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87
나쓰메 소세키 지음, 윤상인 옮김 / 민음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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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쏘세키.

[마음] 이후로 , 내 마음 속에서는 톨스토이 같은 작가로 자리 잡은 이 사람의 다음 책은 처음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려 찾아왔다.

 

종종 그러하듯,

즉물적, 말초적, 원색적, 즉흥적인 빠른 시간들 속에서 이런 고풍스럽고 느린 물건들은 잠시 빛을 받는 것 같다가도 설 자리를 쉬 잃는 지라,

이번에 내가 친구에게서 강력 권유 받았던 것 만큼의 포스가 없으면 잊고 싶지 않은데도 잊혀지곤 한다.

, 바로 그것이 현대인의 비애라는 생각에 이르자, 잠시 마음에 철철한 울음이 울리는 것 같기도 하다만, 나는 이 소설 속의 주인공처럼 다시 또 냉담하고 무감해진다.

 

읽는 내내,

예의 철철 울음-가슴과 냉담 무감-머리 사이의 필연적 숙명이 나 같은 독자에게 보이지 않는 비수를 꽂는다. 지식인이랍시고, 뭐 좀 안답시고, 따뜻한 눈물 한 방울에조차 인색해지고, 비합리적인 그 무엇도 용납되지 않는 습관에 길들어버린 우리들의 자화상. 뭐 그런 간단한 거다, 표현하자면. 그런데도 역시 비수는 비수로 제대로 꽂아지는 게, 이 작가의 가공할만한 저력인 것.

 

글을 쓴다면, 이렇게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읽는다만,

이렇게 잘 쓰려면, 아무래도 갈고 닦는 연습보다는 천부적 소질이 필요할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으로, 그 엄하고도 (나 같은 혹은 주인공 같은 인간에게 도무지 어울리지가 않는)야망찬 미래에 대한 계획이란 걸 잽싸게 접는다.

 

아무튼, 매우 재미있으므로, 제목 그대로 [그 후]가 궁금해지는데

아마도 우리나라에는 출간이 안된 것 같기도 하고 찾아 볼 요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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