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고다이 獨 GO DIE - 이기호 한 뼘 에세이
이기호 지음, 강지만 그림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언젠가 다른 블로그에 '소년이여, 야망을 (제발) 갖지 말아라'는 요지의 글을 끄적거린 기억이 난다. 아마 4-5년 전이었지 싶다. 

이기호 작가의 글을 읽고 있자면, 마치 그렇게 소년들에게 읍소했던 내 심정을 대변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그러니까 이 책의 제목 그대로, 소년들이 남들이 뭐라던 독고다이로 좀 살았음 싶은 내 그 때 심정이 맛깔나고 재미난 글 속에 속속 담겨 있는 것 같아서 흐뭇해지는 기분이다. 

그럼에도 이 책의 전체적인 점수는 별 세개. 재미있다고, 낄낄 거릴 수 있다고, 공감이 된다고, 간혹 눈물도 찔끔 난다고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지는 않은 책이라 그렇다. (벌써 많은 내용들이 가물가물하고, 기억 나는 것은 이기호의 아내가 참 멋진 여인인 것 같다는 정도)

한 뼘 에세이라는 제목으로 어느 일간지에 실었던 글들을 모은 것이라니, 그 소재와 표현공간의 제한성에 고개가 주억거려지는 일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때로는 일상에 대한 강렬한 공감이 오히려 작가만이 지니는 신선한 시각이나 저항적인 시각을 가려버리기도 하나보다. 어쩌면, 우리가 소위 블로거들이 쓰는 짧고도 공감을 주는 글들을 너무 많이 접해버렸기 때문에 차별화가 안되는 것일 수도.

공감의 파노라마가 지나고 나면, 작은 에피소드를 가지고 한 뼘 정도의 글로 써내는 재주가 참으로 부럽기는 하지만, 깊은 여운에 대한 갈증이 생기는 것이다. 

이래서 독자는 변덕스럽고 욕망의 덩어리이며, 끊임없이 더 달라고 칭얼대는 존재, 이런 야그는 무시하시고 계속 독고다이 하시다가, 멋진 장편소설로 짠! 나타나주시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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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27 02: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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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27 12: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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