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린저 부인은 혼자 하면 위험한 일이라도 되듯 ‘문화생활’을 무리 지어 추구하는 여성 중 한 사람이었다.
그녀는 한 가지 소유를 보면 다른 소유도 알 수 있다든지, 부유한 여성이라면 자신이 세운 높은 수준에 걸맞게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든지, 하고 넌지시 자기 생각을 내비치기를 좋아했다. 그녀가 판단하기로는, 좀 더 신분이 낮은 사람들에게 신이 강요하는 것이란 어떤 목적에든 두루 적용할 수 있는 전면적인 의무감뿐이었다.
그녀가 의견을 말하는 방식은 꼭 친절한 세일즈맨이 처음 보여 준 물건을 손님이 마음에 들어 하지 않으면 다른 걸 슬며시 들이미는 식이었다.
신이 요지부동할수록 그의 노여움을 달래려는 인간의 욕망은 커지는 법이다.
막연히 뭔가를 감추려는 듯 던진 일침은 그런 전문 용어를 쓰면서 느끼는 만족감 때문에 별 효력이 없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