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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댁 요코짱의 한국살이
타가미 요코 지음 / 작은씨앗 / 2004년 2월
평점 :
품절
만화 혹은 카툰을 그다지 즐겨 본다고 할 수 없는 나와 같은 독자가,
카툰 한 장 한 장 넘어갈 때마다 조금 더 보고 싶다, 아쉽다라는 기분이 든다면,
그게 바로 성공이라는 두 글자로 요약된다고 해도 과장은 아닐 것이다.
그러니 이 책은 보시다시피 아시다시피 '성공'한 것이다.
(단순무식한 논리 @@)
이상하게도,
어릴 때는 한글을 만화 읽기로 깨우치기도 할만큼 만화를 좋아했다는 내가,
중학교 때 캔디 시리즈 이후로 그보다 더 몰입할 만한 만화를 찾지 못했고,
그 이후, 아무리 재미있다고 지인들이 입을 모아 선전을 해도 뭐 그렇게나 흥미가 가는 편은 아니었다.
요코 짱의 카툰은,
만화라기엔 무리가 있고 에세이라기엔 좀 가볍다.
한마디로 어정쩡하고 어설픈 것을 굳이 숨기지 않은 책인데,
바로 그 점 때문에
오히려 나같은 무관심자들에게 대중적으로 읽히게까지 된 것인가 싶다.
*
그건 그렇고,
외국인으로서 본 요코 짱의 시각을 읽노라면,
가끔 눈물이 왈칵 날 정도로 마음이 아프다.
내 나라 후지네 어쩌네 그런 거 때문이 아니라,
작은 나라에서 많이 모여 살다보니 더 확연히 드러나는,
우리들 모두의 무섭고 이기적이고 한심한 일면들을 자꾸 자각하게 되어서이다.
지금 당장 나가, 길 거리에서 한 시간만 걸어도 수차례 당할만한,
어이없고 겁나는 일들이 이 책에 거의 다 모여있다.
우스꽝스러운 주인공의 맨 몸뚱아리는 - 카툰에서 주인공은 언제 어느 장면에서도 옷을 입지 않고 있는데, 이는 편견을 버리고자하는 작가의 의도가 담긴 것이라고 한다 - 우리들의 자화상이고,
우리들 친구들의 자화상들이라서,
한껏 웃으면서도 씁쓸한 것 또한 어쩔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