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소 기억력이 빵점에 가까운 자로서 위안이 됩니다.

기억은 아주 상세하게 하는 것보다 두루뭉술하게, 어렴풋이 해야 사고력과 판단력을 높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판단과 정보 처리가 빠른 사람일수록 기억을 잘 못 한다고 한다. 생각을 많이 하지 않기 위해서 망각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 아니 이것은 너무 모순인데요...최소한의 의욕이 없는데 어떻게 시작을 하나요, 애시당초. 시작을 못하면 의욕이 안 생긴다매요...

뇌 구조에서 보면 의욕의 스위치는 ‘그래, 해 보자!’는 생각만으로 켜지지 않는다. 일단 일을 해야 한다. 일을 하면 의욕의 스위치는 자동으로 켜진다. 이 스위치가 켜지면 일을 하는 동안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게 된다. 요약하자면 생각만 하고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의욕과 집중력이 생기지 않는 게 현대 뇌 과학에서 밝혀진 의욕의 메커니즘이다. 

- 멍때리기 대회를 더 크게 엽시다.

그럼 뇌는 왜 멍하니 있을 때 더 활발하게 움직이는 걸까? 뇌는 생각과 같이 의식적으로 어떤 일을 할 때 그 행동과 관련된 부위가 활성화되고, 그곳으로 에너지가 쏠리게 된다. 뇌 입장에서 보면 에너지가 한 곳에 집중되는 건 그다지 효율적이지 않다.

반면 멍하니 있을 때는 에너지가 뇌 전체로 분산된다. 특정 부위에 집중돼 있던 에너지가 여러 곳으로 분산되면 ‘유기적 연결’이 일어난다. 이 유기적 연결로 인해 이전에는 교류가 없던 것들이 만나게 되고, 순간적으로 새로운 발상이나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다.

이를 비유하자면 꿈을 꿀 때와 비슷하다. 꿈속에서는 현실에서 있을 수 없는 조합의 사람이나 물건이 등장하고 비현실적인 상황이 전개되곤 한다. 뇌 전체가 활성화돼 맥락 없이 연결되면 의식적인 사고로는 생각해낼 수 없는 대단한 아이디어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한편 의식적으로 ‘자, 생각해 보자!’ 하고 작정하고 행동하면 뇌가 과열돼 생각이 멈춰 버릴 수 있다. 

- KBS 홍김동전 폐지를 하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결단을 내려야 하는 문제는 어떻게 결정할지가 아니라 ‘결정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어떤 것이든 하겠다고 결정하든 하지 않겠다고 결정하든 일단 결정할 마음을 먹는 것이 결국 인생의 만족도를 크게 좌우한다.

한 커리어지원회사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조만간 이직하고 싶다’는 사람이 응답자 중 93%를 차지했다. 경력 관리 차원에서 이직은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단지 ‘그만두고 싶은데…’와 같이 애매모호한 상태라면 퍼포먼스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 하고 고민만 반복한다면 ‘앞으로 세 달 동안은 지금 하는 일을 계속하자!’라고 기한을 정하고 이후에 그만둘지 말지 선택하는 것도 좋다.

이 실험처럼 동전을 던져서 결정해도 좋다. 전진하지 못 하고 멈춰서 있는 것은 생각을 많이 하는 원인 중 하나이다. 부디 전진하기 위해 결단을 내리기 바란다. 어떻게 굴러가도 결국 흘러가는 것이 인생사이니까.

- 편도체가 지나치게 비대한 나여...

실험 결과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하는(=협력하지 않는다) 사람’은 배외측전두전야(생각하는 뇌)가 편도체(본능의 뇌)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선택을 할 때 배외측전두전야가 강하게 활성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한편 ‘협력적인 사람’은 편도체가 크고 선택할 때도 편도체가 강하게 활성화됐다. 

정리하자면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사람은 합리적인 사고를 중시하고, 협력적인 사람은 직관에 맡겨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즉,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협력적이라는 것이다.

