와 나름 깊은 공감을 나눈게 있다면,
인생에 사실 즐거움이란 있기 힘들고, 슬픔만이 대개 사람의 인생을 지배 하고 있다는 생각,
슬픔과 고통과 그 고통에 대한 극복으로 일생을 살아나가는게, 우리의 천형이라는 생각,
그래서, 어쩌면, 채플린이나 에두아르나 표현 방식만 차이일 뿐, 기조는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
그래서 어떻게든, 슬프고 또 슬픈 중생들에게 힘이 되기 위하여, 자신에게 주어진 재능을 써야하며,
문학의 예술적 가치나 효용을 모르는 대중을 천덕꾸러기 , 무지몽매로 치부하는 현학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고, 또한 문학이 혹은 예술이 세상을 완전히 뒤바꿀 수 있을 만큼 위대하다고 뻐기지 않는,
올곧은 진정성에 대한 공감이 그것이다.
촘촘하게 읽는다고 읽었지만, 시간이 나면 나중에 다시 읽고 싶은 책.
아직은 내 머리는 너무 붕어 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