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자체가 그런 사람이어서라고,

타인에게서 쏟아지는 관심을 계기로 자신의 가치를 깨닫는 것은 이십대의 특권일지도 모른다.

파란색 만년필로 가붓하고 꼼꼼하게 쓴 편지의 문장은 차분하고 유머가 있으며 상쾌했다. 그녀 자체가 그런 사람이어서라고, 자신은 도저히 그렇게 쓸 수 없다고 하지메는 생각했다. - P8

하지메는 질문에 대한 답을 마쳤다는 매듭을 짓듯 굽히고 있던 등을 편 뒤 "됐나?" 하고 물으며 시선을 똑바로 맞추었다.
"정말 감사합니다" 하는 학생의 목소리보다는 표정에 당황했다.
주위에 미치기 시작한, 생각지도 못한 영향을 알아차리고 그걸남의 일처럼 즐기는 얼굴이었다. 타인에게서 쏟아지는 관심을 계기로 자신의 가치를 깨닫는 것은 이십대의 특권일지도 모른다. 그녀는 그런 새로운 사태를 은밀히 걱정하는 것 같기도 하다. 두 개의 감정이 안팎으로 겹쳐져 있다. 그것이 확실히 보이는 것은 그녀가 아직 어른이 아니기 때문이다.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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