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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 장정일 단상
장정일 지음 / 행복한책읽기 / 2005년 1월
평점 :
품절
나는 편협한 인간이다.
내 취미는 독서인데, 음악감상인데, 그리고 영화감상인데,
이 식상한 취미 활동들이 갖는 편협성은 가히 어마어마하다.
책을 읽으면 보통들 사고의 범위가 넓어지고 깊어진다고는 하지만,
나같은 인간은 어찌된 일인지 , 솔직히 약간 더 편협해지는 편이라고 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런 '아무 뜻도 없다'고 하는 장정일씨 같은 사람의 글이 너무 재미있어서,
이런 책을 읽는 동안에는 다른 생각을 못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무리 뭐래도 장정일씨는 유명인 아닌가.
그가 감옥에 가서이든지, 그가 상을 거부해서이든지, 가족사가 특별해서이든지 간에 (!)
유명인인 그가,
나와 같은 생각을 너무 많이 하고 있다는 걸 알아버리면,
나는 마치 짝사랑하던 여인이 그 마음을 알아주는 남정네의 미소를 본 양, 볼이 발그레 해지며 가슴이 뛰곤 하는 것이다.
삼국지를 안 읽으면 이야기도 하지 말라고 했던 속설에 대한 은근한 내 속의 비아냥과 열등감을 한꺼번에 부셔주는 장정일.
왜 내가 그렇게 근거없는 적대심을 그 10권의 책에 무한정 갖고 있었는지 알려주는 장정일.
아아 , 오빠 ~~~ 장사마 ~~~
결정적으로, 이사람은 정말, 너무 귀엽다.
나는 귀여운 면이 있는 인간을 좋아하나보다. 몹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