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레이드 오늘의 일본문학 1
요시다 슈이치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상당히 재미난 책이다.
3-4시간 여에 걸쳐 독파하기에 전혀 부담이 없을만큼,
미끈하게 주루룩 읽힌다.

내가 일본 사람이었다면 더 광분하게 재미있었을 것 같은 구석이 많이 눈에 띄므로,
일본어를 좀 알거나 일본 문화에 관심이 많거나 평소 일본 작가들의 책을 탐독하는 사람들이라면,
십중팔구 재미있어할 만한 요소가 다분하다.

**

성장기를 제대로 겪어내지 못한 절름발이 이십대 초반들의 현주소를 들여다보고 나니,
내 어릴 적 시절 따위가 생각난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생각해보려고 했다.

우씨.
눈물이 날 정도로 기억적(이런 말이 있다면)인 사건이 없다.

아니, 있는데도 내게 상처가 되는 것들은 스스로 알아서 대충 지워놔서, 너무 흐릿하고, 평범한 것들만, 단편적으로 떠오를 뿐이다.

이러다 나도,
고토처럼 하루종일 머리 끝을 자르고 앉았거나,
나오키처럼 하릴없이 몇시간이나 조깅을 하거나,
백치스러운 일상으로 애써 내면세계의 복잡함을 감추고 살아가다가,
늙은이가 되어 아주 허무해질 지도 모르는 일.

그래서 지독한 허무주의는 재미 없다.

약간의 욕망을 키우고,
약간의 쇼비니즘을 창피해 하지말고,
약간의 고민도 하고,
조금만 더 치열해져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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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하트 2004-09-21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분의 리뷰에서도 님비슷한 말은 들었던것 같습니다. 인생이 그렇게 쿨하게만 살아가낼수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라고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