뇌는 일상생활이나 습관 등에 따라 활동하는 부위가 달라지며, 활동을 많이 하는 부위일수록 크게 발달한다. 평소 장단점을 많이 따지는 사람은 어쩌면 생각하는 뇌가 활성화돼 있을 수도 있다. 이런 경향이 있는 사람들은 이해관계가 없는 시간을 가져 보는 것도 좋다. 예를 들면 자원봉사활동 같은 것 말이다.

득실만을 따져 행동하는 사람은 손해나 리스크 같은 것을 과민하게 생각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세계적으로 갑부인 사람이 지니고 있는 불안 중 하나가 ‘돈을 잃는 것’이라고 한다. 큰 부를 거머쥐고 평생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다 하더라도 ‘이 돈을 날리면 어떡하지?’라는 불안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그래서 돈을 모으는 데 집착하고 돈을 잃게 되면 큰 공포에 휩싸인다고 한다. 이런 불안 때문에 곁에 있는 행복을 잘 느끼지 못 한다는 말은 오래전부터 전해져 왔다. 

- 이게 진짜 된다고?

뇌에는 이 화를 억제하는 기능이 갖추어져 있다. 이는 주로 전두엽이 담당하는데, 전두엽이 활성화되면 감정의 폭발을 냉정한 사고로 가라앉혀 준다. 단, 부정적인 감정이 생기고 나서 대략 4~6초 정도 지나야 전두엽이 활성화된다.

쉽게 말하면 감정이 생기고 난 뒤 4~6초만 잘 참으면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냉정하게 사물을 볼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 대처법은 화뿐만 아니라 공포나 질투 등에도 효과가 있다. 마음이 무거울 때는 그 기분에 빠져 있지 말고 먼저 숨을 깊게 ‘후~’ 하고 내쉰 다음 천천히 10을 세자.

- 오, 이건 늘 해왔어. 실천하기 쉽다.

소원이나 고민을 글로 쓰면 좋다고 한다. 혹자는 이 말이 근거 없는 정신론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 ‘인지행동요법’으로 쓰이는 방법이며, 특히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 부정적인 내용의 일기를 매일 쓰고 있는 나, 잘하고 있었어! (근데 왜 여전히 불안도가 높습니까 ㅠ)

하루에 15분 정도 4일간 부정적인 감정을 글로 쓴 결과, Ⓐ그룹은 일시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이 강해졌지만 장기적으로는 긍정적 감정이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글을 쓸 때 포인트는 ‘통찰언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통찰언어란 생각한다, 느낀다, 이해한다 등과 같은 사고나 이해에 관련된 말로 이런 언어를 많이 사용한 사람일수록 부정적인 감정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시험 전 느끼는 불안을 글로 쓰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깊이 파고들어가 글을 쓰는 게 중요하다. 글쓰기를 일기 쓰듯 습관화하면 언어화의 정도精度가 높아져 감정 조절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다. 

- 테트리스도 게임 아닌가요???

폭음, 폭식, 기호품에 의존하거나 게임 등과 같은 충동적인 행동은 버릇(나쁜 습관)인 경우가 많다. ‘이러면 안 되는데…’라고 생각하는 버릇이 생길 것 같다면 탭핑을 하거나 스마트폰에 테트리스를 다운 받아 즐겨 보기 바란다. 

- 조용한 집 놔두고 뭐 하러 굳이 카페 가서 일하냐, 는 질문은 더 이상 하지 말자.

즉, 약간 소음이 있는 환경이 뇌에 좋다는 것이다. 특히 ‘추상적인 것’을 생각할 때 좋다고 한다. 예를 들어 프레젠테이션 내용을 생각하거나 보고서를 쓸 때, 새로운 안건을 생각하거나 전략을 짜는 것처럼 곰곰이 생각할 때 적합하다. 이는 바꿔 말하면 같은 공간에서 같은 작업을 계속하면 뇌는 금세 지쳐서 하나에 진득하게 집중하기 어렵다는 이야기이다.

