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테오 팔코네> 서평단 알림
마테오 팔코네 - 메리메 단편선
프로스페르 메리메 지음, 정장진 옮김, 최수연 그림 / 두레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서평단 도서입니다.

우선 불만 아닌 불만 하나.
도무지 제목이 외워지지가 않는다.
누군가는, 네 머리 탓을 해야지 왜 제목 탓이냐고 하겠지만,
진짜다. 제목이 영 안 외워진다.
마리오팔코네였는지, 마코네팔테오였는지, 마티니팔… 으아앙. 막 뒤죽박죽이 되는 철자들이란 말이다.
작가는 아무튼 이름을 책 제목으로 쓰길 좋아했나보다.
<카르멘>의 저자이고, 이 작은 단편집에 있는 세 개의 단편도 <마테오 팔코네>를 비롯해, <타망고>, <일르의 비너스>이니.
아, 이렇게 시시콜콜한 말을 늘어놓는게 리뷰는 아닌데. 쩝. 다시 시작하자.

<마테오 팔코네>
아들을 과감하게 죽여버리기까지 할 정도로 의리에 목숨을 걸며, 배신을 증오하는 아버지의 이야기. 그런데, 당시에는 그런 일이 가능할 정도의 분위기였나 몰라도 현대의 우리들의 뇌는 인간의 존엄성에 너무 세뇌되어 있는지라 좀 어리둥절하다.
진짜 사나이가 지켜야 하는 의리가 뭔지 알기에는 너무 어린 소년이, 잠시 자신의 욕망에 눈이 어두워지는 것이 더 당연해보이고, 아버지가 지키려 하는 것은 의리라기보다는 의리 있는 사람이라는 명목인 것만 같아 보이니.

<타망고>
이건 좀 이해가 간다.
인간의 존엄성이나 선악에 대한 판단, 검둥이와 흰둥이, 모두 모두 눈앞에 절대절명의 목숨을 건 상황이 펼쳐지면, 다 사라지고 그저 동물적인 행동이 나온다는 걸 어떤 한 편에 서지 않고 냉엄하고 객관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인간이란게, 어차피 원래 좋거나 원래 나쁜 사람이 없는 것이고, 원래 내 편도 원래 니 편도 없다는 생각이 들어버려, 좀 허망하지만.

<일르의 비너스>
이건 아무리 봐도 문화재청장인가 뭔가 공직에 계셨다는 작가의 전력으로 나온 산물인 것 같다.
조금은 미스터리하기도 한 것이, 끝까지 읽어나가게 하는 공력을 갖고 있기는 하다만, 읽고나서는 그 비너스의 영물 같은 제스처가 빚어낸 해프닝이 (비극을 불러 일으켰는데도)약간 우습기도 하고 그렇다.

구구절절 설명이 많지 않으나, 약간은 아리송한 이 단편집에서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소설의 개연성 같은 건 중요시 되지 않은 것 같지만, 나름의 매력이 있다. 아리송함 속에서 당사자가 되어보면서 이 사람이 대체 왜 이런 짓을 할까, 하는 생각을 무심히 하게 하는 거다.
시대상을 몰라서 이런 소릴 하는지도 모르겠고, 작가의 숨겨진 위력을 몰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이 작가의 책이라고는 요 한편만 읽었을 뿐이니, (사실 카르멘도 제대로 본적이 없고)다른 책이 구해지면 좀 더 읽어보고 판단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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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ire 2007-12-24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가 꽤나 아리송한 소설인가 봐요. ㅎㅎ.. (갑자기 아리송이 불어 같다는 ㅋㅋ)

그나저나 클수마수라네요. 클수마수 같은 건 왜 안 없어지나 모르겠어요.
그래도 메리 클수마수예요, 치니 님.
즐거운 연말 되세요 :)

치니 2007-12-24 17:18   좋아요 0 | URL
^-^ chaire님도 메리 메리 클수마수입니다.
워낙 대선이다 태안반도 기름 유출이다, 어수선해선지 분위기는 전혀 안나지만요.

지금 생각해보니 그렇게나 아리송한 것도 아닌 거 같은데, 저 글을 쓸 때의 심정은 또 그랬네요. ㅋㅋ 변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