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석양을 향해 가고, 밤은 새벽을 향해 가고, 음은 양의 씨앗이고, 양은 생성 중인 음이며, 우리는 이 끊임없는 변화의 흐름들 가운데 갇혀 있다. 이 흐름에 저항하는 것은 헛된 일이지만 그것을 인식하는 것은 유익한 일이며, 때로는 그것을 예측하는 것도 가능하다. 모든 순간은 지나가고 절정은 쇠락을, 패배는 미래의 승리를 예고한다는 사실을 의식하는 것은 우리가 사는 데 도움이 된다. 삶이 우리에게 미소 지을 때 곧 이것이 우리를 사정없이 후려 패리라는 점을, 또 우리가 어둠 속을 헤맬 때 곧 빛이 나타나리라는 점을 아는 일은 유익한 것이다. 이것은 우리에게 신중함을 부여하며 자신감을 준다. 또 순간의 우울한 감정들을 상대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적어도 그래야 할 것이다. 

약 15분 동안 윌리엄 허트는 자신은 보다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어리고 경박했던 나는 이런 고결한 척하는 말들에 쉽게 넘어가지 않는 친구처럼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으며 왜 그렇게 보다 나은 인간이 되는 것에 집착하느냐고 그에게 물었다. 그런데 여기서 그는 나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는 나를 쳐다보았다. 마치 우리가 만난 이후로, 아니 영화 프로모션을 위한 이날 하루 동안 처음으로 진정한 질문을 받은 것처럼 나를 정말로 쳐다보는 거였다. 파란색 눈의 동공이 확장된 그는 내게로 지그시 몸을 기울이더니 내 귀에 대듯이 하고는 이렇게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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