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사람들이 있다.

이 세상에서 내가 가장 힘이 든다는 식의 표현을 일삼는 사람들.

(요즘은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이들에게 예전보다 더욱 방대하고 용이한 배설의 장을 열어주었다)

내가 오랫동안 그런 이들에게 품어온 생각은,

절대로 불쌍하다라는 측은지심이 아닌,

비열하다와 가까운 무시였다.

갓 태어난 아기조차도 머리통을 어떻게든 빼보려고 안간힘을 쓴 직후에, 가쁜 숨을 몰아쉬기 위해 엉덩이를 맞아야 하고, 게다가(!) 먹고 살기 위해 엄마 젖을 그야말로 있는 힘을 다해 빨아야 하는 게 세상이다.

그토록 절절하게 힘이 든 세상에 태어난 주제에,

어떻게 남보다 내가 더 힘이 든다고 아무때나 주장한단 말인가.

집에서 디스커버리 같은 채널 1시간만 봐도, 이 세상은 '일어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란 없다'를 수시로 보여주고, 아프고 힘든 사람은 널렸다는걸 빤히 알게 되는데,

그런데도 왜!

그들을 볼 때마다 , 왜일까, 나도 저럴까, 윽 싫다 이런 생각을 줄곧 해왔는데,

이제 왜 인가를 조금 알 것 같다.

그리고 왜 나도 그러는지도, 알 것 같다.

 

우는 애 떡 하나 더 주니까 그렇다.

침묵은 - 많은 경우에 -  금이 아닌 세상이니까 그렇다.

이제, 울 때는 실컷 울어제끼고 살아보자. 크응. 잘 되려나.

 


댓글(8)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로드무비 2005-10-17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씀하시는 걸 보니 잘 안 될 것 같은데요?ㅎㅎ
(sudan님 엽서의 댓글 보고 왔어요.^^)

sudan 2005-10-17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요? 크크.
치니님. 엄살 좀 떨어도 돼요. 뭐 어때요. 안 그래요?
(하지만, 결국 우는 소리 못 하신다에 한 표. ^^ )

2005-10-17 22: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니 2005-10-18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 / 아, ^-^ 반갑습니다. 여기저기 즐찾 해놓은 곳에서 로드무비님 많이 뵈었어요. 지금 만나러 갑니다...
sudan / ^-^;; 엄살 좀 떨어보려구요. 잘 안될거라는 평이 지배적이긴해도... 글 자주 올려주세요. 작살로 딱 정수를 치는 듯한 글귀가 얼마나 마음에 쏙 드는지요.
속삭이신 / 아훗, 엄살이 심하시던가요? 글쎄, 그렇담 저도 인가보네요. 거기 가서 동병상린 많이 느꼈는데..후후.
잘 지냅니다....라고 하고 싶어요 ㅠㅠ

2005-10-18 2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니 2005-10-19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속삭이신 님, 감사합니다. 무조건적인 위로는 사양하지만, 눈짓 하나로 오가는 위로는 큰 위안이 되죠.
네이버 계정 있어요. 찾아보아야겠네요

치니 2005-10-19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움, 속삭이신님... 찾아보았는데 , 이러언...너무 어렵군요.. 주소를 살짜쿵 컨닝하도록 해달라고 하면, 너무 뻔뻔할까요.^^;;

2005-10-19 17:2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