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뜨거운 속을 지닌 나라 사람들에게 이렇게 보일 수 밖에 없다. 동감.

영국은 결코 저속하지 않다. 순응적이지만 저속하지는 않다. 슬프다고 거칠어지는 일도 없다. 저속함은 거칠고 오만한 데서 기인한다. 영감과 상상력에서 나오기도 한다.


  우리는 때때로 쇳소리 나는 여자의 목소리나 날카로운 웃음소리에서, 짙은 화장이나 헝클어진 누런색 머리에서 저속함이 드러나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곧 이 나라 어디에서든 우울이 저속함을 압도한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된다.

사실 영국인의 대화만큼 슬픈 대화는 어디에도 없는데 언제나 본질적인 문제를 건드리지 않고 피상적인 이야기에 머무르고 말기 때문이다. 신성한 사생활을 침해해서 이웃을 불쾌하게 하지 않기 위해 영국인의 대화는 모두에게 극도로 지루하지만 아무런 위험이 없는 화제 주위를 빙빙 맴돌 뿐이다.

영국 점원들은 세상에서 가장 멍청하다.

그렇지만 그 멍청함에는 냉소, 무례, 오만, 경멸이 전혀 없다. 멍청함에는 저속함이 담겨 있지 않다. 점원은 천박하지 않고, 그래서 불쾌하지 않다. 영국 점원들의 눈은 끝없이 펼쳐진 초원을 바라보는 양들의 눈처럼 깜짝 놀란 듯 고정되어 있고 공허하다.

우리가 상점에서 나올 때는 깜짝 놀란 듯하고 공허한 점원의 눈이 우리를 좇지만 거기에는 우리에 대한 어떤 평가나 생각도 담겨 있지 않다. 우리가 그 눈동자에 잠시 머물다 떠나자마자 우리를 즉시 잊어버리는 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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