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서영 씨가 내가 되고, 내가 서영 씨가 되고, 우리가 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그러면 외롭지도 않고, 서로를 외롭게 하지도 않을 것 같아서. 그런데, 그렇지가 않네요. 내가 곁에 있어도 서영 씨한테는 여전히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있네요. 내가 절대로 알 수 없고 상상할 수도 없는 어떤 세상이 있고, 그것 때문에 서영 씨는 외롭네요. 혼자서 눈물을 흘릴 정도로.”


“나는, 서영 씨를 구해줄 수가 없어요.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을 구해줄 수 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작가는 다른 작가를 구해줄 수가 없어요. 그건 혼자 해야 하는 일이에요. 작가는 혼자 싸워요. 글을 쓰면서 싸우고, 쓰고 있지 않을 때도 싸워요. 그리고, 훌륭한 작가는 그 싸움에서 이겨요. 정말로 이기지는 못하더라도, 혼자 싸우는 것만으로 이미 지는 게 아니에요.”

S는 세상의 아픔을 돌아보려고 노력했고, 가까이서 관찰했고, 파악했고, 그것을 이야기로 만들었다. 일단 쓰기로 정하기만 하면 쓸 수 없는 아픔은 없었다. S는 언제나 그것이 거기 있다고 말할 수 있었다. 그 아픔 자체가 되어버린 적이 없어서였다.

사랑은 권력 다툼이다. 언제나 세상의 눈에 조금 더 나아 보이는 사람과 부족해 보이는 사람이 있다. 세상이 그들을 평가하지 않는다면, 그들 자신이 평가한다. 늘 더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덜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이끄는 사람이 있고, 따라가는 사람이 있다. 암묵적으로 강요하는 사람이 있고, 무의식중에 희생하는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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