그런 점에서 작업 환경으로 좋은 곳은 어느 정도 소음이 있는 카페이다. 이유는 세 가지인데 첫 번째는 앞서 언급했듯이 사람의 목소리나 식기를 나르는 소리 등 약간의 잡음이 작업 능률을 향상시키기 때문이다. 이를 ‘커피숍 효과’라고 한다. 

두 번째 이유는 향이다. 서울대 서한석 연구진은 ‘원두 향에는 활성산소에 의해 파괴된 뇌세포를 회복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활성산소란 수면 부족이나 피로 원인이 되는 물질을 말한다. 

두 번째 이유는 향이다. 서울대 서한석 연구진은 ‘원두 향에는 활성산소에 의해 파괴된 뇌세포를 회복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활성산소란 수면 부족이나 피로 원인이 되는 물질을 말한다. 

세 번째 이유는 ‘루틴화’에 따른 의식의 전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항상 정해진 카페에 가서 작업을 하면 조건 반사적으로 ‘카페에 간다=뇌가 창조적으로 일한다’는 공식이 생기고, 카페에 가면 작업에 집중할 수 있게(의욕적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 그래 나한테 제발 파이팅! 이라고 좀 하지 마...

한 번 끓어오른 부정적인 감정을 억지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 한다면 뇌가 혼란스러워져서 과열되는 것이다. 즉, 원래 부정적인 사람이 무리하게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하면 자기모순에 빠져 오히려 자신의 부정적인 사고를 깨닫게 돼 부정적인 사고를 자극하는 원인이 된다. 낙담한 사람에게 “파이팅!”, “기운 내!”라고 말하는 게 역효과가 나는 이유는 이러한 메커니즘 때문이다.  

- 아이고, 나이 들면 해야 하는 거 추가: 억지로 웃기

무엇보다 연령에 따라 활성화되는 뇌의 부위가 달라진다는 게 이 연구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이다. 젊은 사람은 뇌 중에서 ‘보수계’라 불리는 부위가 활발해졌다. 보수계란 기쁨·쾌감과 관련된 부위이다. 즉, ‘웃음=기쁨’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달라진다. 나이 든 사람이 웃으면 뇌는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가 된다. 다시 말해 기억과 가치 판단 등 번뜩임으로 이어지는 부위가 더 활성화되는 것이다. 즉, 웃으면 판단이 빨라지거나 아이디어가 잘 떠오른다는 이야기이다.

웃음은 오락이나 기분 전환 측면을 넘어 실용적인 부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웃음은 실용적인 일에 직결되니 아무 생각하지 말고 한 번씩 웃을 수 있는 시간을 만들면 좋다. 

- 요즘 내 말 중간에 끊고 듣다 말곤 하는 사람 때문에 힘들었는데...역시 힘들 만 했구나. 신뢰가 안 가서 힘들었나 봐.

그럼 오프너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비결은 타인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는 것이다. 상대의 말을 끊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거나 재미가 없다고 중간에 듣다 말면 안 된다. 신뢰 관계를 구축할 때는 무엇보다 상대를 이해하려는 태도가 중요하다. 

- 오...이타적이 되면 안 아프다.

우리 주변에서도 아이가 아프면 자신의 건강은 뒤로하고 성심껏 아이를 간병하는 부모님이 있다. 이렇게 대가를 바라지 않고 오로지 그 사람만을 위한 이타적 행동을 할 때는 통증을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뇌의 메커니즘에서 보면 누군가를 위해 필사적인 순간에는 의식이 불안한 감정이나 통증으로 가지 않는다고 한다. ‘병은 마음에서 온다’는 옛 말처럼 정신이 한 방향으로 향해 있으면 컨디션이나 몸의 감각이 크게 달라지는 것으로 보인다. 

- 헐, 다섯 명 중의 한 명이나 된다고요?

현대인의 다섯 명 중 한 명은 우울증이나 조현병Schizophrenia(정신분열증-옮긴이)과 같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 이 병이 생기는 데에는 많은 요인이 있을 텐데 그중 하나를 ‘불안에 의해 생각이 많아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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